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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일기 - 나를 위한 가장 작은 성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5월
평점 :
7살 때 내가 쓴 일기를 초등학생 때 읽으면서 참 재미있어 했다. 삐뚤삐뚤 글씨 크기도 다르고 2~3줄 뿐이지만, 그때의 내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이 되어서는 숙제처럼 일기를 썼고, 중학교 2학년 때 논술 과외를 받으며 다시 일기를 쓰게 되었다. 오히려 중학교 때 쓴 일기는 학교라는 공간이 아니어서인지, 좀더 솔직하게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고2때는 친한 친구랑 교환일기를 쓰고, 그 이후로는 일기를 쓰지 않았다. 다시 일기를 쓰게 된 건, 싸이월드의 선풍적인 인기와 더불어 '다이어리'란 메뉴에 글을 올리게 되면서이다. 싸이월드에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는 기사를 봤을 때, 제일 아쉬웠던 건 사진보다 그 많은 나의 '다이어리'였다. 쓰고 보니 나도 꽤나 일기 쓰기를 즐겨했던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김애리 작가님은 일기쓰기 20년차 장인이다. '어른의 일기'란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최근 들어 나도 일기를 써야지 다짐만 하고는 꾸준히 쓰지를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만날 수 있어 너무 기뻤다. 책을 읽는 내내 당장 일기를 쓰고 싶었다. 제일 예쁜 디자인의 일기장을 고르며 행복해했다.
p.100
이렇게 일기에 나만의 'why'를 한바탕 풀어보세요.
'why'가 명확해지면 행동은 저절로 뒤따라옵니다. 그 욕망에 걸맞은 자신만의 행동계획이 세워지는 거예요. 그러니 어떤 도구로 어떤 방법을 써볼까 고민하기 전에 '왜?' 부터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그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p.112
오늘이 그저 어제의 반복인 어른의 칙칙한 일상에도 '처음의 설렘'이 자리할 수 있을까요? 적어보니 제게도 아직 꽤 많은 처음들이 있더라고요. 아니, 없더라도 의도적으로 만들어가며 메마른 일상을 새롭게 살아갈 수 있겠더라고요.
P.206
모든 걸 가만히 들어주는 친구 앞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나를 드러내보세요.
P.212
내게 찾아온 모든 감정에는 이유와 의미가 있음을요. 그것을 통해 우리는 어쩌면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되는 거예요. 억압된 무의식 속 고통에서 자유로워지고 진짜 행복하고 가치 잇는 일에 나의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기회 말이에요.
작가님이 오랜 시간 공들였던 책이 '폭망'하고 좌절감에 빠져 있을 때, 그 책을 인상 깊게 읽었다며 MBC라디오 PD님의 고정게스트 섭외 전화를 받은 에피소드가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무엇도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는 결심을 확고히 하게 되었다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나 역시 많이 와닿았다.
이 책에는 작가님의 '일기 쓰기 노하우'도 실려 있어, 일기쓰기가 막막할 때, 아주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기 계발서 같으면서 일기 쓰기 권유서 같은 이 책은 일기를 쓰고 있는 당신에게도, 일기를 쓰고 싶은 당신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작가님의 마지막 문장을 남기며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지금부터 일기를 쓰며 내 삶을 조금 더 사랑해 보세요. 나를 더 많이 이해해보세요. 그 시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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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