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운다는 것> 그림책입니다.
그런데 어른인 제가 읽었어요.
요즘 그림책 어른들도 많이 보잖아요.
그림책이라 더 '채운다는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을 들게 하더라구요.
그림책 속 주인공 '잔'에게 우리를 투영해보면 될꺼 같아요.
"넘어지지 않게 매일 연습하면서 어엿한 찻잔이 되기를 꿈꾸고 있지 않나요?"
"어머나, 내가 텅 비었잖아!"
따뜻한 홍차도, 할머니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워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지요.
잔은 자신이 더는 자신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정말 '잔이 나라면...?'이란 생각을 해보면 이럴 때 아찔하죠.
내가 내 자신이 아닌 이런 기분...
많이 느끼잖아요.
그런데 얼마의 시간이 흘러 잔 안에 꽃잎이 사뿐히 내려앉았어요.
"예쁘다......"
나는 잔이니까 홍차를 채워야 한다는 잔의 생각이 조금씩 풀려가고 있어요.
홍차도 없고, 할머니도 보이지 않고, 나는 텅 비어있지만 잔 안에 예쁜 꽃잎이 사뿐이 내려 앉는 그 순간부터 잔의 마음이 바뀌었어요.
'나는 찻잔이지만... 꼭 차를 담지 않아도 괜찮을지 몰라.'
이런 생각하기 쉽진 않겠지만 그림책 주인공 잔이 드디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잔 속에 토끼, 새끼 오리, 개구리, 나비로 채워졌어요.
잔의 표정이 넘 행복해보여요.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채운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채운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요.
"호호호, 내 안에 달님을 띄우다니... 이런 일은 처음이야!"
차를 담는 잔도 좋치만, 그렇치 않다고해서 잔이 아닌건 아니에요.
행복에는 정해진 규칙은 없어요.
이렇게 그림책 주인공처럼 달도 담을 수 있고, 개구리랑 새끼 오리랑 토끼가 쉬어갈 수 있는 잔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네요. ^^
<채운다는 것> 그림책은 곧 여름방학이라 만날 수 있는 조카에게 선물할 책에요.
그런데 넘 재밌게 제가 읽었네요. 그래서 어른이들 모임에도 소개해볼 생각이에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