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은 처음이야 신나는 책읽기 65
이신영 지음, 조승연 그림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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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의 표정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이미 눈치챌 수 있듯이 자기만의 속도로 단단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1학년들의 첫 학교 생활을 응원하는 책이다. 2020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동화 부분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신영작가의 동화집으로 수상작 <느린 아이>를 포함하여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는 가운데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을 토대로 이야기를 담아내어 누구에게나 공감을 잡아이끈다. 누구나 겪게 되는 1학년은 처음이기에 설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두렵기도 하다는 것을 너무나 섬세하면서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렇기에 자기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오늘부터 1학년>에서는 입학식날 거대한 운동장과 복잡한 학교 건물을 마주하고서 당황한 아이가 교실을 잘못 찾아가는 소동을 생생하게 담고 있고, <고마워! 눈물>에서는 학교만 생각하면 매일 우는 아이가 등교길에 만난 동물들 덕분에 무사히 교실에 도착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배우는 속도가 남들보다 느린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느린 아이>와 한글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의 독특한 공부법을 재미나게 담아낸 <받아쓰기왕>, 심부름하는 어린이의 긴장감을 생생하게 담아낸 <심부름하는 날>까지. 재미와 감동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잘 담아내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창비어린이 신인 문학상 수상작인 <느린 아이>이다.


주인공 천이는 초등학교 1학년으로 느린 아이다. 말하는 것도 걷는 것도 느리고, 무얼 하나 배우는 데에도 시간이 한참 걸리는 아이다. 그런 찬이는 학교가 힘들다. 왜냐 빨리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이는 학교 다니기를 싫어하고 그렇기에 날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서 학교를 간다.


이 날도 수업 시작종이 울리고 나서야 뛰어가는 천이. 천이가 교실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선생님은 교실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수업이 시작되고, 선생님은 이번 수업 시간에 거북이를 관찰하기로 했다고 하셨다. 천이 자리는 맨 앞 줄이라 거북이를 자세히 볼 수 있었고, 천이는 거북이를 더 가까이 보려고 일어섰다. 그때 천이의 짝궁 미리가 천이를 툭 치면서 천이보고 빨리 하라고 재촉을 하였다. 선생님은 늘 짝꿍과 함께하려고 하셨는데 짝꿍 미리는 늘 빨리빨리, 제일 먼저 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천이가 느려서 맨날 늦게 내야 했다.여하튼 천이는 거북이를 관찰하고 난 뒤 열심히 거북이를 그렸다. 천이가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있는데 수업 끝나는 종이 울렸고 미리는 또 천이를 재촉하였다. 재촉하는 미리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지만 미리는 인상을 쓰며 천이를 쳐다보다 더 기다리지 못하고 천이 그림을 휙 집어들었고 그 바람에 천이의 거북이 그림은 찢어지고야 만다. 거북이를 바라보며 부럽다고 말하는 천이. 이번엔 쉬는 시간이 끝나 갈 무렵 천이가 자리에 앉으려는 오줌이 마렵다. 쉬는 시간은 얼마남지 않았고 결국 그냥 꾹 참고 자리에 앉았지만 도무지 오줌을 참을 수 없었던 천이는 결국 참았던 오줌을 옷에다 싸고야 만다. 교실은 난장판이 되고, 천이는 화장실에 바지를 갈아입으러 갔다 거북이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천이와 거북이. 과연 천이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천이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느린 아이 천이는 화장실에서 만난 거북이 덕분에 용기를 내어 선생님께 느리지만 끝까지 하고 싶다는 말을 하게 되고 그 덕에 느릴 지라도 자기만의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자신만의 속도로 끝까지 결국 해내는 천이의 이야기는 큰 울림을 남긴다.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지만 뭐든 정해진 시간에 빨리 빨리 해 내는 것만을 강요받는 학교에서 자기만의 속도로 조금씩 성장해가는 천이의 이야기는 왠지 더 감동스럽게 다가온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설레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하지요. 처음 학교에 다니면 재미있을 때도, 힘들 때도 있답니다. 하지만 여러분, 다 알지요? 느려도 괜찮아요. 틀려도 괜찮아요. 걱정할 필요 없어요. 끝까지 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실패하는 것을 겁내지 않는 단단한 마음만 있다면 여러분은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이 책에 담긴 5편의 이야기에서 어른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존중해준다. 그래서 일까. 아이들은 처음이라 설레고 두렵지만 자기만의 속도로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모든 아이들을 응원하는 저자의 마음은 작가의 말에도 잘 나와있다. '느려도 괜찮아요. 틀려도 괜찮아요. 걱정할 필요 없어요. 끝까지 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실패하는 것을 겁내지 않는 단단한 마음만 있다면 여러분은 뭐든지 할 수 있어요.'라고 응원해주는 어른들이 있는 이상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속도로 잘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아이들을 응원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어떤 어른이 아이들에게 필요한지를 깨닫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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