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정리하는 중입니다 (루나 에디션)
이평 지음 / 부크럼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인간관계에서 고민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살면 살수록 더 어려운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이렇게 인간 관계로 인해 머릿속이 복잡한 사람들에게 사이다와 같은 발언들이 가득 담겨져 있다. 머릿 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인간 '관계;에 관한 문제들을 속 시원히 정리해 주고 나아가 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글로 많은 독자들에게 애정을 받았던 <관계를 정리하는 중입니다>가 2021년 새로운 에디션으로 출간한 것이다. 표지 속의 조금씩 차오르는 달처럼 이 책을 통해 다른 누군가와의 관계로 인한 고민과 복잡했던 마음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좀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싶다. 

살다보면 이유를 알지 못한 체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인정하면서 살기에도 참 짧은 시간인데, 어떤 이유든지 간데 남을 까 내리기에 바쁜 사람들. 가만히 있으면 '가만히'로 대하는 사람들 말이다. 참 답이 안나오는 관계를 마주치지 않고 살면 좋은데, 어찌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는가. 그럴 때는 그 관계에서 전전긍긍할 필요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누군가 이유 없이 너를 싫어하면 싫어할 이유를 하나 만들어줘라'라고 말하는 저자의 사이다 같이 속시원한 발언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참 간단 명료한 방법이 있었는데 그동안 나는 속을 끓였구나 싶기도 하고 말이다. 이유도 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아까운 나의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는 이를 팍팍 내는 이들에게는 망설이지 말고 유유상종으로 대하라는 저자의 말이 그동안의 나의 방식과는 너무나 달라서 마음에 든다. ㅋㅋ

이런 사람은 꼭 있지 않나 싶다.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우면서 남에게는 칼같이 냉정한. 사실 이런 사람과의 시간은 참 피곤하다.  어떤 관계가 당연한 게 있겠는가. 상대방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야지 그 사람과의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데, 자신은 상대방에게 함부로 자기 마음대로 대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이해하라니. '소중한 사람과는 소중한 이야기만 좋은 사람과는 좋은 말만 공유하며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이 되어야 한다.(p35)'라는 저자의 말처럼 자신이 상대방으로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소중하게 대해야 하며 그래야 그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누군가가 힘들어 보일 때 자기 기준에 맞춰서 충고 혹은 조언을 하는 이들은 사실 불편하다. 듣기는 하지만 그다지 다가오지도 않는게 현실이기도 하다. 힘들고 지친다고 누군가가 다가온다면 그저 누군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일, 그것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은 제각각이므로 자신이 언제 제일 행복한지를 알아두는 것도 필요할 듯 싶다. 맛있는 음식 혹은 따스한 차 한잔, 혹은 햇빛을 받으면서 잠시 산책하는 일 등등. 무언가를 하는 게 자신을 다시 행복의 경계선에 가까이 가게 하는 지를 알아두면서 조그마한 행복이라도 누리면서 사는 일, 그것이야 말로 행복한 삶을 사는 자세일 것이다. 

저자는 한껏 처지고 우울함에 정신을 못 차릴 때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사는 버릇이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사소한 즐거움일 수도 있고, 어찌보면 돈낭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고 소소한 것에도 행복해질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는 돈낭비로 보일지도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소비가 아닐까 싶다. 소소하고 작지만, 너무 익숙해져서 지나치곤 했지만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사는 사람이야 말로 큰 행복도 누릴 수 있음을 잊지 말기를 바래본다. 

책 제목인 관계를 정리한다는 말은 어쩌면 너무 살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로 인해 자신의 너무 지치고 힘들 상태라면 가끔씩은 그 관계들을 정리할 필요도 있지 않나 싶다. 방청소를 하듯이, 책상 정리를 하듯이 말이다. 구지 나에게 필요하지 않는 관계라면 더이상 그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자신의 감정과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 책은 어쩌면 누군가는 절대로 하지 못할 관계에 대한 사이다처럼 속 시원한 짧은 글들로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나자신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타인의 시선 때문에, 타인의 말 때문에, 그리고 언젠가는 끊어질 관계 때문에 더이상은 힘들어하지 않도록 자신을 둘러싼 관계에 대한 정리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 나 자신이 행복해야 이 세상도 아름다워질 수 있음을 잊지 말자. 그렇게 이 책을 통해 복잡하고 힘든 관계에서 벗어나 내 마음의 여유와 행복을 더 풍성하게 채울 수 있기를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