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오후의 글쓰기>_이은경_큐리어스 '글을 그냥 씁니다, 읽든 말든.' 참, 쿨한 문장이다. <오후의 글쓰기>를 읽으며 느꼈던 첫인상. 어른과 아이의 차이라면 아이는 글을 쓰라고 하면 어떤 강제성이 있기에 억지로라도 하게 된다. 하지만 어른은 어떤가. 아무도 뭐라고 하는 이가 없다. 그리고 글 쓰는게 싫으면 안하면 된다. 아이는 혼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차이였다. 이 책을 보면서 뭔가 탁 들킨 느낌이어서 뜨끔했다. 그런데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특히 잘 쓰든 못쓰든 쓰라는 말이 좋았다. 사실 타고난 자의식이 있어서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습관이 내게 있다. 고쳐보려고 해도 잘 안된다. 거기다 예민한 성격이어서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다. 그래서 글이 잘 안써졌다. 미루고, 멈추고 완성된 글이 별로 없었다. 미루는 건 '다음에 써야지.' 멈추는 건 '아, 생각이 안나.' 그렇게 미완성 된 글이 꽤 있고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어쨌든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리고 남의 평가를 의식하기 전에 쓰고 채워나가는 자세도 중요한 것 같다. ㆍ 이은경 작가님은 37살에 글쓰기를 시작하셨다고 했다. 그리고 어떤 큰 사건을 겪은 후 본격적인 글쓰기를 하게 되셨다고 한다. 어떤 작가의 글쓰기 특강에 갔다가 개인 면담 시간에 어떤 책을 쓰고 싶냐는 질문에 <언어의 온도> 같은 책을 쓰고 싶다고 대답을 했는데 선생님이 콧웃음을 치며 그건 SNS팔로워가 엄청 많아야 쓸 수있는 거라고 불가능 하다고 하며 다음 분으로 넘겼다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여러 사람 앞에서 그렇게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창피했을 것 같다. 그 걔기로 지금까지 여러권의 책을 내며 이젠 책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작가가 되셨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둘 수 있게 되셨다. ㆍ 이야기의 단락이 끝나고 <오늘의 글쓰기>과제라는 것이 있었다. 살펴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것들이 었다. 인터넷 기사를 읽기, 라던가. 오늘 일상을 글로 써보기 등. 어느 정도 끈기가 있다면 써 낼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고 보면 글을 쓰기 위해선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겠지만 쓰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이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님 또한 문예창작 전공생도 아니셨고, 석,박사 학위가 있는 학자도 아닌 지극히 평범했던 분이셨기에 더 공감이 갔다. 나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의지와 실천이 있고 기술의 부족함을 알면 채워나가야 된다고 본다. 그건 쓰면서도 내 글의 부족함을 깨닫고 찾아 나갈 것 같다. 글 쓰는데 나이? 학벌? 중요하지 않다. 이 책으로 용기를 갖고 써나가 보자. p54 난 아무것도 쓰지 않고 그냥 살아왔던 시간도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박완서. p57 당신이 되었을지 모를 사람이 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조지 엘리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