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노라와 모라>_김선재_다산책방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가족에 대한 애틋함과 거리감 사이에 오고가는 감정선이 느껴지는 담담한 저자의 글. 고요하며 얌전한 듯하면서도 부모에 대한 서러움을 행동을 통해 감성적이게 다가오게 했습니다. 그것이 작은 폭풍일 수도 있고 눈물을 쏟아내는 큰 폭풍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시인이라는 선입견 때문이었을까요. 다분히 시적인 감성 안에서 마치 그림이 그려지 듯 섬세함이 있는 문장들이 하나 하나 다 아름다웠습니다. 노라와 모라 그리고 엄마와 엄마의 남자. 가족이지만 개개인의 삶이 중요시 되는 인생들. 그것을 이기적이라고 곱게 볼 순 없지만 한편으론 존중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장편이지만 하나의 틀 보다는 각각의 단편들이 모여서 주제로 이어진 듯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얘기들은 아니였고 주인공 노라에게 다가오는 개별적인 감정들을 표현했습니다. 저자의 담담한 문자들은 유려하고 편안하면서도 감정적이었습니다. 노라에게 가족이란 어떤 존재일지 계속 궁금증을 갖게하면서 각각의 등장 인물들이 나오고 그 조각이 점점 맞추어 집니다. 일상의 소소한 부분에서 비롯되는 일련의 기억들. 그리고 인간관계들.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생각되어 질 수 있는 것들은 순간의 감각을 일깨우 듯 아름답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삶이 조용하게 흘러간다고 해도 유명한 영화 감독이자 배우였던 <찰리 채플린>이 그랬 듯. 사람의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고 합니다. 노라를 통해 우리는 그녀의 삶을 관조하고 있지만 먼 곳에서는 그 삶은 밝게만 보이겠지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엄마 조차도 개인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은 한편으론 비터 스윗 하듯 씁쓸해 보였습니다. p18 결국 사람들이 온갖 별짖을 다하는 건 결국 사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그러서 우리에게 믿음이 필요한 거야. p22 내가 탄 버스의 종점은 절벽이 유명한 어느 유원지였다. 태풍이 오고 있다고 했다. 바람에 떠밀려 돌아가던 사람들이 나를 흘끔거렸다. 나는 그들과 반대쪽으로 걸어 절벽쪽으로 갔다. 숨 쉴 틈 없이 불어오는 바람 속을 지나느라 자꾸 주먹이 쥐어졌다. 주먹을 쥔 채 절벽에 부딪히5 파도가 뱉어내는 흰 거품을 한참 바라보며 서 있었다. 거칠고 단조롭게 반복되는 그 일련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니 다시 서러웠다. 나쁜 년아. 조그맣게 중얼거려 보았다. 바람이 그 말을 지워서 다시 그 말을 내뱉었다. 이,나,쁘,년,아. 바람이 내 목소리를 지우는 동안에는 무슨 말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내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욕하기를 그칠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는 마음이었다. 내가 엄마에게 배운 건 욕뿐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나는 온갖 종류의 욕을 그 절벽위에서 내질렀다. 미워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의지로 움직여 지는 건 아니었다.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필사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노라가 자기 엄마에 대한 분노와 인생의 고달픔을 바닷 바람에 실어 욕을 내밭는 모습에서 감정이입이 되었고 노라의 마음을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거친 바람과, 절벽 그리고 바다. 노라와 그것들의 조화가 완벽히 일치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