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이지수 옮김 / 디플롯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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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첫느낌보다는 중간부터 느낌이 딱 왔어요.

처음엔 '뭐지? 뭐지?'하다가 읽다보니 스며들더라구요.

읽을수록 재미난 < 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이에요. ^^

알면 안 되는 것이 이 세계에는 아주 많다.

┌ 오늘, 내가 왔다.

문을 열자 나보다 훨씬 젊고 머리가 긴 내가 있었다.

"같은 나인데도 조금씩 다르네요."

"그야 그렇지, 유전자가 같아도 환경이나 수많은 우연에 따라 우리는 조금씩 다른 우리가 되니까."┘

┌ 나는 앞으로도 계속 태어나겠지만, 나는 머지않아 죽는다. ┘



​

"넌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있어?"

"미워한다는 게 대체 뭐야?"

어떨까요?

'사랑'과 '미움'이라는 감정은 미래에는 없어질까요?

​

​

"넌 왜 그리 많은 게 궁금하니?"

"인간은 다들 그렇지 않아?"

​

"인간은 참 만만치 않아."

"인간이 자기랑 다른 존재를 찾아내는 능력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것 같지 않아?"

"응, 정말 그래. 그나저나 인간은 어째서 자신과 다른 존재를 용납하지 못하는 걸까?"

​

우리를 두고 하는 말 같은데, 왠지 책 속에 나오는 인간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현존 인류로는 희망이 없어. "

"그래서 다른 인류를 만들 거야."

"인공적으로?"

"진화시키는 거야."

진화시키는 인류에겐 희망이 있을까요?

이 부분이 책의 1/3정도 되는 부분에서 나오거든요.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책을 끝까지 읽으면 인류, 희망이라는 것들에게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네요.



​

"정말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

참 무서운 말이에요.

초록빛 정원에서의 초록빛이 표지 색과 잘 어울린다고 했는데, 호수에서 이야기가 전 흑백 속지랑 찰떡이더라구요.

​

┌ 나의 일은 이 스스템 밖에 있는 새로운 인류 집단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걸 위해 나는 온 세계를 여행하며 떠돌고 있다.

"당신은 겁나지 않나요?"

"겁이 나다니, 무엇에 대해서요?"

"어쩌면 미지의 집단 속 사람들은 시스템 속 사람과는 상당히 다른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과 다른 존재를, 당신은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전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



┌ 내게는 관찰자 자격이 없었다. 관찰자는 중대한 결단 같은 건 내려서는 안 된다. 그저 관찰하고, 지극히 미세한 조정만 수행한다. 그것이 관찰자의 사명이자 운명이다.

나는 독이 든 용기 뚜껑에 손가락을 댔다. 조용히 뚜껑을 열고, 독을 호수에 풀었다. ┘

자신과 다른 존재를, 받아들일 수 없는게 인간일까요?

정말 무서운 것은 사람 맞아요.



​

"솔직히 말해 이 세계가 이런 식으로 돌아가도록 원래의 시스템을 만든 최초의 나와 최초의 이안은, 관찰자에게도 인간에게도 거의 희망을 품지 않았어."

"지금은?"

"뭐, 지금도 마찬가지야."

​

"당신들은 귀중하니까요."

"우리가 그렇게 귀중해?"

"그래요. 당신들은 인류의 희망이었어요."

"희망이었다고?"

​

┌ 인간은 그렇지 않았다. 나를 그렇게나 배척하고 두렵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나는 인간들의 다양함과 그들이 품고 있는 혼돈에 결코 질리지 않았다. ┘

너는 정말 인간다운 인간이야. 넌 뭔가를 만들어내거든, 그리고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파괴하지.



​

운명일까요?

┌ 당신들이 두려워했던 것은, 한마다로 말해 인공지능의 능력이 인간을 까마득히 뛰어넘어 그 결과 인공지능이 인간사회를 지배할 가능성이었습니다. ┘

​

<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처음에는 너무 터무니 없는 미래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을 땐 머지 않은 미래의 모습인것 같아 쓸쓸하더라구요.

쓸쓸하다. 당신들은 이 표현을 종종 사용합니다만 나는 '쓸쓸하다'라는 감정을 실감할 수 없습니다. 단, 당신들이 말하는 '쓸쓸하다'와 유사한 감정의 움직임을 닮은 반응은 나의 내부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당신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어째서인지 나의 내부에서는 늘 '쓸쓸하다'와 비슷한 반응이 일어납니다.

"당신들은 본인에게 유리하도록, 만사를 본인의 지향점 쪽으로 끌어당겨서 분석합니다. 겨 결과 판단에 편견이 생겨 묘한 방향으로 꺽이게 되지요. 그게 어쩌면 당신들이 말하는 '개성'일 수도 있겠군요."

"얄궂기도 하지요. 당신들이 변하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반드시 당신들 내부에서 그 변화를 막으려는 교정의 힘이 작용합니다. 그리고 결국 당신들은 스스로를 파괴해버리지요."

"당신들은 철저하게 당신들과 비슷한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질적인 것은 배척하거나 무시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봉인하지요."



"인간은 명종했지. 인간은 같은 짓을 반복했어.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고, 싸우고, 거기서 새로운 길을 나아가면 좋았을 것을, 몇 번을 반복해도 마찬가지였단다."

"인간들은 마지막까지 서로 사랑하고 미워했어?"

"응. 인간들은 가만스러울 정도로 마지막까지 똑같았어."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면서 멸종했어?"

"응. 멸종하려면 아직 멀었던 시대에도, 개체의 몸이 쇠약해져 죽을 때까지 언제나 인간은 서로 사랑하고 미워했지."



​

​

​

"어쩌면....."

"어쩌면?"

"난 아직 희망을 품고 있었는지도 몰라."

"희망?"

...

"그럼 나, 한번 해볼래."

"아주 어려운 작업이야."

"시간을 들여서 해볼 거야."

​

"인간은 참 이상해."

나는 당신들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

​

​

<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책은 한없이 어렵다면 어려울 수도, 한없이 재밌다면 재밌을 수도 있는 그런 책이에요.

반복해서 나타나는 질문은 바로 이거에요.

어째서 인간은 사랑하고 미워하고 싸우는 것을 멈추지 못하는가?

왜 자신과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그리고 함께 하나의 시선이 항상 존재하네요.

모든 것을 용서하고 소중히 여기는 듯한 시선, 커다란 사랑과도 같은 눈빛이다.

'맞아. 인간은 정말로 이상해."



​

인공지능이 보기에 인간은 의아한 존재가 맞아요.

그래서 작가는 이 <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책을 통해 지금 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 같아요.

작가는 우리가 스스로룰 구원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고 있네요.

아무리 늘어나도 같은 길을 걸으면 소용이 없지. 그러니 우리가 스스로를 구원하려면 지금과는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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