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생각 벌 생각
박하잎 지음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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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 속 귀엽고 사랑스러운 곰과 벌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아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이웃 간의 크고 작은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담아낸 그림책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등장 인물이 같은 공간을 살아가며 생기는 문제를 아주 생생하게 담아내어 더욱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서로 다른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소통이라는 것과 이웃 간의 정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따뜻하게 만드는 지를 깨닫게 만든다.


이 책의 이야기는 한적한 가을의 숲속 나무 밑동에 사는 곰은 꿀을 먹을 때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며 말하고, 나무 위에 사는 벌은 새집을 꿀로 가득 채울거라고 말하면서 시작된다. 한 페이지를 넘기면 꿀을 먹을 때 가장 행복한 곰은 벌써 꿀 한통을 다 먹어버려 아쉬워하고, 벌은 겨우 겨우 집을 다 완성하고 뿌듯해한다. 이렇게 이 책은 곰과 벌의 이야기를 각각의 페이지에 나란히 배치하며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곰은 갈색을 배경으로 벌은 노란색을 배경으로 하여 각각의 페이지를 구분한다. 그리고 곰과 벌의 이야기를 똑같은 속도로 대조되어 진행함으로써 이들이 얼마나 서로 다른지를 보여주고 있다.


달콤한 꿀 향기에 이끌려 집 밖으로 나선 곰은 나무로 올라 벌집에서 꿀을 꺼내려는 순간, 벌과 마주하게 되고 벌은 곰을 꿀도둑으로 몰아세운다. 곰은 자신이 먼저 이 나무에 살고 있었다며 뒤늦게 집을 지은 벌에게 여긴 자신의 집이라며 당장 이사 가라고 몰아세운다. 그렇게 서로를 향해 으르렁 거리며 대치하게 된 곰과 벌. 그리고 화가 난 곰과 벌은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곰은 벌에게 돌려줄 꿀을 찾고, 벌은 이사가기 위해 짐을 싸기 시작한다. 이렇게 팽팽하게 대치된 곰과 벌의 사이는 과연 어떻게 될까? 이들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장면은 바로 곰과 벌이 극단으로 치닫던 상황을 지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면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 장면이다. 서로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자, 자신이 너무 심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들의 모습은 딱 현실의 우리 모습을 너무나 닮아서 이들이 과연 어떻게 화해를 하게 될지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그리고 서로에게 너무나 적대적이었던 곰과 벌이 갑자기 불어닥친 돌풍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화해하게 되는 장면은 보는 이까지 따스하게 만든다. 이 책은 곰과 벌의 두 등장인물의 시선에 따라 좌우로 분할하여 함께 볼 수 있도록 구성하여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들의 감정에 함께 이입하게 만든다. 그리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웃 간의 갈등과 그 과정을 정말 생생하게 담아내면서 나와 다른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이라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만든다. 마지막에 화해를 하고 서로 함께 하는 곰과 벌의 모습은 그래서 더더욱 행복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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