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 독자에서 에세이스트로
배지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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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레시피>, <환상의 동네서점>의 배지영 작가의 시간이다.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이라는 제목을 가만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일렁인다. 이 책은 글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쓰고 싶은 사람'의 욕망에 불을 지피는 글쓰기 에세이이자 실현 가능한 조언을 담고 있다. 저자는 지난 몇 년간 글쓰기 수업을 통해 쓰고 싶은 사람의 욕망을 건드리고, 꾸준히 끝까지 쓰게 격려하고, 쓴 글이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을 얻도록 이끌어왔다. 그 과정과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싶은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미래의 쓰는 사람'들에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참 좋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자신이 왜 글쓰기를 하게 되었는지, 무엇을 쓰는지에 관한 이야기로 이 책을 시작하고 있다. 재미있어서 혼자 오래 썼던 저자는 쓰면 쓸수록 공감해주는 독자들이 늘었고, 그토록 근사한 경험을 글쓰기 수업에서 전하려고 했다. 지루하고 힘들어도 글을 완성하고 환희를 만끽하는 '쓰는 사람'들을 위해, 그 사람들 덕분에 이 책이 나오게 되었다고 말한다. 글쓰기를 통해 타인과 연결될 수 있고, 살아가는 일에 영향을 미치며 뜻밖의 장소로 데려간다는 저자의 말을 한번 믿어보고 싶다. 쓰는 일이 이토록 매력적인 일이라는 것을 나자신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하기에 나또한 이렇게 블로그를 쓰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일상을 표현하고 블로그 이웃들의 공감과 위로들이 사실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게다가 블로그 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표현의 자유가 아주 보장된 시대이다. 유튜브, SNS 등등 개인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아주 다양한 채널이 존재하고 있다. 게다가 이제는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할 수 있는 그야말로 에세이의 전성시대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사람'이 되는 일은 아직도 두렵고 막연하다. 시중에 나와있는 글쓰기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있음에도 과연 나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무엇을 써야 하는 지에 관한 막연함과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나같은 평범한 사람도 글을 쓸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나자신에게 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에게 글쓰기 수업을 받고서 '쓰는 사람'이 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와 그들의 글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특별하지 않으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너무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그들의 이야기들은 나에게는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쓰는 사람이 되어 행복해 하는 그들의 모습들이 연상이 되었고, 그들의 기쁨이 얼마나 큰 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구체적인 글쓰기 과정도 세세하게 담고 있다. 저자는 글쓰기의 과정은 무조건 꾸준함이라고 말한다. 꾸준히 쓰기 위해 꾸준히 글감을 찾고 가꾸고 필요에 따라 꺼내는 방법, 한 독자를 설정해 놓고 써나가는 방법, 글의 구체적이고 자세한 정도, 문장의 부호와 문단 나누기등 구체적인 방법들을 저자 본인의 경험과 글쓰기 수업에서의 예시를 통해 낱낱이 담고 있어 자기계발서와 같은 실제적인 도움과 방법들을 많이 담고 있다. 그리고 '글쓰기는 품질보다는 생산량'이라며 완벽하지 않아도 많이 써보라는 저자의 말은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이들에게 많은 용기가 될 듯 싶다.

글쓰기 수업이 끝나도 단체 메시지방을 통해 서로의 글쓰기를 독려하고 응원하며 함께 하는 저자와 사람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감동적이다. 이토록 글쓰기에 진심인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쓰는 사람으로 존재하고 픈 나에게는 용기를 듬뿍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 속의 쓰는 사람들은 삶의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하여 나를 표현하고나면 마음이 후련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글 한편을 쓰면 대단한 걸 이룬 것 같다고. 나만의 이야기가 뻗어나가 만나 본적이 없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 통쾌하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을지라도 글쓰는 자신은 달자졌다고. 그래서 이제 글쓰기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이유가 사라졌으로 날마다 쓰는 사람이 되었다고 말이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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