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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나를 심어 보낸다
김연일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서평_너에게 나를 심어 보낸다_김연일_바른북스
조용히 빠져드는 시의 바다. 그 어딘가에 나를 담그면 묘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마치 무의식의 세계에 내가 있는 것 같은. 그 안엔 계절이 있네요. 봄도 있고 가을도 있고. 꽃이 있습니다. 섬도 있고요. 사랑의 감정과 이별, 상실, 아픔, 기쁨 그 모든 것들이 짧은 구절 속에 담겨있네요. 그렇지만 깊고 넓습니다. 높고 아름답네요. 그 다양성을 느끼며 바람도 느껴보고 섬 안에서 그리운 추억도 그려봅니다. 특히 사랑이 좋았어요.
'너에게 나를 심어 보낸다.' 이 쪽이 있으면, 저 쪽이 있고 그 곳에서 입술에 붉은 꽃을 피우면 내 쪽에서 또 피우고. 사랑은 그렇게 왔다갔다, 하며 저울질 하 듯 오묘함을 만드네요. 오래 된 그리움도 느껴지고요.
꽃단장 된 표지가 아름답습니다. 뭐랄까, 그림에서 고태미가 느껴져요. 낡았지만 그 때묻음 속에 피어나는 솔찬히 불어오는 색깔의 멋이 있습니다. 빛바랜 사진 같기도 해요. 그 위에 단아하게 흰 공간이 있고, 여백의 미를 살려 적은 글귀, 너에게 나를 심어 보낸다, 가 있습니다. 최초 제목은 오래될 인연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랑이 그리웠는데, 시집을 읽으며 마음이 꽉 들어 찼습니다. 마음으로 울기도 하고 부끄럽게 겉으로도 슬픔이 뻗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나도 감정이 꼭 메마르지는 않은 듯 들어가는 나이와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눈에 눈물도 더 차있나 봅니다. 바보같이 울고 시원하게 씻어 보냈습니다. 시가 가지는 매력이 이런 데 있나 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시인 김연일님을 따라 그 세계로 무작정 뛰어들었어요. 추억에는 순서가 꼭 있진 않더라고요. 꽃도 아름답고, 바다를 머릿 속에 그리는데 내가 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섬을 품고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리움을 또 느껴봅니다. 다시 시에서 나온 일상으로 돌아오면 마음에 잔잔하게 불어오는 여운이 있습니다.
나를 심어서 결국은 다시 나에게로 되돌아 온 것 같습니다. 머나먼 세계에서 가까운 나를 만나면 결국 사랑일까, 싶네요.
아름다운 시적 감성에 빠져 다시 나왔습니다. 좋은 시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네요.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