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구워 먹기 초록달팽이 동시집 28
이시향 지음, 민지은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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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향 시인의 동시집을 읽으며 ‘잘 쓰는 시보다 진심이 담긴 시를 쓰고 싶었다’는 시인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 말처럼, 그의 시에는 향기가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은은하게 피어나는 시의 향이 마음 한구석을 따뜻하게 덮어 준다.

풍선을 닮은 <도라지꽃> , 햇살을 담은 <햇살 주머니> , 어릴 적 달팽이의 더듬이를 만지던 기억을 소환하는 <달팽이 생각> , 저녁놀의 동요를 닮은 <노을> 등등 짧은 구절마다 어린 시절의 감정이 아련히 담겨있다.

가을의 깊은 향기가 스며드는 <모과>는 모과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듯하고, 자연이라는 집이 그리워 다시 길을 나서는 <민.......달팽이>의 여정이 왠지 부럽게 느껴진다.

<소독차>는 하얀 연기를 내뿜는 소독차를 따라 달리던 어린 날의 웃음소리가 문득 귀에 맴돌고, 그 시절의 순수함이 되살아난다.

<숨바꼭질하는 양말>에서는 일상의 사소한 풍경을 소재로 양과 말로 새롭게 의미부여하여 유쾌하면서도 신선했고, <낮달> 을 바라보는 아이와 엄마의 대화에서는 사랑이 몽글몽글 번지며 사랑스러운 얼굴이 그려지며 절로 미소짓게 만든다.

<꿈틀 낙지> 를 따라가다 보면 꿈틀대는 낙지탕탕이가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광경이 선명하게 그려지고 입가에 군침이 돌게 한다.

책제목이기도 한 <초승달 구워 먹기> 는 왜 책표지에 어두운 색을 사용했을까? 궁금했는데 시인의 상상력과 따스한 유머가 재미있기도 하면서 그 속에 요즘 아이들의 고단한 일상을 함축적으로 내포하고 있어서 마음이 씁쓸했다.

<그림 그리는 저어새> 는 시인의 관찰력과 감수성이 빛이 나는 동시였고, <우리에게는 새로운 것이 필요해> 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틀에 박힌 획일화된 교육이 아닌 자유롭고 창의적인 세상을 맘껏 누리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네를 타면>을 읽으면 그네 하나로 세상이 행복했던 나의 유년시절과 잊고 있었던 내 아이들의 소중한 추억이 떠오른다. <눈사람 어디 갔어?>에서는 사라져가는 겨울의 순수함과 지구 온난화로 아픈 지구의 고통이 동시에 느껴진다.

시 속에는 웃음과 그리움, 그리고 삶을 담담히 위로하는 온기가 들어 있다. 또한 그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태화강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게 한다.

<흐놀다>하는 표현이 생소했지만 새로운 낱말의 의미를 알게 되어 좋았으며, 어쩌면 시인이 사랑했던 반려견이 그리워서 지은 동시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시향 시인의 동시집은 잊고 있던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불러내어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며, 시인의 섬세한 시선에 감탄과 기쁨을 느끼게 한다.

시인의 따뜻한 감성 속에서 태어난 동시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햇살처럼 따스하게 위로해주면 좋겠다. 시인의 마음을 비추는 맑은 거울 같은 시들을 넘기다 보면 아름다움 속에 작은 씁쓸함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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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의 사춘기 초록달팽이 동시집 27
김갑제 지음, 송민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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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의 사춘기〉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마음이 끌렸다.
요즘 사춘기를 겪는 우리 아이들을 떠올리며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펴는 순간부터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총 4부로 구성된 동시집은 말맛과 정서, 그리고 따스한 시선이 고루 담겨 있다. 그중에서도 1부의 〈대구라예〉는 읽을수록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정겹다. 마지막 연의 “니 꽁치는 거 아이지? 어데예, 대구라예~”라는 말에선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뻥이야!〉처럼 장난기 가득한 시에서는 아이들의 솔직함과 귀여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댕댕이의 사춘기〉는 제목처럼 사춘기 아이들의 모습을 꼭 닮았다. 씻으라 하면 딴청 피우고, 다가가 안아주려 하면 슬쩍 몸을 피하는 내 아이들의 모습이 꼭 ‘댕댕이’ 같아 사랑스럽고 웃음이 나기도 한다.

2부의 〈다 봄이야〉는 ‘봄’의 계절감과 ‘보다’의 의미가 겹쳐져, 말 그대로 봄을 보게 만든다. 읽다 보면 입가에 달래 냉이 씀바귀 나물 캐보자~~ 봄노래가 절로 흘러나온다. 〈하얀 발자국〉에서는 눈밭의 발자국을 ‘이불 깁는 바느질’에 비유하는 표현이 참 섬세하게 느껴졌는데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 발자국을 따라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북극곰의 기도〉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터전을 잃은 북극곰의 안타까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3부의 〈아니랄까 봐〉, 〈뽀글 미장원〉, 〈생활통지표〉에서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국민학교 시절, ‘수우미양가’로 나뉘던 성적표와 동네 미장원에서 보자기를 쓰고 뽀글뽀글 파마하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OO이 아니랄까 봐…” 하시던 할머니의 말투까지 들리는 듯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4부의 〈귤 껍질의 땀구멍〉과 〈용왕님의 분노〉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인간의 무책임함을 꾸짖으면서도, 그 안에 깃든 생명에 대한 연민이 느껴진다.

바다를 오염시키고 생태를 파괴하는 이들을 향한 용왕의 분노가 치솟는 한편, 가여운 바다 생물들을 굽어살피는 측은함이 교차하며, 마음에 거대한 파도를 일으킨다.

아마도 작가님의 마음이 용왕님에게 투영된 것은 아닐까? 이 동시를 읽는 어린이에게도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닿을 것이다.

〈댕댕이의 사춘기〉는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는 부모의 눈길을 느낄 수 있어서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언어의 다리, 그 위에 따뜻한 시 한 줄이 놓여 있다. 부모와 아이, 삼대가 소통하며 함께 도란도란 추억을 떠올리며 읽을 수 있는 정겨운 동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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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 앞이 환하다 초록달팽이 동시집 24
김시민 지음, 배순아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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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민 시인의 <교문 앞이 환하다>는 시 한 편 한 편이 마치 가족의 추억을 담은 작은 앨범처럼 펼쳐진다. 아이와 엄마, 아빠의 하루하루가 시인의 눈길을 따라 촘촘하게 그려져 잔잔한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1부의 <나 같으면 지금>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정겨운 가족>은 마치 우리 가족을 보는 듯해서 웃음이 났다.
“보고 싶었어, 우리 딸!” 하고 속마음을 대신 전하는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의 금붕어 목소리는 마치 내 부모님의 마음 소리처럼 들려서 찡하게 만든다.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의 금붕어 목소리는 “보고 싶었어, 우리 딸!”이라는 부모님의 마음의 소리처럼 들려서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

2부에 실린 <학교 폭력>, <한글날>, <에휴>, <무거운 말> 등의 동시들은 공부하느라 지친 아이들의 무거운 마음과 학교와 세상에서 부딪히는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에휴” 하고 내뱉는 한숨조차 시인의 글이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손길처럼 느껴진다.

3부 중 <조사의 아픔> 은 남편에게 했던 말을 복사한 것처럼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특히 <초점>은 비 오는 날 엄마의 조마조마한 심정, 우산을 쓰고 개미처럼 줄지어 걷는 아이들의 하교길은 마치 한 편의 수채화처럼 펼쳐지며, 류재수 작가님의 그림책 <노란 우산>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4부 <벌>에서는 엄마의 마음을 벌로 표현한 작가의 섬세한 관찰력이 돋보이며, 엄마를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이 따스하게 전해진다.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는 모습을 공습경보로 비유한 <민들레 전사>는 마치 천진만만한 아이들이 비행하는 것처럼 익살스런 표현이 신선하다. 김시민 시인의 동시들은 어린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가족의 사랑과 그리움, 애잔함 등 삶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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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베어먹은 늑대 초록달팽이 동시집 25
이상인 지음, 김지원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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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베어먹은 늑대>는 책표지의 늑대처럼 익살스러우면서 어린 아이의 마음을 대변한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중 특히 <바다 세탁기>에서는 세탁기의 물살을 파도치는 물결로 그려낸 비유가 인상적이다. 파도의 물결을 닮은 세탁기라니 작가의 눈이 얼마나 섬세하고 예리한지 느껴진다.

<도라지꽃>을 읽으니 문득 돌아가신 할머니 얼굴이 생각난다.
한 송이 도라지꽃이 피어날 때마다, 할머니의 미소도 그 안에서 다시 피어나는 듯하다. <달을 베어먹은 늑대>는 동화처럼 들리는 시다. 읽다 보면 이덕화 작가의 <100개의 달과 아기 공룡>이 자연스레 생각난다. 달을 내뱉으며 울부짖는 늑대를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나는데 삽화 또한 시의 감성과 잘 어울린다.

2부 <셀카> 속 아이의 마음에는 금세 토라졌다가도 금세 웃어버리는 어린 마음의 순수가 깃들어 있다. <다 까 먹었다>의 표정은 장난스럽고 사랑스러워 저절로 웃음을 부른다. <가족사진>의 ‘가족은 함께 맞추어 가는 퍼즐 상자’라는 표현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이 부의 시들은 아이들의 하루를 감싸는 작은 사물들 필통, 책가방, 연필깎이, 핸드폰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사물 하나하나가 말을 걸어오는 듯, 시인의 세밀한 관찰력과 따뜻한 상상력이 돋보이며, 읽는 내내 아이들을 향한 응원의 마음이 전해진다.

3부 <운동장의 품>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아도 된다고, 모두를 품어주는 넓은 운동장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장맛비>에서는 비를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즐기는 모습이 <여름이 온다>의 그림책 한 장면이 떠오른다.

4부 마지막 장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제주도의 바람에 포근히 물든다. <제주도 귤밭>에는 둥글둥글 넉넉한 인심이 흐르고, <돌하르방>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제주도 돌담>처럼 이웃과 마주 앉아 오순도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항구의 나무들> 속에서는 아빠의 고깃배를 기다리는 아이의 눈빛이 선하게 그려지고, <두리둥실>에서는 바다를 품에 안고 살아가는 어부의 고단한 하루를 어루만지는 시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 동시집은 때로 엉뚱하고, 때로 포근하며, 제주 바람처럼 자유롭다. 달을 베어먹은 늑대처럼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을 담았다. 읽는 이로 하여금 제주도의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제주도의 아름다운 바다를 느끼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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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덮고 자는 냥이 초록달팽이 동시집 26
이오자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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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자 시인의 말에는 따스한 온기가 묻어 있다. 작가님에게 동시란 “가슴 설레게 하는 친구, 그늘진 마음을 밝혀줄 햇살 한 줄, 얼룩진 마음을 씻어낼 샘물, 그리고 시간 속에 빠져드는 꿈속 같은 존재”라고 하신다. 이 말이 시인의 마음을 가장 잘 드러나 있다.

이 동시집은 총 5부로 나뉘는데 1부 아슬아슬 조마조마 에서는 <걱정> 제목처럼 물범을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이 참 다정하게 다가온다.
2부 콕콕콕 촉촉촉은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촉촉해진다
.
3부 초롭초롭 나란나란 에서는 금낭화를 요정으로 그려낸 시인의 상상력이 눈부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로 요정이 팔랑이며 지나가는 듯하다.
<보리수 열매> 를 읽다 보니 어린 시절 집안 울타리에는 각종 과실나무로 가득했고, 여름이면 보리수나무 그늘 아래서 ‘보리똥~파리똥’의 장난스럽게 외치던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시인은 그 보리수 열매를 귀걸이에 비유했는데 시인의 눈빛은 여전히 아이처럼 순수하고 해맑다. 이오자 시인의 시에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살아 숨 쉰다. ‘초롭초롭’ 이라는 소리를 마음속으로 읊으면 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4부 척하면 척척 척하면 착착 에서는 이별의 여운이 남는다.
<떠난 자리> 에서 그림작가는 ‘누군가 떠난 자리’를 텅 빈 구멍처럼 표현하며 시의 여백을 빛나게 한다. 그 허전함 속에는 따뜻한 마음이 숨어 있다.
<소문>과 <달구경 >은 귀엽고 정겹다. 그림자들이 수어로 소문을 내는 장면을 상상하니, 실습기간동안 수어로 이야기를 나누던 어르신들과 젊은 청년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붕어빵을 건네주시던 OO할아버지의 미소도 함께 그려진다.

마지막 5부 복작복작 두런두런 에서는 생명의 숨결이 느껴진다. <밤> 에서는 까만 고양이가 밤을 덮고 잠드는 포근한 풍경이, <갯바위> 에서는 바위가 마치 심장을 가진 듯 생명을 불어넣었다. <풍력기> 를 발레리나로 비유한 시인의 감성은 섬세하면서도 경쾌하다.

이오자 시인의 동시는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아마도 시인님의 마음이 그러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를 읽는 동안 내 마음 또한 그 온기로 물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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