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음 앞에서 선택한 완벽한 삶
카밀 파간 지음, 공민희 옮김 / 달의시간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서평] <죽음 앞에서 선택한 완벽한 삶>_ 카밀 파간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일단 번역이 참 잘 된 소설인 것 같아요. 뭐랄까 문장이 상당히 담백하고 매끄러운 느낌이었습니다. 인물에 대한 장황한 설명도 없었고, 스토리 전개도 상당히 공감이 되어 감정 이입이 바로 되었으며 잔인하거나 지나치게 에로틱한 부분 없이 그저 감탄하며 읽게되는 작가의 탁월한 필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현재의 독자들이 바라는 <니즈>인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만약 '내가 시한부 선고를 받게되면 어땠을까,' 하며 나를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여주인공인 <리비>는 뚜렷한 목표의식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당당하게 삶을 살아가지만 여성스럽고 때로는 슬픔에 나약해지기도 하는 인물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 그저 현실을 부정하고 내 마음 조차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어서 삭히고 당하기만 했을 것 같았습니다. <리비>는 힘들지만 평균적인 비서들 보다 높은 연봉을 받으며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었으며 경제력 또한 남편인 톰 보다도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남편을 무시하거나 권위적이게 대하진 않았습니다. 톰을 한남자이면서 남편으로서의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그녀는 물심양면으로 도왔습니다. 하지만 톰의 예상치 못한 고백으로 결혼은 파국으로 치닫고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냉정한 존재가 되었으며 잔인하게 변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다는게 공감되었습니다. 그래도 남편 톰은 생각보다도 신사적이였습니다. 제가 생각한 것은 살림 다 부수고 소리지르고 폭력이 난무하는 막장스토리도 충분히 되겠다고 봤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매너가 있고 부드러웠습니다. 책의 초기 부분에서 저는 어떤 영화의 플롯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여기서 밝히긴 그렇지만 아주 유명한 영화이기도 해서 더 재미가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리비>에게 감정이입 되어 흘러가는 전개는 그녀가 겪는 작은 시련의 변화들을 보며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기를 응원하는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처럼 그려졌던 <푸에르토리코>의 아름다움은 언젠간 꼭 가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특히 리비가 시카고를 떠나 그곳을 홀로 여행을 떠나면서 만나게 된 경비행기 조종사 <실로>라는 남자와의 로맨스는 강렬했습니다. 그들이 함께하면서 경험하게 된 빛을 내뿜는 밤 바다와 고요하고 적막하지만 별이 무수히 빛나던 밤하늘. 그리고 수면 위에 조용히 떠있는 리비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하게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리비의 시한부 선고, 그리고 남편 톰의 예상치 못한 고백, <푸에르토리코>로 홀로 떠난 여행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들, 다시 시카고로 돌아오면서 정리되어지는 것들. <죽음 앞에서 선택한 완벽한 삶> 을 통해 저는 건강하게 사는 인생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며 결혼과 이혼이란 것이 꼭 자기 인생에 반드시 도덕적으로 지켜지는 것은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의 아름다움은 진정한 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진짜 사랑이고 행복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리비는 홀로 희귀암을 극복하는 외로운 존재가 아니였으며 모든 이들이 하나로 관계되며 연결고리였고, 그녀의 회복을 기원해주었습니다. 때론 강하게 다그치기도 했으며 같이 슬픔과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정말 진실로 그녀를 대했습니다. 결국 소설안에서 완전한 악역은 시한부 선고 때문에 자신에게 비극적 종말을 선고해버린 실비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소설이 개념적인 글로만 읽혀지기엔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희망 사항이지만 영화화 되어 고운 영상으로 만나게 된다면 감성적인 공감이 더 될 것 같습니다. 분명 <푸에르토리코>는 환상적으로 그려질 듯 해요. 오랜만에 감동적인 소설을 읽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죽음앞에서선택한완벽한삶#카밀파간#달의시간#컬쳐블룸#컬쳐블룸리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