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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에 여전히 사자가 있다 ㅣ 뜨인돌 그림책 77
윤아해 지음, 조원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5년 6월
평점 :
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몇 권의 그림책 중 하나가 바로 <문 밖에 사자가 있다>였어요.
아이들에게는 막연하고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우리 집 앞을 어슬렁거리는 무시무시한 사자로 표현함으로써 그림책에 몰입하게 만들었던 그림책이었죠.
사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준비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문 밖으로 나가는 파랑이의 용기는 짜릿함까지 느끼게 해주었어요.
<문 밖에 사자가 있다>를 읽으면서 파랑이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한편 집안에 남아 두려움에 떨고만 있는 노랑이가 너무나 안쓰러웠는데
후속작인 <문 밖에 여전히 사자가 있다>에서 노랑이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요.
이번 그림책에서는 두려움이 큰 노랑이만의 용기를 볼 수 있어요.
사실 저와 저희 아이들은 파랑이보다는 노랑이에 가까운 편이에요.
다른 사람들보다 두려움도, 불안함도 큰 사람들이거든요.
그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심호흡이 필요하고, 많은 용기가 필요하죠.
그리고 두려움을 피할 방법을 찾는 시간도 조금 더 오래 걸려요.
그런데 이 그림책을 보니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조금 느리더라도,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나 스스로의 생각과 결단으로 낸 용기가 정말 값지다는 것을요.
나만의 용기로 세상과 마주했을 때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고, 더 큰 자신감으로 나에게 남아있을 거라는 것을요.
이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정말 많습니다.
그건 세상을 비교적 많이 살아온 저보다는 어린 아이들에게 더 많을 거예요.
세상은 겪어보지 못한 것 투성이고, 나가보지 못한 문 밖에는 사자도, 독수리도, 악어도 모두 있는 것 처럼 두렵거든요.
그런 아이들에게 조금 느려도 괜찮다고, 너만의 속도로 너만의 용기를 내어 보라고 응원해주는 그림책이에요.
용기가 필요할 때, 문 밖에 사자가 있는 것처럼 두렵고 절망적일 때 꺼내어보기 너무나 좋은 그림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