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한시 - 흔들리는 삶에 건네는 서른여덟 편의 한시 이야기
이지운 지음 / 유노라이프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비는 때를 알아 내리고,

좋은 시는 때를 알아 마음에 스민다



한시를 처음 접하는 나에게 출발이 참 좋았어요.

책의 1장에서는 한시를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해 한시를 왜 읽고 어떤 효용이 있는가, 한시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정리해두었네요.

예전에 고 이어령 선생님이 이 시를 언급한 적이 있대요. 인생의 선배로서 젊은 세대에게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 자신이 절망스러웠을 때 지니고 있던 시가 있었다며 이 시의 제3,4구를 소개했대요. "정말 길이 막혀 있고 이게 끝이라고 생각한 그 순간에 또 하나의 마을이 나타난다는 뜻이에요."



두보의 '봄밤에 내린 기쁜 비'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은 황동혁 감독은 드라마 <오징어게임> 마지막 회에서 이 시를 소환했네요. 오징어게임 다 봤는데 왜 기억이 안나는건지... 다시 보고 확인해보려구요.

만신창이가 된 최후의 2인이 마지막 결전을 치르자 그것을 지켜보던 중국인 관객이 문득 이 시구를 읊는대요.



한시 더 알아보고 싶어지더라구요.

2장부터 5장까지는 여러가지 한시를 보여주는데 제 마음에 쏙 들어오는 몇가지 한시가 있더라구요.

매화 찾아 눈길을 나서다 - 맹호연



"목표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걷는 기쁨을 즐기는 것이니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삶을 느긋하게 바라보아 자기만의 방식으로 차근차근 행복의 길로 갈 수 있는 태도를 한시를 통해 한수 배우네요.


매화를 찾아 - 석 원조



시인이 최선을 다해 매화를 찾았지만 허탕치고 돌아오듯, 인생에서 노력과 성공이 늘 비례하진 않잖아요.

이 한시에 마음이 많이 쓰였거든요. 매화를 찾아내어 멋진 깨달음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찾지 못했더라도 언젠가는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실패의 시간을 감당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마 이 때문에 마음이 많이 쓰였던 모앙이네요. 꺽이지 않는 마음~!!!


학림사 승방에 쓰다 - 이섭



한가로움이란 할 일이 없다는 뜻이 아니에요. 일이 없는 것은 무료한 것이고, 한가로움은 애써 훔쳐서라도 가질 필요가 있는 정신상의 휴식을 뜻해요. 그렇다면 이 바쁜 세상에서 어떻게 한가함을 얻을 수 있을까요?

한가함을 얻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니까 저의 한가함을 얻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마지막 6장에서는 한시를 즐기는 요령이 나와있네요.

한시를 처음 접했는데, <시절한시> 읽다보니 벌써 한시에 매력에 푹 빠졌네요.

한시칼럼도 있고, 영상물도 있고, 관련 서적부터 개별 시인의 시집도 있어요.

책 속에 소개된 한시 칼럼 메모해뒀어요. 그리고 추천도서 '한시미학산책' 대여해두었네요. ㅎㅎㅎ

"많은 사람들이 한시는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한다. 시도 낯선데 한자는 더 낯설어 선뜻 다가가게 되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16세기 영어를 몰라도 셰익스피어 작품이 좋고 독일어를 몰라도 괴테의 시가 감동적이지 않던가. 한시도 마찬가지다. 한시도 한시 작법도 잘 모르지만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의외로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한시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저처럼 도전해보세요~

<시절한시> 한시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좋네요.

단테가 천국에 이르러 "작은 불씨가 새로운 불길을 만든다"고 했거든요. 작은 시 한 편을 품어서 내 생각과 내 감정이 바뀌어 결국 내 삶의 새로운 불길이 되길 바래보아요. ^^


"작은 불씨가 새로운 불길을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