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의 기록
우주비행사 지음 / 우주정거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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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우주에서의 기록_우주비행사_우주정거장


'우주에서의 기록'은
어쩌면 국내 최초의 SF시 시집이 아닐까. 
이미 해외에선 SF라는 장르가 소설, 영화와는 별개로 SF시라는 장르가 따로 있어서 권위적인 문학상까지 갖춘 명예로운 장르 문학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우리 나라엔 '나의 세번째 눈과의 조우'라는 제목으로 '브루스 보스턴' 작가의 시집이 출간된 바 있다. 
내가 이 얘기를 꺼낸 건 벌써부터 SF 시가 예상보다도 빠르게 국내에 태동되고 있다는 점이었는데 시 라기보다는 장르 문학을 주제로 짧은 글을 짓는 것에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취미로 글을 쓰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경우다. 문학적 완성도 보다는 짧게 글을 쓸 수 있다는 이점때문에 그런 듯하다. 아무튼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반가운 기분이 들어서 선뜻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주비행사'라는 작가명 특별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손수 적으신 우편 주소를 확인했는데 글씨체부터가 묘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소중한 이에게 선물을 하라는 넉넉한 마음이 있으셔서 그런지 두 권이나 왔고 우주 별모양의 주머니 굿즈도 완전 마음에 들었다.

우주에서의 기록. 사실 예상과는 달리 SF시 라고 치부하기 보단 우주라는 무한한 존재 안의 나를 사유하는 문학 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SF 장르라 하면 외계인과 로봇 그리고 최첨단의 다양한 로봇 기기들이 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의도한 건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성은 다양했다. 


우주를 주제로 쓰인 시.
자유주의를 위해 온 몸 불태웠던 독립 운동가들의 시.
외로움과 죽음을 사유하는 시.
자연에 관한 시.

시와 함께 수록된 컬러 사진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참 좋은 세상이다. 사진들이 흑백이 아니고 실제에 가까운 느낌이어서 더 생동감이 있었다. 거기다 심플하게 그린 그림들도 특별함이 있었다. 시집을 풍성하기 위한 작가님의 노력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모두 훌륭한 작품이었다. 특히 이성과 감성이 동시에 공감 되었던 시는 '지나는 중'이었다. 지나가는 순간들을 보며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지만 정작 그 순간들 조차도 이미 내안의 나로부터 온 것들이라는 생각. 내 눈 앞에 보이는 세상 또한 내가 그린 세상이며 나한테만 있는 것이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의식 못하고 살아왔던 인생이 허무하기도 했지만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결국은 내가 나를 소중히 여겨야 했던 것이다. 
이 시집은 고독했다. 그렇지만 그것을 밝게 승화시키려는 시적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외로울은 우울감을 낳고 더 나아가 극단적 선택의 바탕이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삶은 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에서 희망으로 이어지는 작가님의 시적 움직임과 동일시되는 순간이었다. 시가 가지는 매력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단순히 글을 읽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시적 교감은 신비스러운 체험을 하게한다. 특별한 감각처럼 말이다. 눈으로 읽는 것보다 직접 읽으면 더 와닿는다. 그런 시도를 하며 이 시집을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시를 읽으며 문학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p60
지나는 중
p78
낙엽들 사이로 거닐어 본다.
p80
나를 죽이고서 가는 길
p84
죽음을 피하는 방법
p90
영혼의 꽃
p108
따뜻핫 외로움
p112
사계절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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