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자 시인의 말에는 따스한 온기가 묻어 있다. 작가님에게 동시란 “가슴 설레게 하는 친구, 그늘진 마음을 밝혀줄 햇살 한 줄, 얼룩진 마음을 씻어낼 샘물, 그리고 시간 속에 빠져드는 꿈속 같은 존재”라고 하신다. 이 말이 시인의 마음을 가장 잘 드러나 있다. 이 동시집은 총 5부로 나뉘는데 1부 아슬아슬 조마조마 에서는 <걱정> 제목처럼 물범을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이 참 다정하게 다가온다. 2부 콕콕콕 촉촉촉은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촉촉해진다. 3부 초롭초롭 나란나란 에서는 금낭화를 요정으로 그려낸 시인의 상상력이 눈부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로 요정이 팔랑이며 지나가는 듯하다.<보리수 열매> 를 읽다 보니 어린 시절 집안 울타리에는 각종 과실나무로 가득했고, 여름이면 보리수나무 그늘 아래서 ‘보리똥~파리똥’의 장난스럽게 외치던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시인은 그 보리수 열매를 귀걸이에 비유했는데 시인의 눈빛은 여전히 아이처럼 순수하고 해맑다. 이오자 시인의 시에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살아 숨 쉰다. ‘초롭초롭’ 이라는 소리를 마음속으로 읊으면 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4부 척하면 척척 척하면 착착 에서는 이별의 여운이 남는다.<떠난 자리> 에서 그림작가는 ‘누군가 떠난 자리’를 텅 빈 구멍처럼 표현하며 시의 여백을 빛나게 한다. 그 허전함 속에는 따뜻한 마음이 숨어 있다. <소문>과 <달구경 >은 귀엽고 정겹다. 그림자들이 수어로 소문을 내는 장면을 상상하니, 실습기간동안 수어로 이야기를 나누던 어르신들과 젊은 청년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붕어빵을 건네주시던 OO할아버지의 미소도 함께 그려진다.마지막 5부 복작복작 두런두런 에서는 생명의 숨결이 느껴진다. <밤> 에서는 까만 고양이가 밤을 덮고 잠드는 포근한 풍경이, <갯바위> 에서는 바위가 마치 심장을 가진 듯 생명을 불어넣었다. <풍력기> 를 발레리나로 비유한 시인의 감성은 섬세하면서도 경쾌하다. 이오자 시인의 동시는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아마도 시인님의 마음이 그러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를 읽는 동안 내 마음 또한 그 온기로 물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