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들이 사는 나라 (30주년 기념 특별판)
신형건 지음, 강나래 외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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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거인들이 사는 나라>_신형건_끝없는이야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천 보증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가끔은 동심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있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어른들도 읽을 수 있는 시집이라기에 그저 부모가 애기들에게 읽어 줄 교육용 시집이 아닐 것 같았다. 그래서 읽고 싶었다. 추억을 느끼고 싶어서.

표지는 자연주의를 상징하듯 연녹색의 바탕에 동그란 눈송이 무늬로 꾸며져있고 빨간 풍선하나가 날아가고 있다. 단순하면서도 어떤 동심의 의미가 담겨있는 느낌이다. 깔끔한게 예뻤다. 거인들이 사는 나라. 마치 걸리버 여행기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표지커버를 들춰내면 또 예쁜 그림이 나온다. 빨간 풍선은 더 멀리 날아가고 있고 연노란색 배경에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있다. 여자아이는 풍선을 올려다 보고 있고, 안경 쓴 남자아이는 뒷짐을 지고 꽃을 숨기고 있는 그림이다. 마치 좋아한다고 여자아이에게 고백 하기 전의 장면같다. 그리고 뒷표지엔 남자 아이가 큰 연필에 매달려 있다. 연필 지우개엔 로켓의 불꽃이 뿜어져 나온다. 이처럼 표지 디자인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이 보인다.

신형건 작가님은 어린 시절, 꿈이 참 많으셨다. 화가에서 고고학자, 성악가, 영문학자, 시인까지 갔다가 결국 치과 의사가 되셨다. 그런데도 문학에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혼자 공부해오다가 대학교 1학년때 <아동 문예>와 <새벗> 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진짜 대단한 분이다. 그리고 의학 전공과 시 문학을 병행했고 대학 졸업 때 첫 시집으로 낸 것이 <거인들의 나라> 였다. 의학 전공 하나를 공부하는 것도 결코 쉬운 것이 아닌데 그 어렵다는 작가로서의 문학상을 두군데서 수상 하셨다. 천재가 분명하다. 그리고 이 시집으로 대한민국문학상을 받으셨다. 그 시집이 30년의 세월을 보내며 예쁘게 꽃단장하여 세상에 내놓아 진 것이었다. 작가님의 출판을 축하하는 시인들의 추천사를 보면 얼마나 이 시집이 가치가 있고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초판본에 작품 해설을 썼던 시인 이준관님이 글을 새로 다듬어서 해설문을 실었다. 그래서 수록 된 시에 대해 해설이 필요하거나 시집의 뜻을 깊게 알고 싶으면 뒷편에 있는 글을  먼저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시집에 수록 된 시 하나 하나가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리움도 있고 즐거움도 있고, 추억과 낭만이 있는 동심의 세계에 풍덩 빠져서 헤어나오기가 어려웠다. 어린이와 어른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시집. 타임머신이 없어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신기하게도 시가 나를 그렇게 이끌어 버렸다.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니까, 기쁘면서도 그 추억때문에 슬픔이 밀려와 눈물이 나기도 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이젠 추억 속에 있지만 지금의 나는 이렇게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어버렸다. 점점 늙어가고 있다. 시인 신형건님께 동심의 추억을 느끼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펼쳐서 같은 시를 또 읽어보아도 예쁘고 귀엽고 아름답다. 그리운 내 모습과 계절의 모습들, 가족에 대한 옛 기억들은 시 속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거인들이 사는 나라> 는 바로 나 자신을 되돌리는 추억의 블랙홀 같다. 커다란 세계 속에서 다시 어린이가 된다는 것. 잊고 살았던 것을 다시 일깨워주는 시문학의 향기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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