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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냠냠 ㅣ 창비 아기책
송선옥 지음 / 창비 / 2025년 6월
평점 :
표지 그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자기를 인식하고 세계를 탐색하고자 하는 아기를 위한 그림책으로 그 과정 속 이야기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담아내어 읽고 또 읽을 수록 더 좋아진다. 커다랗고 빨간 사과를 혼자 다 먹고 싶어하는 애벌레의 감정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가 느끼는 초조함과 실망 그리고 결국 자기 몫을 받아 만족해하는 기쁨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저자는 섬세한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아기의 자율성과 감정을 존중하면서도 양육자와 아기 사이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있다. 위치 개념과 감각 표현, 있다/없다와 같은 기초 인지 구조까지 담아 아기 발달을 돕는 요소들이 책 곳곳에 녹아 있으며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된 보드북 형태로 제작되어 아기가 스스로 책장을 넘기며 안전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어 더욱 좋다.
책의 이야기는 작은 애벌레 한마리가 빨간 사과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애벌레는 "동그란 사과 내가 다 먹을 거야"를 외치며 사과 위를 이리저리 누비고 있다. 그리고 입을 크게 벌레 이제 막 사과를 먹으려고 하는 순간.. 커다란 손을 가진 아빠가 와 사과 한 조각을 먹어버린다. 그리고 또 다른 조각은 엄마에게.. 그리고 또 다른 조각은 누나에게 가버리고야 만다.
이제 딱 한조각 남안 사과 드디어 애벌레도 사과를 한 입 크게 베어물려고 하는 순간 또 누군가 사과 한조각을 가지고 가버리고야 만다. 마지막 조각의 사과까지 놓쳐버린 애벌레는 과연 사과를 먹을 수 있었을까? 애벌레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은 단순한 이야기 속에 아기의 자율성과 감정, 감각과 인지 발달을 조화롭게 담아낸 세심한 그림책이다. 사과를 향한 애벌레의 애정 어린 집착과 실망, 그리고 결국 한 조각을 받아 들고 만족해하는 모습은 모든 것을 다 갖지 않아도 정서적으로 충분히 충족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따뜻하게 전하고 있다. 특히 너무나 귀엽고 생동감 넘치는 애벌레의 움직임과 소리 표현은 아기의 오감을 자극하며 ‘나의 것’을 이해하고 표현하려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딱 맞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보는 이의 마음까지 포근하게 감싸는 이 책은 아기에게는 첫 그림책으로 읽고 또 읽으며 양육자에게는 함께 웃고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