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괴담회 - 전건우 공포 괴담집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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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금요일의 괴담회>_전건우_북오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천 보증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금요일의 괴담회> 무섭다. 뭐랄까. 뜬구름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삶속의 어두운 면 같았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 속에서 깊고.. 슬프며.. 소름끼칠 정도로 공포스러운 이야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참 평화로워 보인다. 어렸을 적 동네 친구들이랑 여기 저기 뛰어 놀러다니는 추억이 있고, 학창시절엔 학교에서 이런 저런 소중한 순간들을 만들고 대학에 가서는 자유로움 속에서 취업을 위한 노력을 한다. 사회에 나와서는 나름의 고충들이 또 있다. 결혼도 해야할테고 내 집 마련이나 목돈 모으기 위해 고생을 한다. 직장 내에서의 인간 관계 문제도 경험한다. 이런 다양한 인생들 속엔 인간 내면의 잔인함이 내재 되어있다. 누구나 그런 생각들은 해봤을 것이다. 밖으로 꺼내진 않겠지만 말이다.
 

'나보다 잘 난 저 새끼 죽이고 싶어.' '좇같은게 날 괴롭혀? 없어져 버려.' 그것도 못하다니 에라이 벼락이나 쳐맞아라.'


굉장히 자극적인 표현들이지만 우리 무의식 속에 이런 악마스런 감정들이 자리잡고 있다. 사회엔 그런 범죄를 막기위한 법이 있고 도덕적 양심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마땅히 지켜야함을 안다. 어릴적부터 교육을 받는다. 잔인한 생각들을 의식이 막는다. <금요일의 괴담회>에선 인간의 속마음을 겉으로 끄집어 내준다. 그게 괴담이 되고 잔인하게 죽여버린다. 그렇지만 인과응보라는 옛말이 있 듯이  악은 악으로서 내게 되돌아오며 결국 파멸해버린다. 그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했다. 공포라는 코드 안에는 늘 대상에 대한 한이서려 있고 슬픈 과거가 있으며 잊지못할 삶의 복수심이 있다. 무서움에도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내면의 심리를 자극하는 섬세함을 느꼈다. 그리고 언제나 교훈이 있었다.


가장 조용한 것을 원하면서도 막상 아무 소리도 나지 않은 곳에 있으면 무섭지 않을까? 층간 소음도 그렇지만 바깥소음이나 인간 사는 소리가 전혀 없다면 말이다. '조용한 집' 편에선 그런 일상 속의 공간에 혼자 남겨진 주인공이 느끼는 조용한 공포가 있었다. 결국 그 공포 조차 미스터리한 존재가 만들어 낸 하나의 공간이었다는게 소름끼쳤다. 개인적으로 손꼽았던 작품은 '그 여름의 흉가'였다. 무엇보다도 모자간의 애틋함을 느끼는 접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사진 한 장으로 엄마의 얼굴을 알게 된다. 엄마를 추억하는 아들인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감정 이입을 했다. 전선우 작가님이 공포 문학의 대가임을 느낀 순간이었다. 물론 수록 된 작품 모두 훌륭했고, 개성적인 설정이 좋았다. 앞으로도 참고하고픈 뛰어난 소설이 많았다.


<금요일의 괴담회>는 말그대로 괴담회였다. 자질구레한 격을 갖추기 보단 친구들과 일상 속에서 나눈 괴담이나 어디선가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들 또는 흔히 접했던 공포의 소재들을 다룬다. 그래서 구차한 설명없이 단순하면서도 상황에 대한 장면 묘사가 섬세하고 탁월했다. 으스스한 한기를 느끼고 오싹함이 밀려와 닭살 돋 듯 뒷통수를 떨리게 했다. 자르고 썰고하는 피터지는 잔인함이 거의 없었는데도 말이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배신 우리는 나 자신을 위해 얼마나 이기적으로 살고 있는가. 잔인한 경쟁시대에 누군가는 살아남고 나머지 대부분은 죽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현실적인 면이다. 이 소설 속에서 그런 면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살기위해 가장 소중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 더 잔인한 건 일말의 죄책감 조차도 없었으며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며 아무일 없다는 듯이 묵인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과거와는 다르게 냉정하게 변해버린 이 시대의 현재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단편들의 구성이었만 각 각의 이야기는 개별적이 있었다. 골라보는 것도 좋고 처음부터 꾸준히 읽어나가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도 남아 있는 의문점이 있다. 왜 <금요일의 괴담회> 였을까, 였다. 처음  이책이 어떤 사회자를 중심으로 관객들과  대담을 하는 형식의 소설일 것 같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소설집이었다. 개인적으론 이 책이 일회성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시리즈물이 되어서 주욱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공포 문학 단편선> 처럼 기성 작가들과 신인 작가들의 조화로움이 있는 신선한 공포 문학집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공포 문학에 관심이 많다. 어쩌면 내 무의식에 자리잡은 <길티 플래슈어> 이기도 할 것 같다. 

'길티 플레저 guilty plesure' 이다.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즐기는 행동.

전선우 작가님의 반가운 소설집을 읽으며 공포 소설의 향기에 빠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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