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교회를 다녔지만 중간사에 대한 건 전혀 들어본 적이 없어서 성경에 이런 감춰진 역사가 있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이 책을 통해 '신구약 중간사 500년의 역사, 그 회복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는데 현재 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도서였다. 몇 년 교회를 다니면서 주일마다 성경을 배웠는데 따로 공부한 적이 없다 보니 조금 아쉬웠다. 내가 성경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었더라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중간사는 구약 성경의 예언을 확인하는 시기다."라고 피력한다. 신구약 중간사 연구에 20년 가까이 매진하고 있는 저자를 통해 기독교라는 신앙에 가까이 다가가며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저자는 '구약과 신약이라는 흐름에서 어떤 시간이 지나갔으며, 신구약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연구하며 집필'했음을 밝힌다. 이에 '전문적인 내용은 생략했고, 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며, 지금도 우리의 삶에 지침이 되는지 그 고백을 이 책에 담으려 했다'라고 한다.
신구약 중간사의 학술적인 용어는 '제2성전기'이며, 이를 대신하여 이 책에서는 '신구약 중간사'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그리고 '기원전 기원후'가 아닌 '주전 주후'로 표기했고 '신구약 중간사의 내용을 그저 정보 나열에 그치지 않고, 역사에서 재현된 내용을 토대로 현실과 접목하고자 심혈'을 기울였음을 강조한다.
1강에서는 '신구약 중간사는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로 내용을 담고 있다. 신구약 중간사는 구약의 예언이 어떻게 신약에서 성취되었는지 그 과정과 결과를 확인하는 시간으로 단순히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가를 도표 순서대로 외우는 것이 아닌, 눈물의 시간 동안 그들이 어떤 질문을 던졌고, 하나님은 어떻게 답하셨는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 말한다. 솔직히 믿음이 없는 입장에서 성경 말씀은 가슴에 와닿기 힘든 부분이 많지만, 저자는 신화처럼 접했던 성경의 기록이 고고학적인 자료를 통해 우리 눈앞에 되살아남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확인시켜 준다.
예루살렘은 주전 586년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에 의해 완전히 멸망했다. 성전이 사라진 것은 하나님이 사라진 것과 다름없었던 바, 예루살렘이 멸망한 후, 사람들은 하나님은 여전히 존재하시는가?,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의 백성인가?, 우리에게 필요한 회복은 무엇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2장에서는 '신구약 중간사가 시작된 페르시아 시대와 제2성전이 건립된 배경'에 대해 살펴본다. 저자는 주전 586년의 예루살렘 멸망과 바벨론 포로기를 먼저 이해해야만이 제2성전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바벨론 유수와 고레스 칙령과 성경의 기록, 제2성전의 건립, 성전을 통하 회복 등의 이야기를 통해 제2성전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3장은 '에스라-느헤미야 시대의 시작'으로 '제2성전이 건립되었을 때로부터 에스라-느헤미야 시대까지 유대 사회는 어떻게 정착했고, 기반을 갖춰 나갔는지' 살펴보았다. 에스라와 느헤미야가 활동하던 주전 5세기에 제2성전이라는 틀이 형성되고, 율법이라는 내용이 유대인들의 삶에 결속력을 확립하면서 유대교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시기에 오랜 포로 생활로 히브리어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거의 남지 않게 되면서 서기관이 출현하게 되었다고 하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외 에스라와 느헤미야의 사명과 페르시아 제국 내의 유대인들 등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흥미로웠다.
- 일찍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란 무엇일까요? 이는 단순히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종교적 만족감에 국한된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신학적 회복과 사회적 회복의 간극이 제거되고,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들이 억압 받고 차별받는 일이 사라지는 것이 그 구체적인 실체가 아닐까요? p 77
- 신구약 중간사를 연구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는 사료가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에스라, 느헤미야, 요세푸스 문헌이라는 퍼즐 조각으로 전체를 재구성해야 합니다. 그런 까닭에 연구자들은 신구약 중간사의 내용을 100% 정확하게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p 170
13강 '예수의 재판과 유대인들의 진심'을 끝으로 끝맺음을 하는 도서로 기독교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도서가 아닐까 싶다.
- 지금도 많은 교회가 성경 문자에 갇혀서 어떠한 변화도 시도하지 못하는 것을 보곤 합니다. 성경과 시대의 접점을 찾아내고 적용하는 고민을 하지 않고 문자 속에 갇힌다면 결국 소멸하게 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겁니다. p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