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인
김민현 지음 / 스윙테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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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경계인>_김민현_스윙테일



"저승 사람들은 이승 일에 간섭하지 못해. 반대로 이승 사람들은 저승 일에 간섭하지 못하지. 저승 사람도 아니고 이승 사람도 아닌 그 중간쯤에 있는 자라고 생각하면 된다네. 우리는 경계인이라고 부르지."


경계인. 귀신도 아닌게 사람도 아닌 애매한 미들 포지션의 존재. 굳이 따지자면 저승으로 가기전의 영가가 이승에 잠시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나 할까.
작가가 그려내는 소설 <경계인>의 세계는 독특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상상도하지 못했을 것 같다. 보통 저승사자부터가 갓을 쓴 시커면 선비의 모습이지 않나. 거기에 살기 넘치는 분위기는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그게 우리 민족 문화라  생각된다. 이 책에선 그런 두려움과는 달리 그 설정이 무섭지 않고 친근했다. 뭐랄까, 저승사자는 죽은이를 저승으로 데려다주는 조력자의 느낌 같았다. 주인공 주현은 자신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고 끔찍한 자신의 시체 앞에서 깨어난 귀신의 존재였다. 그런 그를 데려가려는 저승 사자 우진. 재미있는 건 저승으로 가는 일을 담당하는 저승사자들의 세계는 하나의 기업 같았다.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어쩌면 이것은 미스터리 스릴러의 본질을 끌고 나가기 위한 작가의 특별한 설정이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저승의 설정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면 이것이 판타지인지, 무협인지, 스릴러인지 그 장르적인 분명함이 모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 역시 혼합장르적인 특성을 띄고 있었다. 600쪽 가량이나 되는 두툼한 분량이지만 스릴러적 요소와 유머러스한 부분, 그리고 친근하게 다가 오는 저승의 설정은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미스터리 스릴러로서의 느낌을 잃지 않으면서 잘 이끌어 나가고 있었다. 거기에 몰입이 되는 것 같았다. 자질구레한 개념설명 없이 깔끔한 문장은 독서의 속도를 더하고 책에 빠져들게 했다. 현실과 비현실 앞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주인공은 생각보다도 차분하게 상황을 파학해서 가장 최적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마치 이렇게 행동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저승사자 우진에게 억울한 죽음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면서 우진에게 도와주길 간청했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p33
일반적으로 귀신들은 죽은 뒤 사흘간 이승에 머문다. 장례식까지는 보고 오라는 의미다. 물론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는 아니다. 이승에 마련된 합숙소에 모여 엄격한 통제를 받으며 단체 생활을 해야 한다. 이를 통상적으로 G1이라 하나.

G2, 일주일간 이승에 머물 수 있는 허가를 받는건데 생전에 도덕적이고 모범적으로 살아왔으며 이성과 예의를 잃지 않고 몸가짐이 올바른 자.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기회를 가질 수 있다.

G3. G2와 유사하나 매우 특별한 경우.

G4는 급사하거나 원한을 품은 채 죽은 이들이고 바로 저승으로 데려와야 하는 경우다. 


주현은 G4였지만 우진의 배려로 G2를 받고 이승으로 내려와 감시자와 함께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려 한다. <경계인>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죽음에 대한 끔찍함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이고 그것이 무섭고 두렵기 보다는 좋은 의미로 생각해야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억울한 죽음은 그 어떤 것도 합리화 될 수없는 비극이기도 했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관념을 깨는 김민현 작가의 작품은 우리에게 재미와 깊은 감동을 준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천 보증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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