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조각들
연여름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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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조각들> 책을 펼치자마자 한숨에 다 읽었어요.

책 표지그림은 무엇일까요? 빛의 조각들일까요? ^^

"다시 파일럿이 될 계획이에요? 인해서가 되려는 이유요."

vs

"소카 씨야말로 인해서가 되려는 생각이 없습니까?"



"예전에는 성간 파일럿이었다고요?"

이 저택의 사 층은 천장의 일부가 천창으로 되어있고, 낮에는 그 천창을 통과한 햇빛이 수영장으로 고스란히 떨어진다. 특히 정오 무렵에는 태양을 가루로 쪼개어 뿌린 듯 물의 표면이 빛으로 짠 그물처럼 반짝거리며 부드럽게 일렁인다. 흑백증인 나에게 그 풍경은 마치 성간 여행 도중 맞닥뜨린 성단의 찬란함과 비슷하게 보였다.



"자격 검진?"

"소카 씨는 화가잖아요. 모든 신체가 완벽한 오가닉인지 두 달에 한 번씩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사를 받아야 된대요. 몰래 인해서가 된 채로 활동을 계속하는 건 아닌지 확인하는 건데"

좀 웃기지 않아요? 소카 씨가 인해서가 되어서 그림을 그리면 그건 똑같은 그림이 아닌 건가? 기계 장치가 들어간 몸을 통하면 진짜 에술이 아니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해괴한 신념이라고요.



로레인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제가 진작 흑백증을 인정하고 적절한 대안을 찾았다면, 그래서 제대로 신호를 읽을 수 있었다면 ..."


"소카씨가 묻더라고요. 제가 아는 에술가 중에 오가닉이기를 포기한 사람이 있느냐고요."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하잖아요. 어떻게..." 하던 소카가 이렇게 질문을 하는데에 청소부 뤽의 영향이 있었던 걸까요?


소카의 변화는 청소부 뤽의 영향 뿐이진 않았어요.

소카를 위해 필요한 사람들이지만 소카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그림자가 아니었어요. 빛의 한 조각, 한 조각이었네요.

"대신 치우기 전에 뤽셀레 씨도 한 번 누워봐요. 이왕이면 새벽 한 시 반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이 탁 멎고 말았다. 암흑 속, 인공조명의 반사광이 지워진 새까만 천장 너머로 끝없는 백색 성단이 펼쳐졌다. 햇빛이 부서져 내린 눈앞의 수면과는 비교하지 못할, 아득히 먼 곳에서 산란하는 수백만 개의 별빛이 온 천장을 촘촘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소카가 그 속에서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렇게 성장한 게 소카뿐이진 않아요.

소카를 위해 필요한 사람들이 만났지만 그 한 개인 개인은 반짝이는 빛의 한 조각, 조각들이었던 거죠.

소카 뿐만 아니라 청소부 뤽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다 성장했어요.

서로가 서로를 위로한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네요. ^^

소카는 삼 년 전 스스로 내린 결정대로 인해서 수술을 받았다. 약 반년에 걸쳐 새로운 신체에 적응한 그에게 우리의 사사로운 도움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덕분에 한동안은 시간이 멋대로 멈춘듯한 기시감에 다시 사로잡혀 지내야 했으나, 결국 한 사람씩 각자의 방향을 찾아 앞으로 나아갔다.





조각이 가진 힘은 '여지'가 아닐까 생각한 작가의 말에 공감 200%되더라구요.

다른 조각과 연결되거나 기꺼이 어느 세계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여지 말이에요!!!

<빛의 조각들>의 결말도 여지가 남아있어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이들의 자유에 관한 이야기.

각자의 이유로 불완전한 나, 너, 우리.

<빛의 조각들> 소설 속에서 불완전한 나, 너, 우리를 만나 볼 수 있어요. ^^

조각이 가진 힘은 '여지'를 느껴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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