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폰을 해지하시겠습니까? 창비아동문고 333
박하익 지음, 신슬기 그림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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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를 너무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후속작인 이 책은 읽기도 전부터 완전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은 최신형 스마트폰과 도깨비 세상을 연결한다는 기발한 설정을 가진 판타지 동화다. 앞서 말한 것처럼 2018년에 출간된 <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의 후속작으로 우연히 도깨비 세상에 발을 들인 주인공 정수범은 도깨비 밴드의 가수로 활약하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현실과 연동되는 도깨비들의 세계관과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이야기에 완전 몰입하게 만든다. 그리고 도깨비 세상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소재로 한 이야기들은 우리로 하여금 가상 세계의 양면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할머니의 심부름으로 계란을 사러 나왔던 수범은 우연히 도깨비 세상에 발을 들이고 도깨비 밴드, 흥얼깨비 멤버들과 노래를 부르게 된다. 이를 계기로 도깨비 세상에 흥얼깨비의 대표 가수로 활동하기를 제안받는다. 하지만 도깨비 세상에 인간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도깨비폰이 있어야 하기에 수범은 한달에 2시간 수명을 담보로 도깨비폰을 개통하게 된다. 수범이 메인 가수로 하여 찍은 흥얼깨비의 영상은 도깨비 세상에서 인기를 얻게 되고, 수범은 단숨에 도깨비 세상의 스타가 된다. 최신형 도깨비폰도 가지게 되고, 예전과는 다른 일상을 살게 된 수범이 이 모든 변화가 다 도깨비폰 덕분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현실에서 초등학생으로서의 삶보다 도깨비 세상의 생활에 더 충실한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수범의 눈에 다른 사람의 영혼에 붙은 기생충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는 하루 하루 기운이 빠지기까지 한다. 전작 <도깨비폰 개통하시겠습니까?>에서의 주인공 지우는 수범과 같은 반 친구로 나오는데, 어느 날 갑자기 수범의 눈에 보이게 된 다른 사람들에게 붙어있는 기생충 이야기를 하며 가까워진다. 그리고 지우는 수범에게 도깨비폰의 부정적인 영향을 충공하지만 수범은 이를 새겨듣지 않는다.


그러던 중 수범의 도깨비폰에 수범의 수명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알림이 뜬다. 수범은 인간의 기운보다 도깨비의 기운이 더 많아져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수범은 어떻게 죽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수범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현실에서는 너무나 보잘것 없고 외로웠던 수범은 우연히 도깨비폰을 가지고 나서 일상에서의 문제도 조금씩 사라지고 특히 도깨비 세상에서는 스타가 되면서 현실에서의 삶보다 도깨비 세상을 더 중요시 여기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수범의 태도는 결국 수범의 수명을 한 달밖에 남지 않게 만드는데. 이러한 위기는 수범으로 하여금 도깨비 세상에 그동안 빠졌던 만큼 줄어들었던 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자신의 노력과 좋은 친구들, 그리고 선하고 책임감 있는 어른들 덕분에 위기를 극복하는 수범. 이러한 수범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우리로 하여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현실에서 자신에게 기운을 주는 일들을 꾸준히 찾아 즐기면서 사는 것이 삶의 기쁨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수범이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법과 진정한 꿈의 의미를 찾는 법을 배우는 모습에서 우리 역시 수범과 함께 성장하게 된다. 전작보다 나은 후속작은 별로 없다고 하지만 이 책은 전작만큼 재미가 있으면서도 우리로 하여금 깊은 여운과 깨달음을 가져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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