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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심리학 : 영조·사도세자·정조 편 - 심리학자의 눈으로 본 조선왕조 심리 실록
한민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6년 8월
평점 :
[탁지북 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았습니다.
<왕의 심리학 : 영조·사도세자·정조 편>
글쓴이 : 한민
펴낸곳 : 시크릿하우스
문화심리학자인 저자에 의해 쓰인 책 "왕의 심리학"은
조선 후기의 명군들로 잘 알려진 숙종-영조-정조에 관한 이야기로
역사적인 사실과 더불어 심리학적 요소로 왕들의 일생을 풀어나간다.
"숙종-경종-영조-[사도세자]-정조"로 이어진 가계도는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수많은 상처투성이로 덮인, 녹록지 않은 왕가였다.
우리가 흔히 인식하는 그 "왕들"의 이미지는 주로 대중매체로부터 얻어온 것인데,
사실- 어떤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맞닥뜨렸을 때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 겉모습일 뿐
실제로 사건의 이면에 어떠한 심리학적 요소가 작용하는지는 알 여유는 없다.
이 책에선 숙종으로부터 정조까지 이어지는 계보에서
왕과 그 일가에 속한 사람들의 성장 배경과 그 속에 얽혀있는
심리학적 요소들이 그들의 일생과 그 후손에게까지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세밀하고도 재미있게 풀어냈다.
특히 저자가 심리학자인 만큼 성격 이론을 쉽게 접근하도록 다루었다.
책에서 거론하는 이 위대한 왕가의 개개인에게 나타난 심리학적 불안 증상은
그들의 성격과 관계뿐만 아니라 일생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결국 가정의 환경과 교육으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왕이라는 신분과 그 뒤를 계승해야 하는 자들에게 주어진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터, 제대로 된 교육을 한다고 해도 철저한 유교사상으로
이루어진 폐쇄되고, 억제되고, 침체된 그 궁이란 공간에서
과연 그들은 무엇을, 어떻게 선택할 수 있었을까.
반사회적 성격의 숙종, 우울증으로 얼룩진 경종,
나라는 잘 이끌었지만 편집증적인 성격으로 아들인 사도세자까지
파탄으로 몰고 간 영조, 불안함을 안고 자라 후에는 완벽주의자가 되었지만
그 결함을 이겨내고 인간답게 살다 간 정조까지.
대외적으로는 성군/명군이라 불렸지만, 정작 가족도 잘 지키지 못하고,
자녀 양육도 잘되지 않았고, 더 나아가 스스로도 자유롭지 못했던 그들.
그러나 왕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결단도 서슴없이 내려야 했기에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오늘날에는 문제의 해결 루트가 많지만,
그런 것이 없었던 260여 년 전의 조선에는 좋은 교육이란 무엇이고
바른 성격을 형성하기 위한 참다운 교육 환경은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알 방법을 극히 드물었을 것이다.
옛사람들의 결함은 그 시대의 역사로 남기되 본받지는 말고,
현대의 우리는 관계 안에서 잘 소통하고 서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야가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