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담론 - 프랑스 혁명에서 냉전 종식까지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이혜진 옮김, 이태환 감수 / 세종연구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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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곡선'의 제창자 브랑코 밀라노비치가 추적한 소득 분배 중심의 경제사상사

이 책의 장점은 소득 분배 연구에만 초점을 두고 쓴 경제 사상사 책이라는 것으로 저자의 '코끼리 곡선'을 책 속 감수자의 말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2013년 발표한 '코끼리 곡산'은 냉전 종식 후 20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의 실질 소득이 얼마나 늘었는지 그래프로 요약해 보여준다. 이 그래프에 대한 해석을 읽은 후 본격적으로 본문 속으로 집중했다.

- 이 책의 목적은 직간접적으로 소득 분배와 소득 불평등을 다룬 권위 있는 경제학자들의 저작을 바탕으로 지난 두 세기 동안 경제적 불평등에 관한 사유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서술하는 것이다. p 6

총 6인의 경제학자를 만날 수 있는데 프랑수아 케네,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카를 마르크스, 발프레도 파레토, 사이먼 쿠즈네츠가 이에 속한다. 나는 애덤 스미스와 카를 마르크스만 알고 있는 선에서 이 책을 읽었는데 두 사람의 이론도 깊이 있게 아는 것도 아니다. 어쨌든 이 책은 소득 분배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시대순으로 각 사상가의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검토한다. '책에서 다루는 저자들의 연대표'도 눈여겨 봐두며 여러 경제학자의 견해를 단순히 모아 제시하는 것이 아닌 불평등에 관한 생각의 지적 역사를 도식화 한 이 책에 몰입해 보았다.

- 내가 보기에 가장 뛰어난 소득 분배 연구는 서사, 이론, 실증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그래야만 내가 소득 분배의 '통합적 연구'라고 지칭하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p 19

불평등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으로 불평등을 본질적으로 계급 현상으로 보는 케네, 스미스, 리카도, 마르크스가 있는가 하며, 엘리트와 대중 사이로 보는 파레토, 농촌과 도시 간, 또는 농업과 공업 간 소득 차이를 그 원인으로 보는 쿠즈네츠가 있다. 앞서 계급 현상으로 보는 4인의 시각에도 차이는 존재했다.

각각의 사상가들이 주장하는 불평등 현상은 그들 사이에도 다양한 연관성을 갖고 있었다. 중농주의의 시조이자 정치경제학의 시조인 프랑수아 케네는 애덤 스미스에게 영향력을 끼쳤고, 스미스는 또 리카도에게 영향력을 끼쳤다. 리카도는 마르크스의 사상을 발전시키는데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 바,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이러한 경제사상가의 이론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모한 불평등에 관한 인식을 6인의 저자들을 통해 매우 흥미롭게 담아 놓았다. 7장에서는 '불평등 연구의 긴 암흑기였던 냉전기' 또한 다루고 있는데 저자가 흥미롭게 지켜본 사미르 아민의 연구를 다뤘다. 가진 것이 없을수록 불평등이란 단어에 민감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경제학자들의 불평등에 관한 이론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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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 열기구에서 게임, 우주, DNA까지 거리와 각도의 놀라운 수학
맷 파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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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구에서 게임, 우주, DNA까지 거리와 각도의 놀라운 수학

머리말에는 2021년 2월 속도위반 혐의를 벗으려는 한 운전자의 항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그리고 명백히 팔각형 모양의 비스킷 그림에 '육각형의'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일갈하며 삼각형의 경이로움을 예찬한다. 저자는 '삼각형은 모든 것이고, 모든 것은 삼각형이다.'라고 하는데 저자를 따라 삼각형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수학적 이해는 기대하지 않아도 흥미로울 수는 있으니깐.

아메스 파피루스는 기본적으로 수학 문제를 제시하고 그것을 푸는 계산 기술을 보여주는 고대의 수학 교과서로 누가 봐도 명백한 삼각형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파피루스에는 약 88개의 문제와 풀이 과정이 실려 있는데 저자는 이를 보면서 기하학이 인간 지식의 한 분야로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깨닫고는 절로 겸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나는 이것을 보면서 예나 지금이나 똑똑한 인간은 항상 있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지구의 크기를 최초로 현대적 방법으로 계산한 사람은 18세기 두 명의 프랑스 수학자로 1500km에 이르는 구간에 115개의 거대한 삼각형을 배치하느라 10년의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됭케르크와 바르셀로나 사이의 거리를 정확하게 알 수 있으므로 해서 지구의 크기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3장은 법칙과 질서로 삼각형에 관한 법칙 여섯 가지를 소개한다. 그림과 함께 친절한 설명을 보태며 독자를 흥미로 이끈다.

'용접 전쟁'에서는 고층 호텔을 설계하면서 옥상에 UFO 모양의 바를 만들기로 결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입체적 그림을 보면서 내용을 생각하며 읽게 되는데 '삼각형이 가장 많은 구'를 사용해 120면체 주사위를 만들었다고 하니 사진 속 주사위를 보면서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인간은 네 번째 공간 차원을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반면, 수학은 그것을 아주 간단하게 다룰 수 있다고 한다. 그림을 통해 2차원, 3차원, 4차원, 5차원의 공간 차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이 아닌 저자가 사랑하는 삼각형이라고 이름 지어도 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분명 삼각형만의 특별함을 수학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도서였다. 수학을 좋아하는 분들과 삼각형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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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다하느냐, 돈이 다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공감으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돌봄 에세이
코가지 사라 지음, 김진아 옮김 / 윌스타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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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으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돌봄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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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모님과 이모 부부와의 일상생활이 담긴 이 책은 독자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초고령 사회로 주변에서 80대 어르신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초고령화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사회뿐만 아니라 가정 내에서도 존재하는데 일본 내 이야기지만 별반 다르지 않음에 집중하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부모님 연세는 90이 넘으셨다. 옛날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나이대지만 요즘은 내 주변만 봐도 부모님이 90대인 분들이 꽤 있다. 문제는 그 자녀 세대의 나이인데 부모님이 연료 한 만큼 자녀 또한 나이가 많다는 점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요양원을 어린이집에 빗대어 설명한다. 그리고 어린이는 자라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늘어나지만 노인 돌봄은 정 반대라며 그 골치 아픈 문제를 상기시킨다.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나이 들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음을 고백한다.

나는 아들만 있다 보니 노후에 대해서는 뭘 바라지 않는다. 실생활에서 거동이 불편하다면 당연히 요양원에 입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슬프지만 이게 현실이다. 여기엔 다른 문제점이 존재하는 데 그건 바로 돈이다. 아직 노후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보니 어떻게든 오래도록 직장 생활을 하고 싶다 희망하는데 건강이 문제다. 하여튼 자식들에게 금전적으로나 기타 다른 문제로 짐이 되고 싶진 않다. 종종 카페에서 글을 읽다 보면 부모님 병원비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책 속에서도 간병 파산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정말 골치 아픈 현실적인 문제이다.

나이 들어서 아픈 것도 서럽지만 무턱대로 자식들에게 기대는 것도 보기 좋지 않으나 뽀족한 대안이 없는 한 자식의 몫으로 돌아온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서 예전처럼 자식에게 부양을 바라면 안 되는 세상인 만큼 평소 건강관리와 노후자금 마련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신경 써야 한다.

돌봄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든다. 도리와 현실적인 문제 사이에는 돈이 존재한다. 수명이 다하기 전에 돈이 먼저 다 하는 게 더 문제처럼 느껴지니 서글프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일본 내 이야기지만 지금 우리나라 가정에서 겪는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노부모님을 모시면서 겪는 다양한 일상 및 노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실감 나게 엿볼 수 있었다. 나의 노후 모습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참고하기에 도움 되는 도서였다. 노 부모님을 두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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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ㅣ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3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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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은 적이 있긴 하지만 다시금 읽어보니 새로웠다. 출판사가 달라서일까? 아무튼 이 책도 역시나 재미있었다.

페스트는 코로나19를 상기시킨다. 갑작스러운 전염병은 일상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음에 불안했다.

책 속 배경은 항구도시 오랑이다. 의사 베르나르 리외는 계단 한복판에서 죽어 있는 쥐 한 마리를 본다. 쥐가 나올만한 장소가 아닌데 쥐가 죽어있어 의아한 생각이 들어 수위에게 얘기를 한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점점 죽어 있는 쥐를 많이 목격하게 되면서 의아심은 커져만 간다. 이런 상황에서 몸이 좋지 않은 수위는 결국 사망한다. 이를 기점으로 공포가 시작되고 공포에 이은 반성이 시작되었다.

몇몇 사망자에게서는 공통된 증상이 있었다. 의사 카르텔은 리외에게 묻는다, 이 병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 않냐고. 리외는 믿기지는 않지만 페스트 같다고 답한다.

- 그랑은 담뱃가게 여주인이 있는 곳에서 이상한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열심히 대화하던 중 여주인이 알제에서 한창 화제가 된 어떤 체포 사건 이야기를 했다. 어느 무역회사에 다니던 청년이 해변에서 아랍인을 죽인 사건이었다. p 74

페스트는 흑사병으로도 불리며,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매개하는 감염병으로 페스트균을 갖고 있는 벼룩이 사람을 물 때 전파된다고 한다. 결국 오랑시는 페스트 사태를 선언하고 도시를 폐쇄당한다.

- 시가 폐쇄되면서 벌어진 아주 중요한 일들 중 하나는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사람들이 맞이한 생이별이었다. p 89

페스트가 시민들에게 제일 먼저 가져다준 유배 생활과 유배의 감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오랑 시가 폐쇄되면서 변한 사람들과 거리의 모습 속에서 우리가 겪은 코로나 시절의 모습과 엇비슷함에 치명적인 전염병이 세상에 미치는 거대한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러한 환경 속에서도 일상은 하루하루 흘러갔고 그 속에서 가끔씩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 하지만 오랜 나날 시달리다 보니 모두 무뎌져버렸는지 사람들은 신음 소리를 인간이 원래 지닌 언어이기라도 하듯 무심하게 지나치거나 그 곁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p 147

- 페스트가 깃든 태양이 모든 색채를 꺼버렸고 모든 기쁨을 몰아냈다. p 149

- 노인의 말이 맞았다. 인간은 늘 똑같았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힘이자 순진함이었다. p 401

- 하지만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즉 페스트균은 절대로 죽거나 사라지지 않고 수십 년간 가구와 옷가지 속에서 잠들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 방, 지하실, 트렁크, 손수건, 서류 안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가 때가 되면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고자 또다시 쥐들을 깨워서 행복한 도시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하고 그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는 사실. 그 사실을 리외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p 402

책 속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문장들은 시간을 공들여 생각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검은 태양을 연상시키는 표지가 인상적인데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라고 한다. 첫째에게 보여주며 떠오르는 고전이 없냐고 물으니 그저 검은 태양이라고만 했다. 아직 고전 페스트를 읽지 않았다면 출판사 코너스톤에서 발행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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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ㅣ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2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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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뫼르소로 그는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날, 권총으로 아랍인을 쏴 죽이며 살인자의 신세가 되고 만다. 그는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재판 과정에서 엄마를 요양원으로 보낸 이유는 물론 장례식장에서의 행동마저 도마 위에 오르며 살인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뫼르소가 때때로 자신을 타인의 시각에서 보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여전히 태양 때문에 아랍인을 죽였다는 대목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은 솔직히 편견이 아닌 진실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고, 그럼에도 이 책은 재미있었다.

-엄마를 묻던 날에 본 태양과 똑같았다. p 75

-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와 같았다. p 76

-그는 여전히 조금 지친 표정으로 내가 한 행동을 후회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진심으로 후회한다기보다는 어느 정도는 귀찮은 느낌이 크다고 말했다. p 86

-엄마는 이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사람은 결국 무엇에든 익숙해진다고. p 94

-하루하루는 자기 이름을 잃어버렸다. 어제 혹은 내일만이 나에게 의미가 있었다. p 98

-내 스스로가 남아도는 존재, 어쩌면 불청객 같기도 하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p 102

-아마도 내 범죄보다 나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한 것 같다. p 119

뫼르소의 말처럼 살인사건은 우연의 우연이 겹쳐 일어났다. 무덤덤해 보였던 뫼르소도 면회를 거절했던 부속 사제와의 만남을 통해 내재되어 있던 감정들이 폭발하고 만다. 사형을 선고받은 사형수의 삶이란 그저 밤새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일 뿐이었다. 그는 오랜만에 엄마를 생각하며 엄마가 왜 생의 마지막에서 삶을 다시 시작하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양로원에서 죽음이 가까워진 시점에서 엄마는 해방감을 느끼며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듯이 뫼르소 또한 본인과 너무나도 닮은 세상이 형제처럼 생각되어 과거에도 행복했고 현재도 행복하다 느끼며 사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맞아주길 희망한다. 이는 처음으로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에 마음을 연 후였다.

책 말미에는 '작품 해설'도 구성되어 있다. 어려운 고전일수록 '작품 해설'도 함께 구성되어 있는 책을 선호하는 바, 이 역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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