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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안개초등학교 1 - 뻐끔뻐끔 연기 아이 ㅣ 쿵! 안개초등학교 1
보린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4년 6월
평점 :
오싹하고 기묘한 이야기들로 단숨에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쉿! 안개초등학교>의 3년 만에 새로 나온 후속작이다. 표지 그림에서도 안개초등학교 특유의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겨 이번 시리즈에서는 과연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게 만든다.
<쉿! 안개초등학교> 시리즈에서 콩까지 하나 든 콩 네 알처럼 환상의 콤비를 결성했던 '묘지우유조마조마또' 4인방은 이번 시리즈에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무너진 세상에서 공포스러운 악인을 물리쳐 나갈 예정이다. 여름에 읽으면 더 재미있는 오싹하지만 왠지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4인방이 펼치는 시간여행 속 모험이야기는 누구라도 좋아할 듯 싶다.
이 책의 이야기는 체육 시간에 의자 자리 뺏기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의자는 열개가 다섯 개가 되고, 세 개가 되고, 한 개가 되었다. 마지막에 남게 된 조마구와 도래오. 승자는 도래오로 결정나고 화가 난 조마구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결국 조마루는 눈물까지 흘리고 쉬는 시간 종이 치지도 않았는데 강당 밖으로 나가버린다.
그리고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묘지은은 조마구를 찾아갔다. 조마구는 역시나 학교 뒷마당 그늘진 텃밭에 있었다. 그런데 언제 울었느냐는 등 신나는 표정의 조마구. 조마구는 왠 나무 의자에 앉아 발을 달랑달랑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의자라며 묘지은에게 자랑을 하는데, 의자는 척 보기에도 아주아주 오래 돼 보였다. 게다가 불에 탔는지 등받이가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런데도 조마구는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다며 좋아라 하는데, 과연 그 의자의 정체는 무엇이며, 조마구는 과연 어디서 이 의자를 구해온 것일까?
그리고 조마구는 불탄 의자를 자기 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선생님이 치우라고 해도 조마구는 꼼짝도 하지 않고 그 의자에 앉아 있을 뿐이다. 결국 선생님도 포기를 하고 조마구는 그렇게 탄 의자를 애지중지하며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 조마구가 탄의자를 가져온 뒤로 교실에서는 매캐한 탄 냄새가 난다. 게다가 교실 바닥에는 연기까지 깔리게 되는데.. 이상한 일은 이 뿐만이 아니다. 묘지은의 등뒤에 사람 모양으로 뭉쳐진 연기, 연기아이가 달라붙은 것이다.
연기 아이는 아무리 해도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묘지은 등뒤에 딱 딸라붙은 연기 아이. 연기 아이는 묘지은 등에 붙어 묘지은 귀에 '돌아갈래....'라고 속삭였다. 과연 연기 아이는 정체는 무엇이며, 어디로 돌아간다는 것일까?
그리고 아이들은 과학 선생님을 찾아간다. 4인방은 선생님이 쥐여 준 나침반과 함께 학교 뒷마당에 있는'썩은 창고'로 향하고, 눈 깜작할 사이 1950년대의 안개초등학교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휑한 빈터에 건물 하나만 서 있고, 아파트 대신 초가집이 늘어선 그곳에서 아이들은 금동이와 개울이라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과연 이 아이들에게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일까? 무슨 연유에서 4인방 아이들은 시간여행을 통해 1950년대로 넘어가게 된 것일까? 그리고 드디어 조금씩 밝혀지는 조마구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전 시리즈 <쉿! 안개초등학교> 시리즈가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미스테리한 이야기들을 담아내었다면 이번 시리즈 <쿵! 안개초등학교> 시리즈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과거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이야기의 재미를 더 증가시킨다. 그리고 전쟁 때문에 굶주린 아이들에게 포도맛 사탕과 요거트를 나누어주고 다시 아이들이 갓난 아기를 위해 요거트를 챙기는 모습이 아이들만이 가진 선한 에너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참 좋다. 그리고 전쟁 중에도 배우고자 하는 개울이를 위해 다정하게 도와주는 모습 역시나 오싹한 이야기들 속에서도 미소짓게 만든다.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지고, 학교의 지붕이 무너져도 서로가 서로를 구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조금씩 밝혀지는 조마구의 정체는 다음 2권을 더욱 기다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