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꽤 괜찮은 엄마입니다 - 엄마의 마음 성장, 그리고 꿈을 이루기까지
백진경 지음 / 프로방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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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엄마가 됐다. 하루 하루 잘 버티자고 생각했는데 돌아서 생각해보니 쉽지 않은 길이었다.

아기아기했던 아이들의 모습들을 떠올리면 그때로 돌아가고도 싶겠지만 내가 해야 하고 했던 일들을 생각하니 그저 지금이 감사할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렇다고 막 힘들고 눈물나고 이거 못할 짓이다 싶은 기억은 없다. 갑자기 아이를 출산하고 어딘지도 잘 모르는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아이와 나 단둘이 시작했던 독박육아를... 시작은 용감히 했더랬다. 하지만 갑자기 한번씩 밀고 들어오는 우울감과 좌절감은 나를 힘들게 했었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아이의 빨래를 널고 무심코 내다 보았던 베란다 너머의 세상.... 그러면 안되는 거 알면서도 난간에 올라가 보기도 했고 다 끝내 버릴까? 하며 울었던 기억도 난다. 그때마다 아이는 천진난만하게 나를 보며 웃어 주었고 나를 찾아댔고 남편은 그저 미안하다며 토닥이고 달래주고 안아주었다.

오늘 이 책을 읽으며

'나만 유별난 줄 알았는데...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그때 그 고비를 나는 참 잘 넘어와 주었구나'

하며 나 스스로를 토닥이고 스다듬어 줄 수 있었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이렇게 또 기록을 남겨본다.

어느 평범했던 유치원 교사가 엄마가 되고 우울증과 어려움을 겪다 그 과정을 이겨 내려고 애쓰고 꿈을 향해 다시 나아가는 모습들을 담은 책으로 '역시나...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구나' 라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저자의 아이들도 사진 속 모습을 보니 이제 그렇게 어리지만은 않은 어린이들인거 같았는데 ㅋㅋ 몇년 먼저 엄마를 경험한 내가 말해주고 싶은 점은.... 곧 아이에게 사춘기가 온다는 것. ㅋㅋ

지난 시간들은 비슷했다. 나를 되돌아 보게 되고 미와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도 시도해보고 집밥에도 정성을 들여 보며 취미나 원데이 수업들도 듣고.... 주변 사람들과 소소한 티타임도 가지며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뭐 다들 그렇게 사는 거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뭐든 가만 있는 것보다 시도해 보는거다. 경력 단절을 생각하며 절망에만 빠져 있지 말고 나도 몰랐던 또 다른 나의 재능 발견을 위해 이것 저것 배워보고 시도해 보고 노력해 보는 게 더 나으니까.....

나는 짬짬이 책읽는 순간들을 즐겼었고 잠시 생존육아로 책을 멀리하다 어느 정도 정신이 든 요즘은 전보다 더욱 더 열심히 읽으려 노력하는 중이다. 물론 깊이는 뭐....ㅎ 그저 즐거움과 정보와 재미와 상식을 목적으로 하는 얇고도 넓은 나의 책세상이다. ^^; 저자는 책을 안 읽다 우울증을 겪고 난 뒤로는 오히려 책을 특히, 심리학에 대한 책부터(아무래도 관심사여서 그랬던 거 같다만..) 빠져들기 시작했다 한다. 쉽지 않았을텐데 얼마나 절박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내려갔을지 마음이 짠했다.

그리고 책까지 써낸걸 보니 대단히 열정적인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갱년기와 사춘기의 충돌을 앞둔 나에게 이 책은 지난 시간들을 떠올려 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때 내가 내 아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고 포기를 했고 내려 놓았고 애를 썼었는지, 지금은 또 얼마나 더 많이 사랑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다.

살면서.....

아니 아이를 키우면서 앞으로 얼마나 더 힘들고 눈물나고 가슴아플 일들이 많을지 알 수 없다. 물론 덜 할 수도 있을거고....

저자는 받아이들라고 말하지만 나는 내려놓자라고 말하겠다. 그냥 지금에 충실하고 아이와 내 남편 내 가족들에 좀 더 비중을 두며 시간과 물이 흐르듯이 삶을 살아가고 있고 아직은 내 안에 내 자리가 좁겠지만 점점 넓히고 가꾸고 다듬고 하는 재미로 살아가려 한다.

지난날의 찬란했던 내 모습을 보며 더이상 지금을 후회하고 안타까워하고 가슴아파 하지 않을 것이다. 남의 눈과 시선으로 나와 내 가족에게 잣대를 들이대지 않으려 노력하고 나에게 더 관심을 가지려 노력하겠다.

저자의 아이가 엄마는 꿈이 뭐냐고 물었다는데 조금 특별하고 엉뚱한 나의 아이는 엄마는 할머니가 되면 뭐가 되고 싶냐 묻는다. ㅋ 그래서 대답했다.

"나는 지금처럼 너희 옆에서 지금처럼 살래."

.......???????

뭐..... ㅋㅋㅋ 지금처럼 말이다. 그리 살란다.

우리 작은 딸이랑 나 사이의 스타일은 언제나 평범하거나 노멀하지 않는 거 같다. 엉뚱하다. ㅎㅎ 그래서 더 재미있는 건지도 모른다.

야..... 나도 이렇게 우리 엄마 속을 이렇게 새카맣게 태웠던가. 나는 더 얼마나 불타오를 것인가.... 무섭다.

그래도 난 요즘 너희들과의 시간도 꽤 재미있는거 같애. 너희한테 빠져드나봥.... ㅋㅋ

아무튼 세상 모든 엄마들 만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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