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원 모집! 상상 사무국
브래드 몬태규 지음, 크리스티 몬태규 그림, 김지은 옮김 / 창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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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아도 재미가 있을 것 같은 책이다. <요원 모집! 상상 사무국>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상상의 문이 열리고 그 속에서 어떤 기발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지 기대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 책은 마음 속에 숨겨둔 상상을 꺼내 세상과 나눌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상상 사무국'이라는 독창적인 설정을 중심으로 하여 '뚝딱 공방', '꿈의 부서', '이야기 동굴'과 같은 공간들이 등장하여 어린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이야기 자체에 몰입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상상을 단순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험하고 개발하며 구체화 함으로써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데 필요한 상상력과 표현력을 북돋을 수 있을 듯하다.


책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상상 사무국에서 온 비밀스러운 편지 한장은 이 이야기에 단숨에 빠져들게 만든다. 미래의 특수 용원에게 보내는 이 편지는 마치 실제로 비밀 임무를 부여 받은 듯한 기분을 들게 하며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상상 사무국의 일원이 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게 한다. 유쾌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어조, 그리고 마지막에 남긴 농담섞인 경고는 이 책에서 펼쳐질 이야기들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 편지는 독자가 단순히 구경꾼이 아니라 직접 상상하고 행동하는 '상상 요원'이 되기를 바라는 초대장으로 상상력을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는 독자라면 이 한 장의 편지만으로도 충분히 요원으로 합류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 독자는 상상 사무국의 공식요원이 되어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중앙 본부의 겉모습은 특급 기밀 사항이라 인간은 볼 수 없다는 설정은 이야기의 몰입감을 한층 더 높인다. 오직 상상하는 이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세계라는 설정은 이 책을 읽는 순간부터 독자가 이 책이 이끄는 상상의 세계로 뛰어들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존재인 듯한 기분을 들게 만든다. 


그리고 책은 상상 사무국에서 일하는 여러 상상 요원 중 스파키를 소개한다. 이 책의 주인공 스파키는 상상 사무국의 편지를 전달하는 배송 요원이다. 세상의 모든 상상인 반짝이는 아이디어에서 소소한 고민까지 상상 사무국으로 모이고 스파키의 손을 거쳐 각 부서로 전달된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스파키는 배송 일이 없을 때면 혼자 시를 쓰며 상상의 세계에 빠지지만 자신의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는 건 늘 두려운 일이다.


그러던 중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이야기들이 쌓인 '꼭꼭 숨어라 이야기 동굴'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고 스파키는 용기를 내어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과연 스파키는 무너질 위기에 처한 이야기 동굴을 구해낼 수 있을까? 스파키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스파키가 인간 요원들에게 전하는 편지이다. 그 편지는 오랜 시간 마음속에 숨겨 두었던 상상르 꺼내 세상과 나누는 용기를 낸 스파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자신의 글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했던 그는 위기의 순간에 편지를 써 자신의 상상과 감정을 밖으로 내보인다. 그렇기에 이 편지는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 상상과 표현, 행동의 첫 걸음이자 두려움을 넘는 용기로 보이기에 더욱 감동적이다. 특히 '우리 모두 용감하게 꿈을 꾸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꿈을 행동으로 옮겨야 하고요'라는 문장은 상상이 혼자만의 마음 속에 간직했을 때보다 누군가와 나눌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하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큰 응원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는 데에 망설임이 많은 아이들의 작아진 마음을 조심스럽게 감싸 안으며 상상하고 표현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일깨워준다. 스파키는 두려움을 무릎쓰고 용기를 내어 쓴 자신의 글로 상상 사무국을 지켜내고 마침내 진심을 담은 편지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경험을 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성정의 서사가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용기 있게 표현하는 것이 세상을 향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깊은 메시지를 전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정교하게 설정된 세계관과 독자가 직접 상상 요원이 되어 참여하게 만드는 구조에 있다. 책 곳곳에 배치된 아기자기한 그림과 이야기들은 어린이 독자로 하여금 단순히 이야기를 따라가며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상상을 실천하는 주체가 되어 이 세계를 탐험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 책은 상상하는 힘, 말로 꺼내는 용기와 그것을 나눌 때 생기는 기적 같은 변화에 대해 유쾌하고 따스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상상은 혼자 할 때 보다 함께 나눌 때 더욱 풍성하고 힘을 지니게 된다는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용기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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