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철학자의 말 - 내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주는 빛나는 철학의 문장들
김종원 지음 / 윌마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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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인 '내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주는 빛나는 철학의 문장들'이라는 표현에 마음이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혼란과 질문들, 예를 들어 친구와의 갈등이나 어른들의 이해하기 어려운 말, 마음이 힘들 때 느껴지는 막막함 등과 같은 그 모든 순간에 철학자의 말들이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철학책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철학자들의 깊은 생각을 친절하게 섬세하게 풀어낸 이 책은, 아이들에게 철학이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삶이 닿아 있는 친근한 도구라는 것을 깨닫게 할 것이다.


책을 펼치고 가장 먼저 만난 작가의 말을 읽는 순간, 이 책이 지금의 아이들에게 얼마나 필요한 책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저자는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꼭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하나는,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만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타인의 기준에 휘둘리며 스스로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철학적 태도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누구도 너의 선택을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하며, 철학자들 역시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자유롭게 선택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고 말한다. 이 문장은 단단한 주체로 성장해가는 데 꼭 필요한 용기를 심어준다.


또 하나는 예쁜 말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고, 결국 그 말은 우리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메시지다. '꽃을 든 손에는 향기가 머무르듯, 예쁜 말을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향기가 머문다'는 표현처럼, 말 한마디의 힘이 사람 사이의 온기를 만들고 마음을 회복시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지친 날이 찾아왔을 때 이 책을 펼쳐보라고 조용히 이야기한다. 좋은 글은 지친 마음을 쉬게 해주는 특별한 힘이 있다는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철학이 전해주는 깊은 울림과도 같다.


이 책은 아이들이 철학을 어렵지 않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먼저 철학자의 말을 소개한 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체 쉽게 풀어 설명하고 그 말이 남긴 철학자가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를 간단히 소개하여 아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고민이나 상황에 그 철학자의 말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점은 마지막에 제시되는 '자기 확언'을 통해 아이들이 단지 글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바꾸며 철학을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짧지만 단단한 문장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지탱해주는 단단한 언어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그 문장들을 책의 아랫부분이나 노트에 필사를 해도 좋을 만큼 책에 실린 문장에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힘이 느껴진다. 이렇게 철학이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따뜻한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은 부드럽고도 따뜻하게 전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여러 문장에 중 가장 마음에 남는, '속도가 다른 건 걱정할 게 아니라, 오히려 기뻐할 일입니다. 나만의 길을 간다는 증거니까요. 나는 다른 속도로 가는 나를 믿고 사랑합니다.'라는 문장을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두고 싶다. 우리는 종종 모든 아이가 같은 길, 같은 속도로 나아가야 함을 강요하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무거운 억압과 강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모두가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가야만 성공하거나 행복해지는 것이 아님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따뜻한 철학의 목소리가 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 부디 더 많은 아이들이 자신만의 속도를 존중하고,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이 책은 단순히 똑똑한 아이가 아니라, 단단한 내면을 지닌 아이로 성장하기 위한 첫걸음을 제시하는 책이다.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힘,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타인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태도. 이 모든 것이 철학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 책은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말하고 있다. 오늘의 아이들이 반드시 만나야할 진짜 공부가 있다면, 바로 이 책에 담긴 철학의 문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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