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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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도망쳤다

화려한 도시 속, 공허함에 지친 사람들 사이로 갑자기 나타난 인어를 찾는다는 수상한 왕자

그가 건네는 말은 마법 같았다.

상처는 조금씩, 덧없이 풀리고, 굳게 닫힌 마음은 다시 열린다.

"이건 동화가 아니라,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에게도 이 수상한 왕자가 나타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네요.

인어공주라. 모두가 아는 안데르센의 동화다.

한눈에 반한 왕자의 사랑을 찾아, 아름다운 목소리를 잃고 가족까지 등진 채 다리를 얻은 인어공주.

어리석은 사랑이었다. 왕자는 결국 이웃 나라의 공주를 선택했다.

어리석은 사랑만 있었을까요?!



나는 인어공주에게 공감하며 조심스레 말했다.

"인어는 당신이라 더 말하지 못했을 겁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은 당신이 좋아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러자 왕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크게 저었다.

"왜?"

"네?"

왕자는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난 그애가 그 애라서 사랑했어. 그랬는데 자기 혼자 마음대로 착각하다니 너무하잖아."



"이건 동화가 아니라 당신의 이야기입니다."라는 말에 공감이 200% 되면서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지네요.

어릴 때 읽었던 인어공주 이야기의 여러가지 모습들이 지금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속에 있더라구요.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었지만 인어공주의 눈은 틀리지 않았던 것일까요?

"난 그 애의 소중한 인생을 망쳤어."

"저기요, 왕자님,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기는 한데요. 물론 인어공주는 당신을 아주 좋아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큰 용기를 내어 전혀 모르는 세계로 오겠다고 생각한 건 아닐걸요."

"... 그 말은?"

"인어공주는 언니들로부터 지겹도록 바깥 세계 이야기를 들었을 거예요. 기대도, 희망도 상당했을 거라고요."

책을 읽다가 발견한 이 문장이 왜이렇게 위로가 되나요~!!!

"어느 쪽을 택했어도 잘못된 선택은 아닐거야."

사랑하는 왕자를 죽이지 못한 인어공주는 결국 바다에 몸을 던지고, 거품이 되어 사라진다...

대부분이 그게 이야기의 결말이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안데르센 애호가들이 모은 자료에 따르면, 원작에서는 인어공주가 거품이 된 뒤 곧바로 사라지지 않고 '공기의 요정'이 되어 300년 동안 사람들에게 바람을 보내고 꽃향기를 흩뿌리며 몯두가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도와야 비로소 영원한 영혼을 얻게 된다고 한다.

나는 앞으로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인어공주를 떠올르게 될 것이다.



꼭 불어오는 바람이 귓가에서 속삭일꺼 같아요.

"당신을 만나고 곁에 있으면서, 또 사랑하면서 사랑을 이루는 것 이상이 소중함을 얻었어요."라고 말이죠.



<인어가 도망쳤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가슴이 아픈 이야기일 뿐이었거든요.

배 위의 왕자는 무대에 오른 스타처럼 보였겠지. 바다라는 관객석에서 인어공주는 그저 남몰래 그를 바라만 봐도 최고의 행복을 맛보았을 것이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직접 육지로 나가 처음으로 시선을 맞춘 왕자는 그녀에게 얼마나 눈부신 존재였을까. 그녀는 왕자 곁에서 얼마나 여러 번 가슴이 미어졌을까. 그대로 바다에 있었으면 아름답고 화려한 추억을 품은 채, 평화롭게 살았을지 모르는데.


어떤 인어공주 이야기를 만나고 싶으신가요?

<인어가 도망쳤다> 책에서 꼭 만나보세요.

긴자라는 공간 곳곳에서 화제가 된 왕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며 다른 행동을 나서고 자신을 긍정하고 새롭게 결심하고 진실을 털어놓는 책 속 주인공들이 보여요. 동화 속 왕자를 위로하고 공명하기도 하고 때로는 반론하고 쓴소리를 늘어놓기 하면서 그 속에도 나 자신도 보이구요.

현실과 이야기가 서로 어울리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순간들이에요.

<인어가 도망쳤다> 꼭 한번 읽어보시고 그 순간을 느껴보셨음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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