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훔친 남자
양지윤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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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훔친 남자>는 8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이에요.

첫 단편 제목이 바로 책 제목인 '나무를 훔친 남자'에요.

저의 느낌을 밝히자면 첫 단편부터 진짜 매력적이였어요. ㅎ

읽으면서 내내 생각이 많았고, 읽은 후에도 이렇게 메모를 할 만큼 생각에 생각을 하게 만들었어요.



그는 나무를 훔쳤다. 총 87그루의 나무였다.

아무도 나무를 돌봐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는 나무를 훔쳤대요.

절도일까요? 절도가 아닐까요?



그는 처음부터 나무에 관심을 가졌던건 아니에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오 대리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오대리는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안다."

나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니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런 그를 잘못했다고 해야 하나요?

결론적으로 87그루의 나무들을 훔친 오대리는 자살했어요.

그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냐구요...

회사가 바뀌었어요.

가짜 나무와 진짜 나무를 구분도 못하던 회사사람들까지도 말이죠.

이 변화는 과연 오대리의 죽음 때문일까요? 오대리는 죽음 말고는 다른 선택을 할 수는 없었을까요?



그러면서 회사와 나무와의 관계가 우리 사회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리바바 제과점 그리고 박수 치는 남자, 진실의 끄트머리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것 이야기도 딱 제 스타일이었어요.

책도 취향이 다 있잖아요. 앞으로도 양지윤 작가의 책은 꼭 챙겨 읽어보려구요.



알리바바 제과점 이야기 속에서 꼭 이야기 하고 싶은 문장을 골라봤네요.

"그녀는 진짜 천재였다."

"알리바바의 보석 세공자들은 갑작스럽게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녀가 들어온 뒤부터 하나둘 작업자들이 떠났기 때문이다. 물론 자발적인 결정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쫓겨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보통 사람들과 진짜 천재는 함께 생활할 수 없을까요?

우리 사회에서 이런 경우엔 어떻게 되나요?

우리는 과연 누구의 편에 설까요?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편가르지 않는 그런 사회를 꿈꾸는건 바보일까요?



박수 치는 남자 이야기 속에서 꼭 이야기 하고 싶은 문장을 골라봤네요.

"아내는 남편이 박수 치는 게 좋았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하자 그 이유를 찾지 못할 때도 종종 생겼다."

"이제껏 그녀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새로운 결론에 도닥하게 했다. 한마디로 그것은 병이었다."

그녀가 박수 치는 남자를 바라보던 엇갈린 시선이 묘하게 나를 비추더라구요.

박수 치는 남자를 불편하게만 보는 사람들 또 박수 치는 남자에게 감동을 받은 사람들 누가 옳고 누가 틀린걸까요?



진실의 끄트머리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것 이야기 속에서 꼭 이야기 하고 싶은 문장을 골라봤네요.

그 남자, 그리고 탐정은 진실의 끄트머리에서 잊어버리기로 했어요.

하지만 이 여자는 다르네요.

진실의 끄트머리에서 우리라면 어떻게 할까요?



양지윤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굉장히 매력있네요.

생각하게 만들어요.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요.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소설은 가공의 이야기다. 한마디로 허구다.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슬퍼할 필요도, 괴로할 필요도 없다.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도 비슷할 것이다. '진짜'가 아니라는 게 실망스러울 수는 있지만 '진짜 같은 가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제가 양지윤 작가의 책에서 발견한 매력이 아마도 "진짜 같은 가짜"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단편의 매력은 장편과 달리 상상력을 많이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거든요.

<나무를 훔친 남자> 8개의 단편 이야기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나만의 상상력을 발휘하면 훨~~~씬 더 재밌네요. 이 재미 꼭 느껴보시길 바래요. ^^






소설은 가공의 이야기다. 한마디로 허구다. ‘진짜‘가 아니라는 게 실망스러울 수는 있지만 ‘진짜 같은 가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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