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100배 식당 장사의 비밀 - 그 식당 메뉴, 팔면 얼마 남을까?
이미나 지음 / 라온북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류에 편승해 잠시 반짝이는 내용이 아니라 식당을 하게 되면 두고두고 마음에 박아놔야 하는 기본을 꼼꼼하게 체크해주는 책. 항상 그렇듯 기본이 부실해 무너지는데 이 책을 읽고나면 기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된다. 저자의 경험이 녹아있는 구성도 내용도 탄탄한 찐 실용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사적인 은하수 - 우리은하의 비공식 자서전
모이야 맥티어 지음, 김소정 옮김 / 까치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주에 대한 읽을거리를 물색하던 중 만난 책이 <아주 사적인 은하수>다. 대부분의 우주에 관한 교양 과학서들의 중심 내용은 비슷비슷하지만 저자의 역량에 따라 깊이와 넓이의 차이를 보인다. 천문학과 신화학을 전공했다는 저자의 이력에 끌려 이 책에 관심을 보이게 되었고 출판사에 대한 신뢰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 같다. 한 가지 더 보태자면 이제껏 읽은 과학 교양서들이 생각보다 연식이 된 저작들이라 최근 발행된 따끈따끈한 책을 읽고 싶다는 개인적 바람도 한몫했다. 그것도 취미 활동 카페에서 난생처음 해보는 리뷰 이벤트로!

하지만 내용을 떠나 읽어내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당신들 지구인 과학자들'이라든가 '사람 천문학자' 혹은 '당신들 사람이 만든'같은 표현이 계속 등장해서 초반에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우리 은하 '밀키웨이'가 1인칭 주인공이 되는 설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장이 길어지는 점이 거슬렸다. 아마도 리뷰 이벤트로 리뷰 쓸 일이 없었더라면 끝까지 읽었을지 자신할 수 없다. 하지만 꾸역꾸역 참고 읽어가니 중반부터는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던 특징이 확연히 보인다. 다른 책에서 냉랭한 설명문으로 읽을 때는 이해가 잘 안 가던 내용들이 스토리의 힘을 통해 수월하게 이해가 된다. 은하가 항성들을 만들어내고 왜소 은하를 병합하며 또 다른 은하와 충돌하는 내용들을 읽노라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림이 그려지는 것처럼 이해가 되는데 상상이나 허구가 아니라 과학적 데이터를 토대로 설명하고 있기에 내 머릿속의 상상을 불신하지 않아도 된다. <아주 사적인 은하수>는 한 마디로 수준 높은 과학적 지식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면서도 알기 쉽게 전하는 탁월한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이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생각해낸 이유는 사실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용어는 방에 있는 모든 에너지와 생명을 빨아들이는 무엇인가를 나타내는 사람의 언어에서 유래한 듯한데, 물론 맞는 말이지만, 왠지 모르게 사람들이 블랙홀을 주변에 있는 모든 물질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인다는 그릇된 오해를 심어주고 있다. 블랙홀은 절대로 그런 존재가 아니다! 블랙홀은 절대로 그런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 정말이다. 블랙홀은 그저 그 주위를 천천히 지나가던 물질이 굴러떨어지는 구덩이일 뿐이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블랙홀은 '진공청소기'가 아니라 '구덩이'일뿐이다. 문과 출신 과알못으로 왜 블랙홀 주변엔 여전히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지 않고 여전히 존재할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각자 자기의 궤도를 돌다가 시간이 되면 그저 천천히 구덩이로 떨어지는 것뿐이라는 저자의 설명으로 평소에 품었던 의문 하나가 풀렸다. 게다가 저자의 문학적 표현도 꽤 괜찮은 편이어서 은하 간의 관계나 은하와 항성과의 관계 등을 설명하는 등 곳곳에서 적절한 비유를 사용해 읽는 이의 이해도를 높여준다.

그러나 그 모든 것 아래에는, 나의 존재 깊숙한 중심부에서부터 넓게 퍼져 있는 나의 몸은 내가 살기 위해 결국 나의 항성을 죽게 내버려 둔다는 죄의식에서 기인한 자기혐오로 가득하다. 나의 몸은 모두 바닥이 없는 절망의 구렁텅이다. 내 몸은 문자 그대로의 블랙홀과 비유적인 블랙홀이 한데 겹쳐져 있어, 절망이 빠져나갈 탈출구가 전혀 없다.

이 책은 단지 은하가 주인공이라는 설정으로 시선과 관점만 바뀐 책이 아니다. 은하와 항성 혹은 은하와 은하와의 관계나 은하와 블랙홀과의 관계를 의인화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은 생각보다 많았다. 읽다 보면 여러 가지 과학적 지식이 첨가되는데 이 분야를 관심 있게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면 조금 버거울 정도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어렵게 쓰지 않았다고 가볍고 만만한 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일단 책의 초반을 무사히 통과하면 우리 은하 밀키웨이에 공감되고 이입되어 안드로메다은하와의 로맨스를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50억 년 이후에 우리 은하와 충돌할 안드로메다와의 가상 시뮬레이션이 아주 친절하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또한 천문학과 신화학이 만나는 지점이 과학은 아니지만 간간이 양념처럼 버무려진 신화와의 콜라보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끔은 저자의 위트 넘치는 표현이 대상의 특징을 너무나도 잘 설명해서 머리에 쏙 들어올 때도 많다.

안드로메다와 나 같은 나선은하는 대부분이 원 궤도로 공전하는 항성과 가스 때문에 질서정연하게 움직이지만, 타원은하는 무작위 운동의 지원을 받는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로 결정하고 살림을 합치면 그전처럼 철저하게 질서정연한 삶을 살기는 어려워지는 것처럼 말이다.

우주의 시작과 끝을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은 인간의 호기심과 탐구 여정은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왔고 최근에 이르러서야 하늘이 신화의 영역에서 과학의 영역으로 넘어왔지만 아직도 '왜'는커녕 '어떻게'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곳이 우주다. '우리 은하의 비공식 자서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아주 사적인 은하수>는 적어도 우리 은하 밀키웨이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히 알 수 있는 세심한 안내서다. 결론적으로 저자 모이야 맥티어의 참신한 시도는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지기에게 가장 물어보고 싶은 질문 33 - 천체관측에 대한 모든 것
조강욱 지음 / 들메나무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마추어 천체관측을 꿈꾸는 입문자들에게 피와 살이되는 필독서. 일단 읽고 시작하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지기에게 가장 물어보고 싶은 질문 33 - 천체관측에 대한 모든 것
조강욱 지음 / 들메나무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둠 속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을 바라보면 누구나 형언하기 힘든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압도당하는 경험을 가지게 되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날이 밝으면 다시 태양빛 아래의 현실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밤하늘이 주는 여운을 깊이 간직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되면 일이 복잡해지는데 이를 실천으로 옮기려고 결단하는 순간 내 앞에 첩첩산중이 펼쳐지는 걸 경험할 수 있다. 조그만 망원경을 하나 들여서 하늘을 보면 되겠지 하는 심플한 생각으로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생기는 당혹감들(이런 당혹감들조차도 약간의 공부와 고민을 거친 이후에 생긴다)을 깔끔하게 정리한 책이 '별지기에게 가장 물어보고 싶은 질문 33'이라 생각한다. 천체 관측이 진입 장벽이 높은 취미라고 하지만 이 장벽은 우선적으로 진입에 대한 적당한 안내서나 자료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흔히들 하는 말처럼 전문가들의 난센스는 일반인이 도무지 어디까지 모르는지를 전혀 모른다는 것인데 이에 반해 저자는 이 분야의 초고수 전문가로서 별을 보고 싶은 마음만 가득한 초보 입문자의 상태를 거의 정확하게 파악해 책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이런 길잡이 안내서 한 권 만으로도 초보 입문자의 막막함과 당혹감은 대부분 해소될 것이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나면 당혹감은 사라지지만 현실적 난관이 해결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난관의 의미가 무엇인지 명료하게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자타가 공인하는 아마추어 천체관측의 고수인 저자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실전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찐 실용서인 이 책은 천체관측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요와 함께 관측을 하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상식과 매너들을 소개하고 있다. 심지어 저자가 관측 시에 입고 다니는 방한복까지 소개되어 있으니 이보다 더 친절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쉽게 쓰여 가독성이 좋으면서 혹여라도 빠뜨린 게 있을까 걱정되어 구석구석 수록한 깨알 같은 팁들은 실전에서 유용하게 쓰일 내용들이며 정성스럽게 수록한 많은 사진 자료들은 천체와 관측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특히 안시 관측에 있어 독보적인 스케치 대가인 저자가 직접 그린 많은 스케치 작품들은 밤하늘의 대상들이 우리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를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훌륭한 참고 자료다. 1번 '천문학과 천체관측이 다른 건가요?'에서 시작한 질문은 '별지기는 왜 별을 보나요'로 33번의 질문을 끝내고 있다. 누구나 가질듯한 기본적인 의문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은 별을 왜 보는가라는 존재론적 질문까지 아우르는 이 책을 통해 저자의 별에 대한 애정과 별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독자는 읽고 나면 저자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가지게 되리라 생각한다.


밤하늘을 쳐다보는 일은 매일 밤 고개만 쳐들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고 의지와 노력이 수반되는 일이다. 이 책을 읽고 한 걸음씩 준비한다면 천체관측이라는 취미에 어렵지 않게 진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저자의 이전 저서인 '별보기의 즐거움'을 이어 탐독하면 관측의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별보기는 책이나 동영상으로 배울 수 없다. 머릿속 시뮬레이션의 한계는 명확하다. 먼저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보고 천체와 친해져야 하고 관측 준비가 되었으면 자주 나가 밤하늘과 익숙해져야 한다. 자주 보고 자세히 보아야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있는 건 단지 꽃만은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 - 그림으로 사랑을 말하고, 사랑의 그림을 읽다,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선정도서
김수정 지음 / 포르체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환상, 착각, 열정, 고통, 기쁨, 환희, 슬픔, 인내, 일탈, 절망, 용서 등등을 모두 품고 있는 단어는 무엇일까. '사랑'이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김수정 작가의 첫 책부터 읽어온 터라 그녀가 사랑이라는 주제로 책을 내어놓았을 때 드는 생각은 걱정이었다. 사랑이라는 주제로 책을 쓰는 일은 대부분 필패로 끝난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랑에 관한 책들은 '어떤' 사랑, 즉 사랑의 개별성에 관한 책이다. 사랑 일반에 대한 책은 그 통속성과 진부함으로 실패하기 쉽다. 예외는 있다. 사랑의 구조를 말하는 철학자 김영민(동무론을 쓴 김영민이다)의 책과 사랑의 실체에 대해 집요하게 해부한 이승우의 책은 제외다. 하지만 오지랖 넓은 걱정은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렸다. 저자에게는 그림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탁월한 안목으로 고른 멋진 그림에 기대어 풀어낸 사랑의 모습은 우아하고 고혹적이다. 사연을 품은 그림마다 사랑의 색채가 진하게 스며있다. 저자는 이 사랑의 빛깔을 조심스레 길어올려 또박또박 활자로 표현한다. 이 순간 저자의 개인적 취향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사랑의 색채들이 수렴하는 지점은 오직 한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참을 수 없이 가벼워진 사랑(혹은 연애)이 만연한 시대에 아마도 저자가 원하고 바라는 사랑의 모습은 '내 모든 것의 무게'와 등가이거나 그 이상인 사랑이 아닐까 싶다. 모든 것을 다한 온전한 사랑. 아마도 모든 인간은 사랑을 바라고 소망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주는 생명력에 도취되고 중독되므로.

챕터마다 수록된 그림에는 연인 혹은 사랑에 빠진 여인의 초상이 주로 등장한다. 환희에 찬 사랑, 안타까운 사랑, 비밀 같은 사랑들이 화폭 위에서 말을 건넨다. 단호함, 설레임, 그리움, 다정함, 충만함, 격정 등 사랑의 다양한 얼굴이 그림 속에서 드러나며 사랑에 빠진 주인공들의 표정과 몸짓은 살아있다. 이렇듯 감정을 그려낸 화가도 대단하고 그림의 표정을 읽어내 우리에게 들려주는 저자의 감성과 내공도 대단하다. 개인적으로는 고흐의 <슬픔>이라는 소묘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처음 접하는 작품이기도 했고 '사랑'과는 거리가 먼 그림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 그림을 그리는 고흐의 마음과 시선은 모델의 슬픔에 기꺼이 공감하고 이입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그림이다. 그에게 창녀와의 사랑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이 사랑으로 주위와 불화를 겪었던 고흐의 오갈 데 없는 순수함이 속절없이 드러난 것 같다. 저자 김수정은 이 그림을 풀어내는 도입부에 "세상에는 서로의 비참을 통해 사랑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라고 말한다. 사랑은 이렇듯 아픈 지점에서도 발화된다. 사랑은 결국 상대에게서 자기를 발견하는 것이기에.

사랑이 어렵고 힘든 이유는 그것이 내 의지를 벗어난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능동태가 아니다. 그냥 속절없이 당하는 일. 무력하게 무너지는 것. 다른 방도가 없는 수동태의 일이기에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수고해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모든 문학과 예술들이 한결같이 겨누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승우는 사랑의 전능함과 그 전능함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인간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사랑에게 그저 당하는 것이다. 게다가 사랑이란 사람과 사람이 만난 일이기에 어렵다. 상대의 심중을 정확히 알 수 없기에 연인들은 각자의 사랑을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철학자 김영민의 표현대로 사랑은 물매라는 기울기를 가졌기에 연인들은 그 기울기 안에서 시소를 타듯 흔들린다. 그 물매의 속성이 사랑을 다양하게 변주한다. 이런 사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에서 만날 수 있다. 그림에서 만나는 사랑은 각별하다. 한 자 한 자 단정하게 꾹꾹 눌러 쓴 저자의 글솜씨 덕에 우리는 직관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감정들의 정체를 좀 더 명료하게 알 수 있다. 사랑스런 책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를 통해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모름지기 이 정도는 되어야 사랑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