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랭면
김지안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7월
평점 :
품절


더운 여름에 가장 많이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냉면이 아닐까. 그런데 호랭면이라니. 게다가 표지 속 그림을 보면 호랭면은 아주 시원하고 아주 맛날 것만 같다. 이 책은 우리나라 전통의 한옥과 한복, 아름다운 강산으로 배경으로 세 아이들이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 줄 전설의 얼음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담아내었다. 더위에 지친 요즘 옛날 하고도 아주 먼 옛날 호랑이가 냉면을 먹던 시절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주 잠시라도 더위를 잊을 수 있을 듯 하다.


이 책의 이야기는 대단히 더운 여름날, 너무 더워서 암탉이 삶은 달걀을 낳았다거나, 냇가의 가재가 빨갛에 익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아주 더운 날, 아홉살의 동갑내기 친구 김낭자, 이도령, 박도령이 길가에서 왠 서책을 발견하며 시작된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김낭자, 이도령, 박도령 셋은 노는 거라면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아이들이었지만 긴 더위에 지쳤는지 오늘은 대청마루에서 꼼작도 않고 있다. 그러다 김낭자가 길에서 주운 서책에 영원히 녹지 않는 신비한 얼음에 관한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전설에 따르면 구범폭포라는 곳에는 항상 얼음이 얼고, 그 얼음은 세상에가 가장 신비롭고 시원한 얼음이라고 한다. 세 아이는 그 얼음만 있다면 더위도 이겨내고 신나게 놀 수 있을 거라며, 얼음을 찾으러 떠나기로 한다. 그렇게 시작된 세 아이의 얼음을 찾아 떠난 여행. 날은 덥고 길은 멀기만 하여 아이들은 점점 지쳐간다.

너무 지쳐서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무렵,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이 불어오는 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써니 뭉실뭉실 구름바다 너머로 삐죽빼죽 송곳 같은 산봉우리들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이 광경을 보고 놀란 아이들. 이 책의 재미 중 하나는 바로 아홉살의 세 아이의 말투이다. '내 아홉해를 살았지만 이런 대단한 풍경은 처음 보오'와 같은 귀여운 옛 말투와 아홉 살 특유의 귀여움을 너무나 잘 담아내어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리고 구불구불 강을 건너고 뾰족뾰족 산을 넘어 한참을 걷던 아이들은 위험에 빠진 고양이를 구해주고, 그 고양이의 안내를 받아 전설의 구범 폭포에 드디어 도착하게 된다.

아이들의 눈 앞에 펼처진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육수에 쫄깃한 면발이 가득 담긴 냉면 폭포를 보고서 아이들은 우다다 냉면으로 돌진한다. 그리고 곧이어 발견하게 된 신비의 얼음도 보며 그렇게 맛있게 냉면을 즐긴다. 그런데 그때, 냉면의 주인인 집채만한 호랑이가 등장하고, 세 아이들은 자신들이 맛있게, 신나게 먹은 냉면이 바로 호랑이의 냉면, 즉 호랭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감히 호랭면에 손을 댄 아이들을 용서할 수 없다는 호랑이. 세 놈 다 한 입에 잡아 먹겠다며 크르르릉 거리는데, 과연 세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여름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음식인 냉면과 얼음을 소재로 하고, 거기에 호랑이 냉면을 주제로 하여 '호랭면'이라는 주제로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과 이야기들은 무더위를 단숨이 잊어버리게 만든다. 왠지 이 책을 읽고 나면 냉면 한 그릇을 꼭 먹여줘야 할 듯한 느낌이 들만큼 책을 읽는 내내 군침돌게 하는 호랭면. 아마 진짜 호랭면은 우리가 먹는 냉면보다 훨씬 더 맛나보이기까지 하다. 그림만 보아도 무더위가 싹 물러가는 '호랭면' 무더운 여름, 아이들과 함께 호랭면의 매력 속으로 한번 빠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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