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저택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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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표지 그림과 왠지 달콤한 향기가 날 것만 같이 활짝 핀 장미들이 눈길을 끄는 책이다. 이 책은 <호랭면>과 <튤립호텔>의 김지안 작가의 신작이며, <튤립 호텔>의 후속작으로 사랑스런 멧밭쥐 다섯 마리가 새 봄을 맞이하여 <장미 저택>으로 다시 돌아왔다. 마음이 지친 장미 저택의 주인 대신 멧밭쥐들이 황량해진 정원을 정성껏 돌보고 다시 꽃을 피워내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어느 가을날, 멧밭쥐들 앞으로 도착한 편지로 시작된다. 집주인 '미미씨'를 대신하여 장미 정원을 돌보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서 멧밭쥐들은 짐을 싣고 미미씨의 저택으로 출발한다.


그렇게 도착한 장미 저택은 멧밭쥐들의 기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기에 멧밭쥐들은 깜짝 놀란다. 가시로 뒤덮인 덩굴이 엉켜있고, 시들고 병든 잎은 바닥에 뒹굴고 있는 장미 정원에서 장미들은 마치 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멧밭쥐들은 황량해진 장미 정원을 되살리기로 마음 먹는다.


밭쥐들은 낙엽을 모아서 이불을 덮어 주고, 병든 가지는 잘라내고, 장미에게 겨울옷도 입혀주었다. 그렇게 멧밭쥐들의 손길이 닿은 정원은 늦가을 메마른 정원이었지만 점차 활기를 찾는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나타나는 방안에서 지낸다는 미미씨. 미미씨의 모습은 그림자나 뒷모습으로만 나오는데, 이러한 미미씨의 모습들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미미씨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리고 멧밭쥐들의 활기와 온기 덕분일까? 기적처럼 겨울에 장미꽃이 피게 되는데, 그렇게 겨울의 추위를 뚫고 피어난 장미꽃은 홀로 지내는 미미씨에게로 전해진다. 그리고 장미꽃의 향기는 미미씨가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게끔 하는데.. 과연 미미씨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


다시 따스한 봄이 찾아오고 장미들은 온실에서 건강해지고 싹을 튀울 때쯤, 다행히 미미 씨는 마침내 방에서 나와 함께 정원을 돌보게 된다. 그리고 미미 씨의 장미 정원은 마을 이웃들에게도 공개되면서 향긋한 장미 꽃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된다. 작은 꽃이지만 함께 나누기에 더욱 행복해지는 장면들이다.


누구에게나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미미 씨 역시 그런 시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 미미 씨를 대신하여 황량해진 장미 정원에 활기를 불어넣는 멧밭쥐들도 미미씨와 함께하는 멍멍 관리인도 미미 씨에게 어서 나오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그냥 기다려주는 것, 그리고 미미씨를 대신하여 장미꽃을 피워내어 다시 미미씨로 하여금 방 밖으로 나오게 만든다. 이러한 모습에서 진정한 위로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한다. 그리고 함께 하여 더욱 행복하고 향긋한 동물들의 모습은 이 책을 보는 이에게 따뜻한 행복을 선사한다. 마치 장미꽃들이 마을 동물들에게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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