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 먼로] 아주 위험한 과학책

아주 위험한 과학책 ㅣ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위험한 과학책>, <더 위험한 과학책>으로 전세계 과학 덕후들을 사로잡았던 랜드 먼로 시리즈의 신간이다. 랜드 먼로에게 날아드는 갈수록 더더 위험하고 엉뚱해진 질문들에 대한 가장 과학적인 답변을 찾아내는 그의 집요함과 너무나 적절한 대답들은 과학이 이토록재밌고 명괘한 것인지를 깨닫게 만든다.

<위험한 과학책>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이 책, <아주 위험한 과학책>이 공유하는 원제는 '만일 ~ 한다면 어떻게 될까?'의 뜻인 'what if?'다. 그렇기에 표지 그림에서도 'what if? 2'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책은 제목에 아주 걸맞게 온갖 이상한 '~한다면'의 질문들과 그게 대한 답들이 담겨져 있다. 세상 그 어디에도 물어볼 생각을 못했던 정말 엉뚱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게 어쩌면 아무짝에도 쓸 데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재미있는 것은 아마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듯 싶다.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 본적이 있는 이 책에 두번째로 담긴 질문 '헬리콥터이 회전날개를 손으로 잡고 있는데 누가 시동을 걸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에 대한 답 역시 과학적이며 재밌다. 책에 명시 된 것처럼 영화에서 본 장면과 같이 헬리콥터의 날개에서 바로 떨어지게 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헬리콥터의 날개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처음 한 바퀴을 도는 데 10~15초의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회전하여 시야에서 사라지기 전까지는 꽤 오랫동안 조종사와 불편한 눈맞춤을 해야한다는 거다. ㅋㅋ

그리고 이 책의 매력이자 웃음 포인트는 바로 졸라맨으로 그려진 유쾌하고 재미난 그림과 저자만이 유머감각이 듬뿍 담긴 각주의 설명이다. ㅎㅎ 읽다보면 절로 낄낄거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재밌다.

다시 헬리콥터 이야기로 돌아와 헬리콥터의 날개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조종사 앞으로 두번 지나가지는 않게 된다고 한다. 날개의 표면에 매달려 있기란 날개가 멈춰 있을 때에도 힘든데 돌아간다면 한 바퀴를 돌기 전에 놓치게 될 것이다. 헬리콥터의 회전 날개는 꽤 크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날개에 매달려 있다면 그 지점에서 이미 몸이 눈에 띄게 밖으로 밀려나고, 원심력 때문에 5 ~ 10 킬로그램중 정도 더 무겁게 느껴지게 될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헬리콥텅의 회전날개는 땅에서 꽤나 가까이 있기 때문에 작은 부상과 자존심의 상처(요런 표현들이 너무 재밌다. ㅎㅎ)만 남기고 살아날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어떻게든 계속 매달려 있다면 상황은 아주 빠르게 더 나빠질 것이라고 한다. 날개가 완전히 한 바퀴를 돌 때쯤이면 원심력이 중력보다 강하게 몸을 밀어낼 것이며 더해지는 힘은 한사람이 더 매달려 있는 것 같이 커질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매달려 있고 싶다면 손에 날개를 묶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ㅎㅎ이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 본다. 요렇게 이 책은 아주 질문에 대한 진지하게 과학적으로 답을 해주고 있다. 읽다보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는 것도 물론이고 과학적 지식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정말 기상천외한 질문들이 이 책에 가득한 데 그 중 하나를 예를 들자면 "몸의 99퍼센트가 물이 되려면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하나요?"에 대한 답을 계산해보면 우리는 1900L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한다. 친절하게 계산식을 통해 답을 구한 후 "자, 해봅시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센스.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저자는 그 어떤 질문에도 진지하고 신중하며 과학적으로 답하고 잇따. 최신 연구를 참조하고 필요하다면 분야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명확하고도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재미있으며, 때로는 무시무시하기도 하도 유쾌하기도 하며, 웃음을 떠나지 않게 만드는 그림을 쉴 새 없이 넣어서 책을 읽는 내내 낄낄거리게 만든다. 그리고 특수하고도 극한 상황에서 세상이 과학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고 유익하다. 너무나 쓸모 없는 답이라고 할지라도 그래도 재밌고, 과학적이라 추천해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