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의 네일샵
김수정 지음 / 행복한나무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띠지 속 '당신의 월요일을 삽니다'라는 문구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광장동 어느 골목에 위치한 작고 아담한 네일샵의 단 하나뿐인 직원인 앨리스의 매주 화요일의 비밀 영업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앨리스는 화요일의 손님들에게 어제 즉, 월요일의 이야기를 자신에게 들려주면 무료로 손님이 원하는 네일을 해주거나 아주 특별한 내일을 선물하는 데 과연 어떠한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광장동 어느 골목길에 있는 4층짜리 상가 건물의 1층에 위치하여 사계절 내내 영업 중인 <내일은 네일>. 사장과 직원 한 명. 단 둘이 운영하는 이 아담한 가게에는 사장님이 쉬는 매주 화요일, 하나뿐인 직원 앨리스의 비밀 영업이 시작된다. 앨리스는 화요일의 손님들의 어제, 즉 월요일의 이야기를 자신에게 들려주면 무료로 손님이 원하는 스타일의 네일을 해주거나 아주 특별한 내일을 선물한다. 화요일의 손님들은 여느 사람들처럼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 지루가 피곤해서 하루만 지나도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거나 너무 평범했다고 지난 주말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도 하나 앨리스는 한사코 손님들의 월요일의 이야기만을 고집한다. 과연 앨리스는 하필이면 월요일, 손님들의 평범하디 평범한 어제의 이야기만을 듣고자 하는 걸까?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프롤로그에 펼쳐지는 앨리스의 비밀영업에 관한 이야기는 이 책에 담겨진 이야기들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 책의 제일 처음에 실린 이야기는 월요일 오후 <내일의 네일> 앞에 놓인 화분을 보고 걸음을 멈춘 남학생 희찬의 이야기다. 혹시 네일아트를 하지 않겠냐며 말을 걸어오는 앨리스에게 희찬은 돈이 없다고 답한다. 그러자 앨리스는 희찬의 월료일 어제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특별한 네일을 선물하겠다며 제안을 한다. 앨리스의 이야기에 네일샵으로 들어가게 된 희찬. 그리고 앨리스는 희찬의 손을 관리하기 시작하고, 희찬의 어제, 월요일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월요일 아침, 7시에 일어나야 하는 희찬은 7시 45분이 넘어서야 일어난다. 전날 밤 이불 속에서 몰래 모바일 게임을 하다 늦잠을 잔 것이다. 희찬은 엄마에게 애교를 부리며 학교까지 태워달라고 부탁을 하고, 그런 희찬의 애교에 넘어간 희찬의 엄마는 희찬을 태워주기로 한다. 그렇게 엄마 차를 타고서 학교로 가게 된 희찬.


학교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중랑천의 윤슬을 보고서 예쁘다고 하는 엄마의 말에 '윤슬'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고 문득 자신이 따스한 풍경 속에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렇게 무사히 학교에 가게 되었지만 지각을 한 희찬. 이게 바로 희찬의 월요일 이야기다. 그리고 희찬의 이야기가 끝나자 손관리도 끝이 나는데 앨리스는 희찬의 월요일 이야기에 대한 보답으로 희찬에게 아마 내일 학교에 가면 특별한 일이 생길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 날 학교에 간 희찬은 네일샵 직원 앨리스의 말이 맴돌아 하루종일 마음이 뒤숭숭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희찬이가 몰래 좋아하는 서나가 희찬에게 손이 예쁘다며 말을 걸어오면서 희찬의 손을 잡는 게 아닌가. 이게 바로 앨리스가 말한 '특별한 내일'인 것일까? 평소 좋아하던 서나와 제법 긴 대화를 나누게 된 희찬은 네일샵으로 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하며 누나 덕분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앨리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앨리스는 희찬에게 자신은 어제 '특별한 네일'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과연 희찬에게 일어난 일은 그냥 스쳐지나는 일이었을까?


이 책 속에서 담긴 앨리스의 네일샵을 찾은 손님들의 월요일 이야기들은 정말 특별할 것 없는 반복되는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그 안에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들이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그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지 못한다. 지나간 평범한 어제의 행복을 앨리스에게 꺼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평범한 날 반짝이는 순간들을 포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 반짝임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이 책의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왜 앨리스는 평범하디 평범한 월요일의 이야기에 집착하는 것인지이다. 책을 읽다보면 들어나는 앨리스의 이야기. 앨리스가 왜 그토록 손님들의 평범한 어제의 이야기에 집착했는지 조금씩 깨닫게 되는데, 앨리스의 비밀이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앨리스의 상처가 평범한 일상의 힘으로, 그 안에 담긴 소소한 행복들로 언젠가는 아물어지길 바라게 되면서 따스한 이 책의 이야기들을 추천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