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의 학교 사계절 중학년문고 37
김혜진 지음, 윤지 그림 / 사계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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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에 아주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중에 학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 곳이 아닐까 싶다. 매일 똑같은 교실, 똑같은 책상과 의자에서 수업을 받았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작년에는 한동안 학교에 가지조차 못했다. 그나마 올해부터는 등교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여 작년처럼 학교에 아예 자지조차 못하는 일은 없다. 이제는 내 방과 교실이 모두 수업을 받는 장소가 된다. 그렇게 보면 우리집이 하나의 학교가 되기도 한다.

<일주일의 학교>에서 아이들은 매일 매일 다른 학교에 간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학교와는 너무나 다른 학교들이 존재하는 <일주일의 학교>. 이 책을 통해 날마다 다른 학교를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신나하였다.

이 책의 학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학교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다. 월요일의 학교에는 언제나 비가 오기 때문에 우선이 필수다. 운동장은 늘 반쯤 빗물에 잠겨 있어서 운동장에서 체육을 할 수는 없지만, 옥상 정원에서 구름을 만져 볼 수 있다. 그리고 화요일의 학교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거대한 체육관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요일에 학교에 갈 때에는 반드시 운동화를 신고가야 한다. 나무 벽을 기어오르고 평형대를 통과해야 교실로 들어갈 수 있고, 칠판에 적힌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단 그 앞에까지 구르기를 해야 하며 정글짐을 통과해야지만 급식실에 갈 수 있다. 수요일의 학교에서는 잠긴 것들을 열어야한다. 그래서 수요일의 학교를 갈때는 반드시 열쇠 주머니를 들고 가야한다. 교문부터 교실 문, 책상 서랍에 급식 도시락까지 모두 열쇠로 열어야지 들어갈 수 있고, 사용가능하다. 목요일의 학교는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등교하는 밤의 학교다. 학교의 위치는 가끔 바뀌지만 가는 시간만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금요일의 학교는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지금 존재한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금요일의 학교는 아이들이 직접 지어야 하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날마다 다른 학교에 가는 '나'는 어느날 불쑥 나타난 전학생에게서 신기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아이는 이제까지 매일 똑같은 학교에 다녔다는 것이다. 세상에 그런 지겨운 학교가 있었다니! 이때부터 주인공 '나'의 학교이야기가 시작된다. 언제나 비가 오는 월요일 학교에서 비가 오지 않은 날 일어난 소동, 화요일의 학교에서 잃어버린 반지를 찾기 위해 벌어진 소동에서 수요일의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을 만난 일, 한밤중에 등교하는 목요일의 학교에서 벌어지는 신비한 일에 직접 만들어야 하는 금요일 학교에서 지붕이 날아간 사건까지 말이다. 학교에 그리 관심도 기대도 없고, 그저 엄마가 가라고 해서, 결석은 절대로 안된다고 해서 학교에 전학온 아이는 나의 학교 이야기에 점점 빠져든다.


매일 비가 내리는 월요일의 학교에서 비가 오지 않은 날 아이들은 옥상에 올라가서 구름을 만지게 된다. 구름을 실제로 만지면 어떨까라는 상상은 누구나 한 번은 해보지 않았을까. 이 책의 아이들이 저마다 구름을 만지고서 말하는 장면에서 우리집 2호는 완전 이야기에 폭 빠져서 자신도 구름을 한번 만져보고 싶다며 아주 신나서 말했다. 2호가 차가운 액체 괴물과 같다는 의견을 마구 제시하자, 중 2인 1호는 아마 구름을 만지면 사람의 체온으로 인해 바로 녹을 꺼라는 나름 과학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그렇게 구름에 대해 한참의 논쟁을 하게 만든 월요일의 학교 이야기. 이 책은 이렇게 각 학교별 독립적인 에피소드들을 소재로 아이들과 무궁한 상상의 이야기들을 하게 만드는 마력을 가졌다.

<일주일의 학교>에 등장하는 학교는 저마다 독특한 개성과 규칙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비밀들을 간직하고 있다. 그 학교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에 폭 빠지게 된다. 그리고 각각의 학교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 학교의 비밀을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각 학교가 지닌 매력에 폭 빠져서 책을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마구 펼치게 만든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교에서 아이들이 펼치는 사건과 사고들의 이야기와 각 학교별 비밀이 궁금하신 분들은 꼭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추천해본다.

이 책의 일주일의 학교는 특별하게 보이지만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전혀 다르지 않다. 장소는 매일 바뀌지만 현실에서처럼 <일주일의 학교> 이야기 속 아이들은 엉뚱한 일을 벌이기도 하고 실수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 속의 어른들의 모습은 현실과는 달리 조금 특별하다. 책 속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누군가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일과 학기 싫은 일이 무엇인지를 듣고, 존중하며 기다려준다. 그리고 가르치지만 평가를 하지 않는다. 우리 어른의 역할은 바로 아이들이 스스로 위험에 쳐하게 되면 미리 알려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실수를 하였을 경우 그 실수를 만회하거나 엉망이 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해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역할이 아닌가 싶다.

현실의 학교는 너무나 획일화된 곳으로 여겨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발휘하거나 상상력을 마구 펼치기에는 힘든 곳으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이 책 속의 일주일의 학교는 우리가 학교에 대하여 가졌던 고정관념들을 깨트린 곳으로 날마다 다른 학교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신나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이야기 속 아이들도 자신과 다를바가 없음에 안심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야기 속 아이들이 실패에 주눅들지 않고 다시 해야할 일들을 스스로 결정하고 도전하는 모습에서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용기를 얻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학교라는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친구들이, 선생님이, 그리고 내가 더 중요한 것이라는 메세지를 아이들이 읽어내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있다는 것 말이다. 매일 다른 학교를 꿈꿔보고, 그 안에서 벌어질 사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난 <일주일의 학교>, 아마 많은 아이들이 아주 많이 좋아하는 책이 될꺼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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