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용맹이 2 - 기다려는 어려워! 난 책읽기가 좋아
이현 지음, 국민지 그림 / 비룡소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2022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상 아너리스트이자 <푸른 사자 와니니>의 이현 작가의 유년동화 시리즈 <오늘도 용맹이>의 두번째 책이다. <오늘도 용맹이 1>은 한 집에 살게 된 두 강아지 용이와 맹이가 서로를 알아가고 또 인간과 한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 어린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오늘도 용맹이>는 개들의 시선과 입장으로 이야기를 진행하여 기존의 다른 동화와는 조금은 달라 더 매력적이며, 이 책에서도 역시 두 주인공 용이와 맹이의 시선으로 배려와 기다림을 인간이 아닌 개들의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아랫집 201호 아줌마가 용이와 맹이의 소리가 시끄럽다면서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201호에는 태어난 지 석달밖에 안된 아기가 있는데, 아기가 용이와 맹이 짖는 소리 때문에 잠을 설친다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용이랑 맹이만 시끄러운 건 아닌데 말이다. 1층부터 5층까지 집집마다 온종일 시끌시끌한데 용이와 맹이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시끄러운 건 용이와 맹이의 짖는 소리가 아니라 사람이다. 사람들이 얼마나 시끄러운지 아마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용이와 맹이에게는 그 소리가 다 들린다. 하지만 아빠도 언니도 아무것도 모르고 용이랑 맹이 탓만 한다. 조용한 빌라에서 용이랑 맹이가 시끄럽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용이랑 맹이는 아빠와 언니가 좋다. 왜냐면 아빠랑 언니는 용이와 맹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산책을 함께 해주기 때문이다. 


비록 목줄을 해야지만 가능한 산책이지만 용이와 맹이는 즐겁다. 어제도 그제도 맡았던 냄새도 있지만 매일매일 달라지는 냄새도 있다. 냄새 하나하나 용이랑 맹이에겐 즐겁다. 세상에는 똑같은 냄새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개들 냄새도 많다. 용이가 아는 개도 있고, 처음 냄새를 맡아 보는 개도 있다. 첫냄새부터 마음에 쏙 드는 친구도 있고, 어쩐지 친해지기 어려운 냄새도 있다. 용이도 뒷다리 하나를 번쩍 들고 오줌을 뉜다. 이렇게 하는 건 '난 용이다!'라는 뜻의 냄새를 남기기 위해서다. 


신나는 산책길이지만 용이는 초록 대문 집이 가까워지면 발걸음이 느려진다. 그 이유는 바로 초록 대문 집에서 괴물딱지의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어째, 언니와 아빠가 한 눈 판 사이 툭 끊어진 산책줄을 뒤로 하고 맹이가 그 초록 대문 집으로 들어가고야 말았다. 

맹이가 들어가자 '컹커어엉! 커어엉!' 괴물딱지가 천둥 같은 소리로 짖어댔다. 그리고 맹이 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아빠는 그제서야 초록 대문 집에 큰 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맹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커피 가게 사장님 말씀에 의해 초록 대문집에 사는 큰 개는 다행이 안내견으로 일하다 은퇴한 리트리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빠와 언니는 겨우 안심한 얼굴이 되었고 맹이보고 나오라고 하지만 도저히 대문 아래로 맹이는 나올 수가 없다.


결국 초록 대문 집주인에게 부탁하려 하지만 아까 그 집 주인인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차를 타고 나가셨단다. 언제 들어오질지도 모르고, 전화 번호도 모른다. 이제 꼼짝없이 집주인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언제쯤 맹이는 다시 아빠와 언니, 용이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집 안에서만 오롯이 지내야 하는 요즘의 반려견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숙명이기도 하다. 주인이 돌아와서 함께 나가 주어야만 반려견들은 산책을 할 수 있고, 함께 있을 수 있다. 그 시간이 올 때까지 반려견들에게는 대부분의 시간이 기다림의 연속이다. 이 책에서는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용이와 맹이의 상황을 오히려 아빠와 언니가 반려견들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바꾸어서 역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기다림의 끝에는 달콤한 만남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만나게 된 용맹이 가족은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오늘도 새롭게 용맹해지는 비법을 또 하나 알아간다. 사람의 입장이 아닌 강아지의 입장에서 강아지의 시선으로 담아내는 이야기들은 이렇게 우리에게 기다림에 대해 역지사지의 입장이 되어보게 만든다. 그리고 귀엽고 코믹한 그림은 이러한 용이와 맹이의 이야기 속에 쏙 빠지게 만든다. 다음에 이어질 용이와 맹이의 이야기는 또 어떤 것일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오늘도 더 용맹해져가는 용이와 맹이의 다음 이야기를 또 기다려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