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사랑만 한다면 우리는 죽을 수 있다 - 페소아의 내면보고서 러너스북 Runner’s Book 2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이준혁 편역 / 고유명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유명사의 큐레이션 북, 러너스 북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다. 페르난두 페소아는 그의 이름 아래 수많은 이명들을 만들어내며 각기 다른 문학적 스타일과 철학을 표현한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름별로 너무나 다른 스타일의 글들을 통해 그는 '이질적인 자아들'을 표현해내었는데 이는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보아도 참 독특하다. 이 책에서는 페소아의 대표 작품과 그의 글 속에 담긴 주옥같은 문장들을 선별하여 소개하고 있으며 그의 다층적 자아와 복잡한 사유의 세계를 간결하지만 깊이 있게 느껴볼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페소아의 간결한 문장들은 나로 하여금 나 자신에 대해, 행복과 사랑에 대해, 그리고 삶의 태도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든다. 나에게 울림을 준 문장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행복해지려면,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행복하길 바라고 또 행복을 기원하지만 정작 행복에 대해서 어떤 것이 행복인지, 어떨 때 자신이 행복한지를 깨닫지는 못한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행복하다는 것부터 인식해야 함을 명심해야지.


가르치지 말라.

배울 것 전부가 아직 당신 손에 있으니.


겸손하자. 누군가를 가르치기 전에 내가 아직도 배워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우리는 누군도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는 누군가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을 사랑할 뿐이다. 즉, 우리가 사랑하는 건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에 잠심 멈칫해본다. 과연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정말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사람을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 것인지 되물어보게 된다. 


보는 것은 앎에 대한

언제나 최고의 은유일 것이다.


내가 보는 것이 앎을 위한 가장 첫번째 단계라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닐까. 무언가를 알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 책은 페소아의 독특한 세계를 소개하며 그의 철학을 통해 사랑과 삶에 대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그의 내면과 사유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나 역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들며 오랫동안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다가오는 새해에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한 목표를 설정할 때 우선 나자신을 좀 더 깊이 있게 바라보게 만드는 이 책과 함께 한다면 어떨까 추천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