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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까? - 방송국 PD의 살아 있는 인문학
박천기 지음 / 디페랑스 / 2024년 3월
평점 :
인간의 마음이란 부정적인 면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양심, 도덕성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이 책은 저자가 '사람에 대한 글을 쓰고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결심'의 결과물이다.
알다가도 모르는 게 사람의 마음으로 숱한 사회생활 속에서 만난 시절 인연을 통해 겪어 온 바이다. 물론 나를 만난 상대방 또한 나에 대해 그런 느낌을 받았겠지만 말이다. 결론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게 좋다는 것인데 저자는 영화 'Life of pi'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과 동물의 관계 또한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걸 피력한다.
'타인의 고통은 나의 기쁨'이란 제목만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걸 보면 나도 영락없는 속물이란 생각이 든다. 슬픔을 함께하는 친구보단 기쁨을 함께 나누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처럼 가까운 사이일수록 느껴지는 시기와 질투는 친한 친구 사이일수록 더욱 실망스럽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저자는 로마제국의 원형 경기장에서 검투사와 기독교 순교자의 이야기 속 로마 시민과 중세 마녀사냥 재판과 화형 식장에서의 군중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은 타인의 고통을 통해 적극적인 즐거움을 느끼는 가학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의 예시를 보여준다. 이런 경향은 현대에서도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음에 여전히 타인의 고통과 불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은밀하게 진화하며 관음증적 편집 현상은 되려 병적 수준으로 확대되었음을 지적한다. 여기서 나는 인간의 마음 중 하나로 연민을 추가하고 싶다.
'자신에게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 인간이란 존재'에서는 더욱 아이러니한 인간 본성을 보여준다. 여기서 저자는 "객관적인 사실을 주관적으로 해석하거나 증언하는 것'을 뜻하는 '라쇼몽 효과'를 설명한다. 인간은 나약하기에 진실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을 쉽게 하며 자신마저 속이는 철저한 자기 기만을 서슴지 않는다는 말을 동의하기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읽는 책마다 모든 내용에 다 동의할 수는 없으니깐.
내게 있어 독서는 하나의 놀이처럼 내게 즐거움을 준다. 단, 오롯이 혼자서만 즐기는 놀이일 뿐인데 그 속에서 무언가를 얻거나 얻지 못함은 매번 다르다.
- 일본의 천재적인 철학자 사사키 아타루는 "읽은 책의 수를 헤아리는 시점에서 진정한 독서는 끝이 났다"고 말한다. 단순한 정보로서 읽는다면 괜찮지만, 그것이 과연 '읽는다'는 이름을 붙일 만한 행위인가?라고 되물으면 말이다. 결국 사사키 아타루가 주장하는 진정한 책 읽기란 '선택'한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다. p 179
인간의 마음은 선과 악이라는 이중성을 지닌다.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인간의 이중성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방송국 PD의 살아 있는 인문학'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현장 경험을 담은 생활밀착형 성찰 / 거침없는 다큐멘터리 인문'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