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대한 읽을거리를 물색하던 중 만난 책이 <아주 사적인 은하수>다. 대부분의 우주에 관한 교양 과학서들의 중심 내용은 비슷비슷하지만 저자의 역량에 따라 깊이와 넓이의 차이를 보인다. 천문학과 신화학을 전공했다는 저자의 이력에 끌려 이 책에 관심을 보이게 되었고 출판사에 대한 신뢰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 같다. 한 가지 더 보태자면 이제껏 읽은 과학 교양서들이 생각보다 연식이 된 저작들이라 최근 발행된 따끈따끈한 책을 읽고 싶다는 개인적 바람도 한몫했다. 그것도 취미 활동 카페에서 난생처음 해보는 리뷰 이벤트로!
하지만 내용을 떠나 읽어내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당신들 지구인 과학자들'이라든가 '사람 천문학자' 혹은 '당신들 사람이 만든'같은 표현이 계속 등장해서 초반에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우리 은하 '밀키웨이'가 1인칭 주인공이 되는 설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장이 길어지는 점이 거슬렸다. 아마도 리뷰 이벤트로 리뷰 쓸 일이 없었더라면 끝까지 읽었을지 자신할 수 없다. 하지만 꾸역꾸역 참고 읽어가니 중반부터는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던 특징이 확연히 보인다. 다른 책에서 냉랭한 설명문으로 읽을 때는 이해가 잘 안 가던 내용들이 스토리의 힘을 통해 수월하게 이해가 된다. 은하가 항성들을 만들어내고 왜소 은하를 병합하며 또 다른 은하와 충돌하는 내용들을 읽노라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림이 그려지는 것처럼 이해가 되는데 상상이나 허구가 아니라 과학적 데이터를 토대로 설명하고 있기에 내 머릿속의 상상을 불신하지 않아도 된다. <아주 사적인 은하수>는 한 마디로 수준 높은 과학적 지식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면서도 알기 쉽게 전하는 탁월한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