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여행 : 모험가의 자장가 창비 노랫말 그림책
안승준 지음, 홍나리 그림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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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표지 그림이 눈길을 잡아끄는 책이다. <재밌는 여행>은 2012년 안승준님이 발표한 실글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그리고 이 책은 한국 대중가요의 아름다운 노랫말을 그림책으로 만나는 '창비 노랫말 그림책'의 신작이며 안승준님의 <재밌는 여행>의 곡을 그림책으로 만들어낸 책이다. 안승준님의 노랫말에 홍나리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 되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가 삶이라는 무대에 오르면서 시작된다. 아직은 서툰 부모이지만 아이가 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부모의 모습이 참 따뜻하고 보기 좋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 너무 닮아서 처음부터 좋아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고 부모는 커가는 아이의 모습에 자신의 모습이 보여 조금씩 걱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아이는 사실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부모가 자신과 닮았다, 똑같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걱정하고 못 미더워하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다. 사실 부모와 아이는 참 다른 게 많은 데 말이다. 서로 다르기에 부모와 아이는 아마 각기 다른 삶의 여행을 떠나는 것인데 말이다. 아이는 자긴과 닮았지만 또 다른 존재임을 부모는 받아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부모는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에게는 자신과 다른 점이 많고, 자신이 준 게 없을 때부터 아이들은 멋진 존재였기에 쓸데없는 걱정은 내려 놓고 재밌는 여행을 떠나라고 말한다. 서로에게 무거운 마음을 떨어내고 재밌는 여행을 떠나는 가족의 모습은 어느덧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 부모의 죽음에 이르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은 아주 슬프고 힘든 여정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다. 서로가 기쁘고 경쾌하게 춤을 추면서 각자 제각각의 삶의 여행으로 떠난다. 그래서 이 책의 여운이 더 오래 남는다.


아이는 처음에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서 춤을 추지만 곧 이내 엄마, 아빠의 손을 놓고 자신만의 춤을 추려한다. 언제나 아이 곁에서 아이를 지탱해 주던 부모의 도움 없이 홀로 균형을 잡고 높은 곳에 올라가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면 부모는 아이에 대해 괜한 걱정을 한 게 미안해지기도 하고,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는 어느새 성장하여 홀로 자신만의 춤을 추게 된다.


이 책 속 삶의 여정을 통해 아이는 어린이가 되고, 어린이가 어른이 되기까지 부모의 역할은 걱정하고 자신의 곁에 두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 아이를 믿고 응원하며 기다려주며 무한한 사랑을 주는 것임을 다시금 깨달아본다. 그리고 삶의 그 어떤 순간도 걱정하거나 두려워할 필요없이 재밌는 여행이기에 그냥 받아들여도 좋을 듯 싶다. 경쾌하고 사랑스러우며 삶의 즐거운 모습들을 담아내었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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