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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ㅣ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3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5년 7월
평점 :
예전에 읽은 적이 있긴 하지만 다시금 읽어보니 새로웠다. 출판사가 달라서일까? 아무튼 이 책도 역시나 재미있었다.
페스트는 코로나19를 상기시킨다. 갑작스러운 전염병은 일상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음에 불안했다.
책 속 배경은 항구도시 오랑이다. 의사 베르나르 리외는 계단 한복판에서 죽어 있는 쥐 한 마리를 본다. 쥐가 나올만한 장소가 아닌데 쥐가 죽어있어 의아한 생각이 들어 수위에게 얘기를 한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점점 죽어 있는 쥐를 많이 목격하게 되면서 의아심은 커져만 간다. 이런 상황에서 몸이 좋지 않은 수위는 결국 사망한다. 이를 기점으로 공포가 시작되고 공포에 이은 반성이 시작되었다.
몇몇 사망자에게서는 공통된 증상이 있었다. 의사 카르텔은 리외에게 묻는다, 이 병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 않냐고. 리외는 믿기지는 않지만 페스트 같다고 답한다.
- 그랑은 담뱃가게 여주인이 있는 곳에서 이상한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열심히 대화하던 중 여주인이 알제에서 한창 화제가 된 어떤 체포 사건 이야기를 했다. 어느 무역회사에 다니던 청년이 해변에서 아랍인을 죽인 사건이었다. p 74
페스트는 흑사병으로도 불리며,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매개하는 감염병으로 페스트균을 갖고 있는 벼룩이 사람을 물 때 전파된다고 한다. 결국 오랑시는 페스트 사태를 선언하고 도시를 폐쇄당한다.
- 시가 폐쇄되면서 벌어진 아주 중요한 일들 중 하나는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사람들이 맞이한 생이별이었다. p 89
페스트가 시민들에게 제일 먼저 가져다준 유배 생활과 유배의 감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오랑 시가 폐쇄되면서 변한 사람들과 거리의 모습 속에서 우리가 겪은 코로나 시절의 모습과 엇비슷함에 치명적인 전염병이 세상에 미치는 거대한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러한 환경 속에서도 일상은 하루하루 흘러갔고 그 속에서 가끔씩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 하지만 오랜 나날 시달리다 보니 모두 무뎌져버렸는지 사람들은 신음 소리를 인간이 원래 지닌 언어이기라도 하듯 무심하게 지나치거나 그 곁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p 147
- 페스트가 깃든 태양이 모든 색채를 꺼버렸고 모든 기쁨을 몰아냈다. p 149
- 노인의 말이 맞았다. 인간은 늘 똑같았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힘이자 순진함이었다. p 401
- 하지만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즉 페스트균은 절대로 죽거나 사라지지 않고 수십 년간 가구와 옷가지 속에서 잠들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 방, 지하실, 트렁크, 손수건, 서류 안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가 때가 되면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고자 또다시 쥐들을 깨워서 행복한 도시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하고 그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는 사실. 그 사실을 리외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p 402
책 속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문장들은 시간을 공들여 생각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검은 태양을 연상시키는 표지가 인상적인데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라고 한다. 첫째에게 보여주며 떠오르는 고전이 없냐고 물으니 그저 검은 태양이라고만 했다. 아직 고전 페스트를 읽지 않았다면 출판사 코너스톤에서 발행한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