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아내의 손님>_이재욱_도서출판 행복에너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천 보증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아내의 손님>은 필리핀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들이 머무는 공간인 루프탑은 한국 안의 작은 필리핀인 것 같다.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떳떳하게 오갈 곳이 없었던 그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인 그곳에서 고향 소식을 듣기도 하고 필리핀 보따리장수가 가지고 오는 자국 물건들도 사기도 했다. 자기가 번 돈을 고국에 보내는 게 불가능했던 시절에는 보따리장수를 통해 달러화시켜서 보내기도 했다. 솔직히 내가 몰랐던 그들의 세계를 알게 되었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70년대 80년대 있었던 중동 석유 개발이나 독일 탄광 공단으로 해외 파견을 나가던 시절이 떠올랐다. 위험했지만 가난하던 시절 서민들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었다고 했다. 필리핀 노동자들이 한국에서는 그들 나라 보다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었기에 현지 브로커를 통해 많은 돈을 주고 한국으로 온다고 한다. 친구 사이인 아리엘과 비센테는 큰돈을 벌겠다는 꿈을 가지고 한국으로 가게 된다.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진 그들이 불법체류 단속반에 잡힐 불안감을 가지고 일을 할 줄은 몰랐다. 몰랐다기보다는 명절만 되면 기차역이건 번화가 건 넘쳐나는 동남아 외국인들을 보며 개인적으로 단속이 거의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공장 주위도 돌아다니질 못했다. 걸리는 건 둘째치고 주민들 사이에 소문이 날까 봐서였다. 그리돼서 단속하여 발각되면 벌금도 많을 것 같다. 고국에 아내와 자식을 놔두고 온 아리엘. 그는 그래도 학교 선생님이라는 직업으로 펑범하게 살고 있던 사람이었다. 큰 부자는 못되도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었는데 친구 비센테가 한국으로 큰돈을 벌러 간다는 얘기를 듣고 동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근데 가난이라는 게 사람의 마음도 움직이게 할 수밖에 없었나 보다. 자본주의의 힘은 대단했다. 하지만 남들과 비슷하게 살아가는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고국을 등지고 불법으로 한국을 간 건 가장으로서 대단한 용기였다고 생각했다. 아리엘을 보면 참 안타까웠다. 10년 넘게 정말 지독히도 일을 했다. 거기다 IMF를 겪은 세대라면 현재는 나이도 중년일 것 같은데. 사실 공장이라고 하면 당연히 힘들겠지만 신체적으로 사고가 날 위험한 일을 맡기는 경우가 많았을 것 같다. 다행히 아리엘은 그런 일은 안 했겠지만 한국인들의 텃세에 꽤나 고생을 했다. 물론 잘 참아 왔지만. 그에게서 아내와 자식을 생각하는 가장으로서의 마음이 감정이입이 되었다. 한국에서 고생하면서 돈을 버는 그에게 필리핀에 있는 아내 소문은 좋지가 않았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답장이 잘 오는 아내의 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남편을 그리워했다. 아리엘은 돈을 벌어 필리핀에 빌딩을 세우겠다는 마음으로 그것을 다 거절하며 돈을 벌었다. 그래도 그렇지 오죽하면 남편이 떠나는 날 임신했다는 얘기를 해도 믿지 않고 떠난 남자의 마음은 이해가 안 되었다.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 돈이 주는 행복을 포기하지 못한 아리엘은 강제 추방되는 그날까지 일을 했다. 한국에서 불법체류자를 위한 배려를 했음에도 돈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던 아리엘. 그에게 돌아온 건 무엇이었을까. 그는 진정 행복했던 것일까, 싶었다. <아내의 손님> 여기서 손님은 아리엘일까. 많은 생각이 들었던 소설이었다. 여담으로 소설 글씨가 시원하게 크고 여백이 넓어서 읽기가 참 편했다. 출판사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