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문방구 3 : 껌딱지 친구를 찾아라! 아무거나 문방구 3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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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문방구> 시리즈라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아무거나 문방구>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로 요술 가게를 배경으로 친구 관계의 의미를 짚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를 모으는 도깨비 아무거나와 고양이 귀신 어서옵쇼가 아이들의 고민을 요술 물건으로 풀어 주는 기본 설정 위에 이번 책에서는 우정이라는 주제를 중점으로 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 특히 언제나 여유롭고 능청스러웠던 아무거나가 낯선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그 변화의 이유에 주목하게 된다.

혼잣말을 하거나 문방구를 뛰쳐나가는 아무거나의 모습은 그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단짝 친구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로 이어진다. 친구를 찾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이해하고 돕는 어서옵쇼의 시선이 교차되며 이야기는 요술보다 관계에 초점을 맞춘 방향으로 전개된다. 이 책은 특별한 사건보다 친구 사이에서 오가는 진심과 대화가 얼마나 큰 힘을 지니는 지를 보여 주며 친구 관계로 고민하는 어린이 독자에게 많은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앞이야기'에서는 평소와 달리 안절부절못하고 자주 자리를 비우는 도깨비 아무거나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를 수상하게 여긴 어서옵쇼는 아무거나의 뒤를 몰래 따라 나서고 그 과정에서 아무거나가 도깨비불로 변해 사라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뒤쫓던 어서옵쇼는 뜻밖에 낯선 할머니와 마주치게 되고, 할머니는 어서옵쇼를 아무거나로 착각한 채 자연스럽게 말을 건넨다.

말하는 고양이를 보고도 놀라지 않는 할머니의 태도와 기억이 뒤섞인 듯한 엉뚱한 말들은 어서옵쇼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잠시 함께 시간을 보낸 뒤 할머니가 흔적 없이 사라지면서 어서옵쇼는 물론 책을 읽는 우리 역시 의문을 품게 된다. 이 할머니는 누구이며 과연 아무거나와는 어떤 관계인 것일까. 그리고 아무거나와 이 할머니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은 이야기의 다음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고 기대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발표 불안과 자신감 부족, 친구 관계에서의 질투와 오해처럼 어린이가 일상에서 겪는 현실적인 고민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첫번째와 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인 기병이와 유나는 각기 다른 문제를 안고 아무거나 문방구를 찾지만 요술을 통해 단번에 해결책을 얻기보다는 자신의 선택과 마음을 돌아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두 아이는 스스로를 믿는 태도와 더불어 타인의 마음을 존중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경험을 통해 배워 간다.

두 이야기들은 용기를 내라거나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라는 직접적인 훈계를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실수와 후회를 포함한 과정을 차분히 보여 주며 관계 속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어떻게 다루어 볼 수 있는 지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제시하고 있다. 그 결과 이 이야기는 교우 관계와 자기 신뢰 사이에서 고민하는 어린이 독자에게 현실적인 공감과 함께 스스로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기는 서사로 완성된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아이들의 고민을 다루는 에피소드와 더불어 도깨비 아무거나의 오래된 단짝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서옵쇼는 골목을 누비며 냄새를 단서로 아무거나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친구를 추적하고, 마침내 앞이야기에서 마주했던 낯선 할머니와 다시 만나게 된다. 할머니는 아무거나와 어린 시절부터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며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였지만 기억이 흐려지는 병으로 인해 약속과 사람을 종종 잊어버리게 된 상태였다.

이후 문방구에서 다시 마주한 아무거나와 할머니는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솔직하게 나누고, 두 사람이 평생 쌓아 온 이야기가 여전히 둘을 이어 주고 있음을 확인한다. 특히 기억이 사라질지라도 이야기를 기록하고 함께 나누는 행위 자체가 관계를 지켜 주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설정은 앞선 아이들의 고민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작품의 주제를 확장한다. 이처럼 이 책은 어린이의 현실적인 고민과 더불어 시간과 변화 속에서도 이어지는 우정의 의미를 함께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책의 끝에 부록처럼 수록된 이야기 장부까지 읽고 나면 이 책이 단순히 한 편의 에피소드로 끝나는 동화가 아니라 시간과 관계가 켜켜이 이어지는 시리즈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다. 아이들의 현재 고민을 다루는 이야기와 아무거나와 희야의 긴 우정이 나란히 놓이며 이 책은 ‘이야기가 누군가의 삶을 어떻게 지탱하고 이어 주는 지를 보여주고 있어 아주 인상적이다. 특히 장부에 기록된 기억들은 우정과 신뢰가 한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여 온 결과임을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이렇게 <아무거나 문방구> 시리즈는 화려한 요술보다 관계와 이야기에 주목하며 다음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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