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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소년 - 신정근 소설집 ㅣ 경기문학 34
신정근 지음 / 청색종이 / 2020년 9월
평점 :
[서평]<비행소년>_신정근-소년 철학이 인생에 녹아들다.-
개인적으로 <비행소년> 은 소설집이라기 보다는 자전적 산문집 느낌이었습니다. 그것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소설을 선호해서 어떻게 글을 써나가는지 궁금했었으나 예상과는 좀 달랐던 것 같아요. 내용은 1부, 2부로 나누어 지는데 출국 그리고 귀국의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작가로 보여지는- 주체가 되어 여행을 하며 느꼈던 인생의 철학적인 고찰을 썼고 상황에 따른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것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자신의 관념을 감성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그 부분이 다소 서술형 문장들이라 지루할 수 있으나 나름의 깊은 깨달음에 대하여 공감 할 수 있었고 다시 책을 볼 때마다 느낄 수 있는 삶의 매력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과 외국인 여자와의 로맨스가 국적의 한계에 부딧쳐서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던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각자의 인생을 존중하는 배려가 현실적이었던 것같아요. 사랑때문에 본인들의 인생을 희생하는게, 삶이 완성 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희극적일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무심코 잊고 지나쳤던 순간들을 작가는 특유의 시선으로 섬세하면서도 진지하게 바라 봤습니다. 문득 <신정근> 작가님처럼 생각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해주었습니다. 다만 책의 처음 내용에 나오지만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지 않는다는 것에서 의아함을 느꼈지만 시각적 기억 보다는 마음에 추억을 새겨 넣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공감했습니다. 그때문인지 이 책은 여행을 담은 에세이지만 사진이 없습니다. 독특함과 작가의 관념이 특유의 장점을 살린 것 같습니다. 아담한 분량의 내용은 필요할 때 얼마든지 그 부분을 찾아 읽을 수 있고 휴대하며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그런 친근함도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여행에 관한 에피소드를 담담하게 감성적으로 써내며 철학의 향기에 취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신정근> 작가님의 앞으로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으며 그의 무한한 해방감을 본받고 싶습니다.
p124
외롭지 않다고 말한다면 거짓이다. 그립지 않다고 말한다면 오만이다.
p125
하지만 단순이 '돌아왔다' 는 말로 외로움을 소멸시키고 싶지 않다. 그리움을 품절시키고 싶지 않다.그곳은 그저 저자리에서 이자리로 우리와 함께 이동했을 뿐이니까. 그렇게 바퀴없는 비행기처럼 인간의 감정도 대기 중을 끊임없이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