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꽃을 피우다 - 마리몬드 패턴 컬러링북
마리몬드 지음 / 싸이프레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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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기억하는 삶, 당신은 소중하고 아름답다.

취미생활 중 하나인 컬러링을 하면서, 마구 떠오르는 생각들을 떨쳐버릴 때가 있다. 색칠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레 다른 생각들은 온대 간 데 없이 사라져버리게 만드는 게 나한테는 컬러링이었다. 그래서 꽤 많은 컬러링을 보유하고 있는데, 마리몬드 패턴 컬러링북은 살짝 다른 의미로 다가온 첫 번째 컬러링북이 아닌가 싶다. 예쁜 꽃들이 가득한 표지부터 마음을 사로잡더니,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은 더 컸다. 사실 마리몬드는 디자인 제품으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핸드폰 케이스나 에코백, 의류 액세서리까지 있는데, 디자인도 예쁘지만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 또한 참 멋진 곳이다.

함께 기억하고 존귀함을 재조명하며 '동반자'라 칭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동반자로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 두 번째는 학대 피해 아동과 함께 사회에서 함께 기억하고 존귀함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동반자와 동행 꿈꾸고 있다.


보통 컬러링북이었으면 예쁜 꽃으로 가득 채워진 이 책을 보며, 예쁘다로 끝났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쉬이 넘기지 못했다. 마리몬드 플라워 패턴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삶에서 그 모티프를 따온 꽃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꽃들이 각자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듯이 할머니 한 분 한 분의 존경스러운 삶과 그분들이 지니고 계신 모습들을 꽃으로 담아 놓았다. 마음이 콕콕 아려왔다. 아름다운 꽃들 앞에 한없이 마음이 아팠다. 마리몬드 꽃 할머니 프로젝트라 이름이 붙었고, 할머니 한 분 한 분을 보며 떠올린 고유의 꽃으로  할머니의 삶의 존귀함을 재조명했다. 그리고 그렇게 선정된 꽃으로 패턴화했고 지금의 컬러링북으로 완성되었다.


메리골드, 오이풀, 크리스털 로즈, 노란 장미, 무궁화, 동백, 목련, 용담, 복숭아꽃, 패랭이 꽃이름을 여러 번 되뇌었다. 그리고 각 꽃마다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과 할머니들을 연상시키는 글들을 읽으며,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들의 만행을, 그리고 끝까지 용기를 내어 다양한 증언의 자리에서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며, 당당하게 싸우셨던, 지금도 싸우고 계시는 그분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권운동가, 예술가로의 삶을 다양한 아름다움을 그리고, 한 송이 한 송이 그분들의 존경스러운 삶을 되새겨봐야겠다.

40개의 아름다운 꽃 패턴들은 색연필, 수채화 물감, 사인펜 등 자신이 좋아하는 도구를 이용해 옆에 완성작을 보고 그대로 따라 색을 칠해도 되고, 자신만의 느낌으로 채워나가도 된다. 도톰한 수채화 전용지라서, 더 부담 없이 붓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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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 전 세계가 열광한 빅히트 아이디어의 비밀
앨런 가넷 지음, 이경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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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하는 것들엔 공식이 있다!"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아이디어를 작품이나 상품으로 바꾸는 능력을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운이 따라주거나 설명할 수 없는 어떤 힘이 작용한 것일까?  어떻게 그들은 그런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과 함께 어마어마한 수입까지 보장받는 빅 히트 아이디어! 그 성공의 공식에는 예측 가능한 과학이 있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패턴을 찾고 분석하길 좋아했던 저자는 제대로 패턴을 해독해 낸다면 지향하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 결과 그는 전 세계가 열광하는 빅 히트 아이디어에는 패턴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대서 이 책은 시작한다. 히트한 창작품을 역설계 해보고, 그 패턴을 분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창의성에 관해서는 우리 모두가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에 존재하므로 색다른 아이디어가 다른 모든 소음을 차단할 때까지 참고 기다리라고 하는 것이 전통적인 견해다. / 26

'목적이 있는 연습'

확실한 목표와 피드백 메커니즘을 가지고 사소한 기술도 반복적으로 익혀가는 특별한 형태의 연습

천재 크리에이터로 여겨지려면, 대중이 그들의 혁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리 멋진 소설을 써도 책으로 출간하지 않는 소설가를 역사는 기억하지 않는다. 자신을 알리는 데 겸손한 과학자는 곧 잊히고 만다. / 102


 

번쩍이는 아이디어, 유레카를 외치며 떠오른 아이디어,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돌발 상황처럼 찾아오는 게 창의력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 커브에 숨겨진 과학적 근거를 분석하고 수집한 자료와 각 분야의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도출해낸 법칙을 토대로 과학적 이론과 법칙의 사례 활용까지 설명해 주고 있다. 크게 2장으로 나눠져 있는데 1장 크리에이티브에 관한 거짓말로 자신이 창의성이란 것에 품었던 의문에 관해 풀어놓고 있다. 2장은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돈이 되는 크리에이티브에 관해 본격적으로 4가지 법칙에 대한 설명과 활용 예를 설명하고 있다. 잠재된 창의성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IQ 지수가 높다고 해서 히트곡이나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 아니다. 제한된 어느 집단이나 천재만의 특권처럼 마법처럼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누구나 그 법칙을 알고 자신의 식대로 풀어본다면 누구나 성공을 맛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잘 알려진 인물들의 이야기와 함께 과학적 이론과 자신의 이론을 잘 버무려져 색다른 시선과 지식을 선사해줄 책이다.

어떤 작품이 '창의적'이라는 호칭을 받으려면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어야 하고 심지어 천재 크리에이터라는 호칭을 받으려면 상당히 많은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 천재 크리에이터는 그 사람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얼마나 전향적으로 생각하는지, 얼마나 영향력을 가지는지를 드러내는 단순한 징표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다. /103

무엇을 보고 창의적이라는 라벨을 붙이는가?

요소 1 : 소재 / 영역

요소 2 : 문지기

요소 3 : 개인

자원이 있고 문지기가 관심을 가질 때 작품을 생산하고 창작해야 하는 것이다. 판매 기술을 연마하고 자신의 창의적 영역을 뒷받침할 환경을 꾸미는 책략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돈이 되는 크리에이티브의 법칙

제1 법칙 : 소비 - 영감의 순간을 창조하는 씨 뿌리기

제2 법칙 : 모방 - 각 분야의 성공 공식 터득하기

제3 법칙 : 프로젝트를 수행할 협력자 구하기

제4 법칙 : 친숙성과 색다름의 이상적인 배합 만들기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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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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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보지 않았을까? 남들과는 다른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어릴 적 본 일본 만화에서 처음 알게 된 사이코메트리라는 초능력과 그 능력을 가진 주인공 '에지' 그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사용해 수사에 도움을 준다. 그 당시에는 그 능력이 신기하기도 하고, 초능력이라는 게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얼마나 무서울까? 하는 생각을 동시에 했던 것 같다. 슈퍼 히어로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만 그들의 삶은 언제나 사건, 사고의 연속이고 항상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또, 주변인들은 언제 악당의 표적이 될지 모르는 불안함을 가진다. 사람들은 초능력자들을 두려워하면서도 열광하기도 하고, 무조건적인 희생과 정의감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현실과 비현실, 합리와 불합리는 아주 잘 어우러진 형태로 공존한다. 영원히 교차할 일이 없는 철길과도 같다. 우리는 그 양쪽에 바퀴를 얹고 달리고 있다. (...) 합리의 레일 쪽으로 너무 기울어지면 냉혈한이 되고, 불합리의 레일로 기울어지면 광신도가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어느 지점에선가 탈선하게 되어 있다. / 89

 

"나도 내가 원해서 이렇게 태어난 건 아니에요." /126

 

미미여사라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 작가는 꽤 유명한 소설들로 인해 일본에서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믿고 보는 작가 대열에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는 작가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모방범, 화차 등 꽤 많은 작품들의 이름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미미여사의 책을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용은 잠들다>는 1992년 미미여사에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새 옷을 입고 재 출판된 책이자, 나에겐 SF, 판타지, 시대극 가리지 않고 흡입력 있는 필력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인 걸 몸소 체험한 책이기도 하다. 왜 이제서야 미미여사의 책을 읽어보았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도톰한 586페이지나 되는 이 책은 일정한 속도로 멈추지 않고 술술 넘어갔다. 그리고 보기 좋게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인간의 의식 사이를 떠도는 두 소년, 남다른 능력은 재앙인가? 축복인가?
폭풍우 치던 밤에 일어난 한 아이의 실종사건으로 모든 일이 시작된다. 패기 넘기는 젊은 기자 고사카는 이 일을 계기로 두 소년과 만나게 되고, 알 수 없는 협박과 주변에서 읽어나는 미스터리한 일 들, 수많은 사람들과 그에 얽힌 의식과 무의식,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데?!
초능력자가 등장하며 그 능력으로 멋지게 사람들을 구하는 히어로를 등장시키는 영웅담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이나무라 신지', '오다 나오야' 두 사람 또한 나와 같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질 때 느끼는 두려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두고 갈등하기도 하고 그저 남들보다 조금 뛰어난 무언가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당신은 그 애를? 아니, 그 애들이군요, 두 명이니까. 그들을 믿습니까?" (...)
"솔직히 아직 모르겠습니다."(...)
"믿고 싶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그런 마음으로 판단을 망설이면 거기서 빈틈이 생기기 때문이죠. 유보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머뭇거리면 안 됩니다."
"빈틈이 생긴다?"
"그렇습니다. 남을 속이는 인간들이 그 틈새에 손을 집어넣고 상대를 조롱하니까요. 마치 손가락 인형을 움직이듯이." (...)
믿어주고 싶다, 호의적으로 ······. 어떤 의미에서는 위에서 아래를 너그럽게 내려다보는 듯한 그런 생각 때문에 빈틈이 생기는 겁니다." (...)

"믿어주고 싶다. 이런 식으로 피해서는 안 됩니다. 그건 그들에게 진짜로 속았을 경우, 그걸 핑계로 자기 체면을 지키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어쩌면 우리는 정말 자기 자신 안에 용을 한 마리 키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요. 상상도 할 수 없는 능력을 갖춘, 신비한 모습의 용을 말이죠. 그 용은 잠들어 있거나, 깨어 있거나, 함부로 움직이고 있거나 병들어 있거나 하죠. / 469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자 했던 '고사카 쇼코'의 방관자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사건 사고들. 그 시작은 신지일지도 모르지만, 끊임없이 의심하고, 묻고, 믿고 싶어 하며 신지아 나오야를 자신의 삶 속에 서서히 품어준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나 또한 믿음과 의심을 마구 널뛰기하면서 읽어내려갔다. 속지 않겠다는 의지와 믿고 싶어지는 마음 사이에서, 단순히 추리소설, 판타지,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작가가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은 꽤나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사회적 모순, 인간의 욕망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 타인의 목숨이나 삶 따위는 무참히 망가뜨려도 된다는 지독한 이기심,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믿을 수 없지만 믿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일어난다. 그게 초능력이든, 타인을 향한 선과 악이든
히어로물을 보고 나면 꼭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이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곤 했다. 그 재미있던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에게 물음을 던졌다. 스릴 넘치고, 색다른 일상의 연속이지만 평범한 일상의 파괴를 나는 견딜 수 있을까? 아니면, 그 능력을 숨기고 평범한 일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게 정답일까? 두려움과 동경의 대상이 되어 정의를 행할 것인가? 마음속으로 내린 답은 명확하지만, 상황과 때에 따라 그 답은 달라질 수도?

 

우리는 각자 몸 안에 용을 한 마리씩 키우고 있다. 어마어마한 힘을 숨긴, 불가사의한 모습의 잠자는 용을. 그리고 한 번 그 용이 깨어나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다. 부디, 부디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무서운 재앙이 내리는 일이 없기를 ······.

내 안에 있는 용이 부디 나를 지켜주기를······.

오로지 그것만을. /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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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의 일본어 손글씨
김연진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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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에 관한 관심은 대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대학교 첫 해외여행, 그곳에서 만난 가이드님은 무려 영어,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 4개 국어를 하셨고, 나는 그 모습이 너무나 멋있어 보였다. 그 길로 바로 일본어 학원을 등록을 했고, 지금까지 일본어에 대한 로망은 가득하다. 하지만, 꾸준히 했으면 좋았을 건데, 이런저런 핑계로 학원도, 무수히 많이 사다 놓은 교재들도 쌓아만 가는 지경이 되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못하는 일본어! 욕심부리지 않고, 딱! 일본 자유여행을 꿈꾸는 여행자로 딱 그 정도만 일본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일드나 일본 원서 책을 읽는 건 정말 그다음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시작하는 일본어 공부는 조금 색다르게 시작해 보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손글씨로 접근하는 일본어 공부! 지켜만 보긴 하지만 스즈님의 블로그는 일본어 공부를 놓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였다. 아가 자기 귀여운 글씨체로 본인만의 일본어 학습법을 소개하며, 볼 때면 공부 스위치를 항상 ON으로 바꿔주시는 스즈님이었는데, 이번엔 그토록 부러웠던 일본어 글씨체에 관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손글씨를 쓰려고 하면 제일 먼저 신경이 쓰이는 좋은 필기도구 선택하는 방법도 일본어 손글씨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시작부터, 히라가나, 가타카나 쓰기부터 시작한다. 그다음엔 짧은 단어, 그리고 일본어 공부의 복병 한자까지! 차근차근 따라 쓰다 보면 언젠간 나도 나만의 글씨체를 완성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꼭 똑같이 쓸 필요는 없다. 다만 어떻게 쓰면 되는지 그 노하우를 습득하면 되는 것이다. 어느 정도 일본어 쓰기가 익숙해졌다면 이제 짧은 문장과 명대사, 노래 가사까지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손글씨 연습이 된다. 그리고, 이 문장들은 따로 다이어리에 적어놔도 좋을 만큼 마음에 드는 문장들도 있었다. 한편에 적혀있는 일본어가 해석 없이 그대로 읽히는 날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막힘없이 쓰고 싶은 말을 적어 내려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행복한 상상에도 빠져봤다.

책에는 따로 연습장도 마련돼 있고, 따라서 만들 수 있는 메시지 카드도 들어 있고, 정말 귀여운 스즈님표 스티커까지 눈이 반짝이는 아이템인데, 아까워서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귀엽다. 진짜 작은 것 하나 세심하게 그려 넣고, 편집하고 정성을 가득 쏟은 게 고스란히 느껴지는 아기자기한 책이 그 자체이다.  누구나 쉽게 따라 쓸 수 있을 정도로 자주 쓰는 단어와 문장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연습만 한다면 100% 활용하기 좋을 것 같다. 단, 일본어 공부를 생각하시는 분보다는 귀엽고 예쁜 일본어 손글씨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에겐 일본어 금손 시즈님의 이 책이 딱일 것이다. 

이런 분 들에게 딱! 시즈의 일본어 손글씨

1. 아가 자기 한 나만의 일본어 손글씨를 가지고 싶으신 분

2. 일본어가 어떤 건지, 일본어 공부에 관심이 이제 막 생기신 분

3. 아가 자기 일본어 손글씨로 감성 가득 다이어리를 꾸며보고 싶으신 분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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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손님
히라이데 다카시 지음, 양윤옥 옮김 / 박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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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다르지 않았던 오늘이 특별함을 부여받는 건 대부분 거창한 이유보다는 아주 사소한 일에서 시작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기분 좋은 사소함의 시작은 서서히 스며들 수도 있고 운명처럼 다가올 수도 있다. 그리고 특별함을 부여하는 건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 그 시작이며 스치듯 지나갔던 사소함을 운명이라 정의하는 것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 무언가를 놓쳤을 때, 물 흐르듯 보내주는 것도 상실감에 눈물짓는 것도 모두 나의 생각과 선택에서 비롯된다.

겨울로 접어들었다. 서서히 치비는 살짝 열어둔 창문 틈새로, 마치 작은 물길이 거듭거듭 완만한 비탈을 적시고 뻗어나가듯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그때 일종의 운명이라고 할 것까지 그 물길에 함께 따라와 있었다. / 23

운명에 대해 고찰한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운명이란 인생의 반 이상을 지배하는 것이며 그 나머지는 거기에 대항하려는 인간의 역량(비르투)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운명이라는 것을 변덕스럽고 제멋대로인 여신, 혹은 언제 범람할지 모르는 강과도 같다고 상상했다. / 28

시인이자 소설가인 히라이데 다카시 작가는 '시 안에서 새로운 산문을 만들어 내는 시인'이라는 평을 받았는데, 그의 책을 읽어보니 그 말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그리고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중국어 등 20여 개 언어로 번역된 <고양이 손님>은 <어린 왕자>, <동물농장>, <갈매기의 꿈>, <연어>와 함께 '최고의 현대 우화 5편'에 선정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번역 출판될 당시에는 <하늘에서 온 고양이>라는 제목이 붙었다고 한다. 그 제목도 치비에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나 고양이 손님이 더 잘 어울리는 치비 같다.

그런데, 총 29장의 챕터로 나눠지는 고양이 손님은 소설이나 우화보다는 에세이 느낌이 더 잘 어울렸다. 하루하루 일상을 세밀하게 기록한 읽기를 읽는 기분도 들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주변을 섬세하게 묘한 부분이나, 두 부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지인들의 이야기들 소소하게 벌어지는 일상의 조각들을 잘 정리해놓은 기록처럼 보였다. 그리고 시인이 쓰는 글은 이렇게나 따뜻하고, 아름다운 문장들로 가득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게 했다. 어느 하나 허투루 쓰인 문장이 없는 것처럼 섬세하고 감각적이다. 읽는 내내 천천히 꼭꼭 씹어 치비와의 일을 마음에 담았다.

고결한 인간은 타인을 밀쳐내면서까지 치고 올라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게다가 당시 시대라는 격류는 앞으로 점점 더 고결한 자부터 먼저 쳐내는 방식으로 그 흐름이 빨라질 것 같다고 전망되었다. / 41

​복도에서 의사에게 앞으로 보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 서서히 살해되어간다는 것을 잊지 마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무엇에,라는 것까지 명확히 눈에 보이는 것만 같았다. / 42

30대란 그야말로 무참한 나이라고, 이제야 그런 생각이 든다. 재난을 면하느냐 마느냐는 경계가 된 파도를 미처 깨닫지도 못한 채 마구 뛰어놀았던 시간이라고, 이제야 그런 생각이 든다. / 43

부부의 일상에 무심한 듯 침범해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고, 흔적들을 남기지만 우는 일도, 부부의 손길을 허락하지도 않는다. 확실히 주인과 주인 아닌 부부에게 선을 긋는 치비. 하지만 그런 치비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전용 문, 전용 방까지 만들어주며 마음껏 놀다가 갈 수 있게 해준다. 어느새 부부에게 치비를 잠깐 왔다 가는 손님에서 친구로 가족으로 점차 스며들고 있었다. 치비는 그렇게 양쪽 집을 마음껏 넘나들며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다 예기치 않게 찾아온 이별의 슬픔은 그들이 얼마나 치비를 마음으로 아꼈는지 보여준다. 다른 어떤 부분보다 귀여운 고양이가 저절로 연상되는 치비의 등장 신들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나에게도 귀여운 고양이 손님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치비와의 이별, 정든 집과의 이별, 주인집 할머니와 할아버지와의 이별, 무수히 많은 크고 작은 이별을 통해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이 들었다.

저 느티나무 아래 하나의 시간이 존재한다. 저 느티나무 그늘에서 자라는 작은 소나무 밑동에 소중한 구슬 같은 것이 잠들어 있다. 창문에서 그런 먼 풍경이 보인다면 느린 망각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어떻게든 넘어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 / 120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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