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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 앞이 환하다 ㅣ 초록달팽이 동시집 24
김시민 지음, 배순아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7월
평점 :
김시민 시인의 <교문 앞이 환하다>는 시 한 편 한 편이 마치 가족의 추억을 담은 작은 앨범처럼 펼쳐진다. 아이와 엄마, 아빠의 하루하루가 시인의 눈길을 따라 촘촘하게 그려져 잔잔한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1부의 <나 같으면 지금>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정겨운 가족>은 마치 우리 가족을 보는 듯해서 웃음이 났다.
“보고 싶었어, 우리 딸!” 하고 속마음을 대신 전하는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의 금붕어 목소리는 마치 내 부모님의 마음 소리처럼 들려서 찡하게 만든다.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의 금붕어 목소리는 “보고 싶었어, 우리 딸!”이라는 부모님의 마음의 소리처럼 들려서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
2부에 실린 <학교 폭력>, <한글날>, <에휴>, <무거운 말> 등의 동시들은 공부하느라 지친 아이들의 무거운 마음과 학교와 세상에서 부딪히는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에휴” 하고 내뱉는 한숨조차 시인의 글이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손길처럼 느껴진다.
3부 중 <조사의 아픔> 은 남편에게 했던 말을 복사한 것처럼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특히 <초점>은 비 오는 날 엄마의 조마조마한 심정, 우산을 쓰고 개미처럼 줄지어 걷는 아이들의 하교길은 마치 한 편의 수채화처럼 펼쳐지며, 류재수 작가님의 그림책 <노란 우산>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4부 <벌>에서는 엄마의 마음을 벌로 표현한 작가의 섬세한 관찰력이 돋보이며, 엄마를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이 따스하게 전해진다.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는 모습을 공습경보로 비유한 <민들레 전사>는 마치 천진만만한 아이들이 비행하는 것처럼 익살스런 표현이 신선하다. 김시민 시인의 동시들은 어린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가족의 사랑과 그리움, 애잔함 등 삶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