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향은 어떻게 계급이 되는가> 책 제목이 눈에 쏙 들어왔어요.
'취향이랑 계급이랑 무슨 상관일까?' 이런 생각이들이 제목만 봤는데도 끝도 없이 펼쳐지더라구요.
취향이란 무엇일까?
취향은 타고나는 것일까?
사회적으로 강요받는 것일까?
나의 취향은 무엇에 영향을 받았을까?
...
이 책에 등장하는 부르디외라는 학자를 빼놓고 이 책을 이야기할 수가 없어요.
┌ 부르디외는 취향은 사회가 만들어 낸 계급적 구별 짓기라고 말한다. 소득에 따른 소비가 계층화된 구조 안에서 우리의 취향은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벼락같은 한마디였다. ┘
작가뿐만 아니라 읽는 저도 벼락같은 한마디였어요.
취향과 소득에 따른 소비가 게층화된 구조 안에서 우리의 취향은 자유로울 수 없다니요?!
책 서문에서 이렇게 말하니 책 내용이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부르디외 '구별짓기'내에 나오는 취향 조사 중에 눈길을 끄는 항목이에요. 바로 노파의 손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계층별 반응을 정리한 자료에요.
[서민 계급]
"맙소사, 어떻게 저렇게 손이 삐뚤어질 수 있나?"
"저런 노파의 손을 봐야 한다니 딱히 기분이 좋지만은 않군."
[중간 계급]
"노동에 의해 닳고 닳은 손"
"사진으로 찍은 듯한 그림이군. 실제로 그림처럼 아름답군요."
"초기 반 고흐의 그림에 나오는 손, 즉 감자를 먹는 노인의 손과 비슷하네요."
[상류 계급]
"너무 일을 많이 한 사람의 손으로 아주 힘든 노동을 한 모양이군요."
"아주 아름다운 사진입니다. 노동의 상징 자체라고 할 수 있죠. 플로베르의 늙은 하녀 생각이 나는군요. 한때는 인간적으로 보였을 사람의 모습을 노동과 가난이 그토록 비참하게 뒤틀어 버리다니 참으로 끔찍하군요."