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의 노래
나카하라 주야 지음, 엄인경 옮김 / 필요한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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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평_지난날의 노래_나카하라 주야

시인 나카하라 주야.
처음엔 여성분인 줄 알고 있었네요. 인터넷을 검색하며 시인에 대한 정보를 주욱 찾았죠.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진이 한 장이 있었습니다.1925년도에 찍은 사진이었으며 얼핏보면 곱상한 외모여서 여자라고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필요한 책'에서 출간 된 그의 시집'지난날의 노래' 에 뒷면에 있는 시인 연보를 보게 되었습니다. '맏아들로 태어났다.'
이 글에 내가 뭔가 잘못 읽은 것은 아닐까, 하며 몇번을 다시 봤지만 남자분이 맞으셨네요. 
성별에 따라 시가 갖는 느낌도 달리보이는데, 나는 다시 시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선입견을 가지려는 건 아니고요. 남성향, 여성향의 차이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표지디자인이 참 독특합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느낌이에요. 어둑한 배경에 회색과 검은색의 하늘. 그 아래 거친 파도가 치고 있고 그림의 중앙에 월계관을 쓴 한 남성이 대각선 방향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긴 나무 막대를 어깨에 걸치고 있네요. 뭔가 우울한 듯하면서 원대한 희망을 품은 뜻을 갖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두 가지의 그림이 함께 겹쳐져 있었어요.

'조반니 프란체스코 로마넬리','바쿠스'(17세기),
'귀스타브 쿠르베','파도'(1869~1870년 사이).

우선 작가의 연보를 살펴봤습니다. 짫은 그의 인생은 생각보다 많은 풍파가 있었으며 평범해보이지 않았어요. 15살 어린 시절부터 술과 담배를 접했고, 친동생과 쓰구로와 사별을 했으며 아버지가 다른 집안에 양자가 되어서 성씨도 바뀌어지게 되었습니다. 일찍이 문학에 심취해서 학업은 그의 인생에 중요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대학도 중퇴를 하였고, 아버지가 사망했을 땐 무슨 이유였는지 모르겠지만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어요. 거기다 시를 지어 출간을 하려해도 녹록치 않은 형편에 당시 인기도 없어서 제대로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친척과 결혼을 하게 된것도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태어난 아이도 열성인자를 가졌을텐데 이는 병마에도 취약해서 언제 좋지 않은 일이 생길지 알 수가 없었을 것 같어요. 결국 장남을 병으로 잃게 된 그는 엄청난 충격에 헛것을 보게되고 몸과 정신이 망가지게 되었습니다. 그의 짧은 인생에서 '지난날의 노래'는 마지막 유작이 된 시집이었어요. 
시의 내용들은 자유로웠습니다. 사계절과 사람들에게서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고 독특함이 있었습니다. 다분히 문학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조선 여인' 이라는 제목의 시도 있었는데 그 때 잠깐 긴장을 하며 읽었어요. 아무래도 당시가 일제치하의 시기여서 혹여 왠지 냉소적 시각으로 쓰여있는 건 아닐까, 하며 숨죽이고 읽었지만 그냥 그가 느낀 평범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조선 여인이 아이를 데리고 어딘가를 가는 모습같았어요. 

'달밤의 해변'작은 단추를 품을 줄 아는 그의 자세에서 어떤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거친 파도와 신성한 달 아래에서 주운 보잘 것 없는 단추. 그것을 무심히 지나쳤을 법도 한데, 주워서 소매안에 품었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소하 추억일 수 있고, 아니면 그 작은 것에서 어떤 문학적 의미를 부여했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나카하라 주야 시인의 시를 읽기 전 그의 인생을 봤을 때 시가 대부분 슬프고 어두울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아름다운 보석같은 작품들이 많았고 직접 소리내어 읽으며 그 순간을 시적인 오감으로서 느껴보려고 했습니다. 역시 시가 가진 힘은 대단했어요. 그리고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그의 마지막 작품집인 '지난날의 노래'를 꼭 권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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